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참여 ‘태평양 섬나라 연결’ 해저케이블 입찰 백지화

연합뉴스
2021년 03월 19일 오후 2:20 업데이트: 2021년 03월 20일 오후 2:09

중국 기업의 수주 가능성이 컸던 태평양 지역의 해저케이블 부설 사업 입찰이 백지화됐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태평양 섬나라인 미크로네시아, 키리바시, 나우루를 광(光)케이블로 잇는 사업의 입찰이 지난해 5월까지 일본 NEC, 유럽 알카텔 서브마린 네트웍스, 중국 화웨이 등 3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미크로네시아 등 3개국 통신사업자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주도하는 이 사업에는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자금을 지원하고, 사업비는 5천445만 달러 (약 616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입찰 결과 화웨이가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내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컨소시엄 측은 응찰 3사에 “입찰을 무효로 한다”고 지난달 통보했다.

화웨이 측은 닛케이의 확인 요청에 “공식 통보를 받았다”면서 입찰이 백지화된 것에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입찰 대상 케이블은 이미 부설된 다른 케이블을 통해 미국 괌으로 연결될 예정이다.

미국은 그런 배경에서 중국 기업의 수주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하면서 사업을 진행하는 3개국과 세계은행에 입찰 재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태평양 섬나라 3개국 중 미크로네시아는 자유연합협정을 맺은 미국에 방위를 의존하고 있다.

반면에 키리바시는 2019년 수교 대상국을 대만에서 중국으로 바꾸었고, 대만과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나우루에는 중국이 외교적으로 접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화웨이가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에 대해 미국, 일본, 호주가 안보상 문제를 제기한 것이 입찰 무효화의 배경으로 분석하면서 미중 간 갈등과 패권 다툼이 세계 통신 인프라 정비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