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 당대회 앞두고 톈안먼 인근 지하철역 폐쇄

강우찬
2022년 10월 3일 오후 11:17 업데이트: 2022년 10월 3일 오후 11:20

중국 당국이 굵직한 정치행사를 앞두고 치안 강화를 위해 수도 베이징시 톈안먼 광장 인근 지하철역을 폐쇄하고 톈안먼 광장 인근 간선도로의 차량 진입을 금지했다.

10월 1일은 중국공산당 정권 수립 73주년 기념일로 7일간 지속되는 연휴의 첫날이었고, 오는 16일은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이 예정됐다. 당대회는 이달 말까지 이어진다.

현지 언론 등을 종합하면 베이징시 당국은 지난달 30일부터 베이징 지하철 1호선 톈안먼둥(東)역과 시(西)역, 2호선과 8호선 첸먼(前門)역을 폐쇄했다. 이용 재개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인권운동가 예징환(野靖環)씨는 미국 RFA와의 인터뷰에서 “톈안먼 광장 양쪽 간선도로와 난츠즈(南池子)대로 난창(南長)가가 봉쇄되고, 시내버스 노선이 변경됐으며 톈안먼 광장역 정차가 금지됐다”고 말했다.

톈안먼 지역 지하철역 운영이 중단됐지만, 중화인민공화국(중공)의 양대 명절 중 하나인 정권수립 기념일 7일 연휴를 맞아 톈안먼과 고궁박물관(자금성) 등을 찾는 관광객이 몰리면서 인근 지역은 상당한 혼잡을 빚고 있다는 게 예씨의 설명이다.

중국공산당 당국의 감시 명단에 오른 예씨는 당 대회 개막 전까지 자택에 머물러야 하며, 외출은 현지 경찰에 사전 신고 후 경찰관 동행하에만 가능하다고 전했다. 당 대회 기간에도 외출이 어려울 전망이다.

또 다른 인권운동가는 현지 경찰로부터 “10월8~26일은 치안강화 기간”이므로 이 기간 외출이 금지되며, 아예 베이징을 벗어나 다른 성(省)으로 이동할 것을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중국공산당은 9일 제19기 중앙위원회 제7차 전체회의(19기 7중 전회)를 열고, 16일에는 제20차 중국공산당 당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당대회는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3연임이 확정될 것이 유력하며 차기 당 지도부 인선도 발표된다.

RFA에 따르면 베이징 시민들은 삼엄해진 시내 분위기에 압박감과 불만을 느끼고 있다. 베이징 시민 왕(王)모씨는 “베이징에서 기차나 버스를 하차할 때, 하나하나 신분증을 확인해 청원인이나 인권활동가를 수색한다”며 “사회 전체가 큰 감옥”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중국 공안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월부터 전개한 ‘하계치안 100일 행동’ 작전으로 64만 건의 형사 사건을 해결하고 143만 명 이상의 범죄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 시사평론가들은 이 작전으로 체포된 사람들이 범죄자만은 아닐 것이라며 반체제 인사나 인권활동가, 청원인, 기독교인, 파룬궁 수련자 등 평범한 시민이 다수 포함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청원인은 실제로 중국에서 ‘상팡런(上訪人)’으로 불리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상팡(上訪)은 하급 기관의 부당한 처분 등으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상급 기관에 직접 민원을 제기하는 제도다. 중국에서 시민들의 기본적 권리로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에서는 이들을 골칫거리로 여겨 상급 기관에 도착하기 전에 체포해 구금하거나 돌려보내고 있으며, 지방정부에서는 전담 인력을 파견해 체포 작전을 펼치기도 하는 것이 실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