中폭스콘 공장 노동자 집단시위…“더는 못견뎌”

김태영
2022년 11월 25일 오후 11:53 업데이트: 2022년 11월 25일 오후 11:53

중국 허난(河南) 정저우(鄭州) 폭스콘 공장 노동자 수백 명이 시위를 벌였다. 중국 공안은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마구잡이로 폭력을 사용한 사실까지 알려져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공장은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 기지로 알려져 있다.

정저우 공장 노동자들 ‘폐쇄루프’ 생활 전전…제로 코로나 정책 탓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서 시위가 발생한 원인은 중국 공산당(CCP) 엄격한제로 코로나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저우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은 지난 22일부터 이틀에 걸쳐 CCP 제로 코로나 정책 탓에 작업 조건이 열악해진 데다 사측이 임금 체납까지 하자 기숙사를 빠져나와 시위를 벌였다

직원 대부분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정저우 공장은 지난달 19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사내 식당을 폐쇄했다. 직원들에게는 도시락을 나눠줬다. 직원들은 외부와 단절 공장과 기숙사만 오가는폐쇄루프생활을 해왔다

그런데 도시락 공급이 원활치 않았고 상한 음식까지 나오자 지난달  직원들이 집단 탈출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시위대 “사측 약속한 급여 안 줘…노동자를 바보 취급”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제조기업인 대만 폭스콘은 애플의 최대 하청 기업이다. 폭스콘정저우 공장에는 직원 20만 명이 근무하고 있다. 최신 모델인 아이폰 14 시리즈 생산량 80% 이곳에서 만든다.

최근 정저우 공장에서 코로나 환자가 대량 발생했고 이로 인해 CCP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수천여 명의 노동자를 떠나보낸 뒤 한동안 일손 부족에 시달렸다. 그 결과 아이폰 14 생산 지연 문제가 생겼다.

폭스콘 측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훨씬 높은 급여를 제시하며 인력 모집 나섰다. 하지만 폭스콘은 약속한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고 결국 노동자들이 들고일어난 것이다.

정저우 폭스콘 공장 직원 리산샨은 지난 22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폭스콘이 신규로 근로자를 채용할 때 제시한 급여 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이 이번 시위의 계기”라 주장했다.

리산샨은나도 2개월 근무하면 2 5000위안( 462 ) 지급 보장한다는 폭스콘사 광고를 보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공장에 왔다 했다.

리는하지만 막상 정저우 공장에 채용되자 폭스콘은 2 5000위안을 받으려면 처음 2개월 낮은 임금으로 근무해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폭스콘은 중국 전역에 매우 좋은 채용 조건을 내걸고 홍보해 사람들을 끌어모았지만 결국 바보 취급을 당한 노동자들이 항의에 나선 이라고 설명했다.

中공안, 쓰러진 사람에게도 발길질…“여러 사람 다쳐 병원에 이송”

정저우 공장 노동자들의 시위 영상은 현재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영상에는 마스크를 수천 명의 정저우 공장 노동자들이 흰색 방호복 입고 폭동 진압용 방패를 들고 있는 보안 요원, 중국 공안들과 대치하는 모습이 담겼다. 공안은 곤봉으로 시위자를 구타하기도 했고 쓰러진 시위자를 발로 차는 장면도 있었다

영상 시위자는우리(노동자들) 문제를 일으킬 의도가 없다우리는 단지 정당한 권리를 주장했지만 그들(중국 공안) 우리를 폭행했다. 여러 사람이 다쳐 병원에 이송됐다고 호소했다.

한편 폭스콘 측은 언론에 “임금 지급에 대한 계약상 의무는 항상 지켜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논란이 더욱 거세지자 지난 24일 폭스콘 측은 정저우 공장 노동자들의 급여 논란에 대해 일부 인정하며 사과했다.

폭스콘 측은 “(공장을 떠난 사람들을 대신할) 사원들을 모집하면서 채용 조건을 전산에 입력할 때 ‘기술적 오류’가 발생한 것 같다”며 “이에 대해 직원들에게 사과하며 원래 약속한 급여(2개월에 2 5000위안)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