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귀국 유학생 절반 이상 “다시 중국 떠나고파”

2017년 01월 29일 오후 12:20 업데이트: 2019년 11월 26일 오후 4:22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0% 이상의 중국 귀국 유학생(하이구이·海歸)들이 중국으로 돌아와 취업을 한 후 다시 외국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이구이의 짜이(再)구이하이’(귀국 유학생들이 다시 외국으로 나가려는 현상)는 현재 중국 사회의 새로운 문제로 등장했다.

이들 유학생들은 학업을 완수하고 중국으로 돌아온 후 취업이나 창업의 길을 걸었으나 다시 자신이 원래 유학했던 국가로 돌아가거나 제3국으로 가기를 원하고 있다. 중국세계화센터(CCG)는 조사와 연구를 거쳐 최근 ‘중국 유학 발전 보고서(2016) No.5’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는 918명의 귀국 유학생 중 68%가 다시 외국으로 나가고 싶다고 응답했다.

희망의 불 꺼지자 다시 외국행 원해

최근 잡지 ‘완웨이두저(萬維讀者)’는 인터넷에 한 중국 유학생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주립대학에서 4년간 조교수로 일한 후 정교수 자격을 얻었으나 결국 조국인 중국을 선택해 중국 모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그러나 그는 최근 가족들과 함께 다시 외국으로 떠나게 됐다. 그가 중국을 떠나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로 그는 중국 내 인간관계에 적응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귀국 후 학교에서는 주택, 연구지원금, 연구실 등 많은 우대조건들을 약속했으나 결과적으로 절반 정도의 약속만 지켜졌다. 뿐만 아니라 교내 간부들과의 협상 결과가 그리 이상적이지 않았으며, 학교 내 다른 교수들도 그를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동시에 그는 지난 몇 년간 해왔던 업무 역시 자신의 꿈과도 동떨어져 있다고 느꼈다.

둘째로는 자녀들의 교육문제다. 그의 두 아이들이 모두 중국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는 아이들에게 더욱 많은 시간과 신경을 쓰게 돼 업무에도 지장을 줄 정도였다. 아이들 역시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길 간절히 원했다.

많은 유학생들이 출국 전에 사회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기에 중국의 복잡한 직장 내 상황을 겪어 보지 않았다. 이렇게 그들은 실제적인 중국 사회를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귀국 후 직장생활을 직접 겪게 되자 중국내 생활에 희망을 잃게 되고 오히려 유학 생활을 그리워하게 되는 것이다.

짜이(再) 구이하이에 대한 조사

중국세계화센터에 따르면 귀국 유학생들이 다시 외국으로 나가려는 원인은 다음 몇 가지로 조사됐다. ▲중국 국내의 심각한 환경오염(37.8%) ▲매우 낮은 중국 내 연봉(28.5%) ▲만족할 만한 일자리를 찾지 못함(26%) ▲식품 안전 문제(24.5%) ▲자녀가 중국 내 교육을 받으려 하지 않음(24.5%) ▲주택 구입의 어려움(22.9%, 7) ▲인간관계의 어려움(19.7%) ▲귀국 유학생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16.2%) 등이다.

‘다시 외국으로 나가는’ 문제에 대해 자유아시아방송(RFA) 게스트인 미국 조지아대학 화학과의 구이(古懿) 박사는 서양에서 생활하고 교육 받은 유학생들은 정상적인 사회가 어떠한 모습인지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학생들이 귀국한 후 중국 국내는 규칙이 통하지 않고, 법으로 다스려지지 않으며, 인재를 중시하지 않으며, 서로 속고 속이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기에 중국 사회에 대해 크든 작든 실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구이 박사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행해지는 거짓말과 악의로부터 단절될 수 없으며 중국의 각종 제도로 인해 공직자와 사회가 저속해지며 사회의 불공정을 부추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카토 연구소(CATO Institute)의 객원연구원인 샤예량(夏業良) 박사는 유학생들이 중국으로 돌아오면 여러 방면에서 적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 이데올로기의 압박 외에도 인간관계, 아옹다옹한 경쟁, 권력투쟁 등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대도시의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동산 가격 역시 그들에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뿐만 아니라 자녀가 있을 경우 아이들이 스모그를 직접 마셔야 하는 등 환경의 악영향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게 된다.

샤예량 박사는 “귀국 유학생이 외국으로 다시 나가는 현상은 이미 큰 추세가 됐다”며 “향후 더욱 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고위 관료를 지낸 사람들 조차 퇴직 후 대거 서방국가로 떠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