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행방 점치는 ‘탄압지수’〈WSJ〉

2016년 08월 26일 오후 3:56 업데이트: 2019년 11월 11일 오후 3:31

중국 경제 동향은 정치와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보도에서 경제가 침체할 때마다 중국 당국이 반체제 인사 등에게 ‘트러블 메이커’ 낙인을 찍어 탄압을 강화하는 법칙이 있는데 이를 ‘탄압지수’로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 ‘탄압지수’는 중국 경제와 정치를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지표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중국 지도부가 대외적으로는 자신감을 나타내지만, 경제성장 침체가 공산당의 합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갈수록 탄압을 늘려가며 불안함을 드러내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이는 당국자들이 경제 정책을 확정하는데 있어서 심한 우유부단함으로 연결되고, 필요한 경제개혁을 단행하는데 결단을 내릴 수 없게 한다.

WSJ는 공산당이 위험한 시기에 처했다며, 비효율적인 정부 의존성 경제모델에서 서비스업과 소비, 혁신이 주도하는 경제모델로 이행을 가속화하면, 성장에 타격을 주고 사회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공산당 스스로도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모델 변화는 때때로 경제보다 정치적인 도전 요소가 높다. 성장의 혜택이 대기업 국영기업에서 가계로 재분배되기 때문이다. 지도자들은 이런 혁명의 책임을 짊어지길 원치 않는다. 재분배 되는 것은 엘리트층의 재산만이 아니고 권력 이전도 의미하기 때문이다.

국유기업 개혁은 제도에 위협이 된다. 국유기업이 국가에 세금을 내고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노동자들을 먹여 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기업들은 대규모 노동자를 고용할 뿐만 아니라, 구식 제철이나 시멘트 공장을 가동시켜 탄광업의 과잉 생산을 소화시키고 있다.

경제만 고려하면 이러한 낡은 제도의 폐쇄는 당연한 일이다. 이 제도는 잉여 능력을 방대하게 확대시키고 있는 것 외에 대기오염의 한 요인으로도 되고 있다.

이런 ‘좀비 기업’은 중국의 성장 딜레마 중 핵심 문제다. ‘좀비 기업’에는 갈수록 많은 자금이 투입되지만 생산은 갈수록 줄어들게 된다. 이들 국영 기업의 채무는 금융시스템 붕괴의 리스크가 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를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에 있어서는 이런 경제적 위협보다 실업자가 거리에 넘치는 상황이 더 큰 문제인 것 같다. 이 때문에 비현실적일 정도로 높은 성장목표를 계속 추구하는 한편, 공장 폐쇄는 별로 진행되지 않았다.

대조적으로 정치적 탄압은 신속히 진행되고 있다. ‘탄압지수’의 중요 데이터에는 인권파 변호사들이 당하는 곤경이 포함된다. 작년에는 300명 이상의 변호사와 사회운동가가 구속되거나 조사 받고 수십 명이 기소됐다. 연극 같은 재판들이 지금도 연출되고 있다.

‘탄압지수’에는 시민 단체에 대한 새로운 제한과 정보 검열 및 관영언론에 ‘해외 적대세력’ 단어 출현 빈도 등도 포함된다. 이런 표현의 출현 빈도는 마오쩌둥 시대부터 지배층의 편집 증세를 측정하는 기준이 됐다.

서브 지수로는 TV에서 미사일이나 전투기, 전함 영상의 방영 빈도가 될지 모른다. 민족주의 고조는 정치적 불안정의 당연한 결과다.

WSJ는 중국의 최근 정치적 위기가 1989년 천안문 학생민주화운동 무력 탄압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면서, 당시 경기 침체 현상도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