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제주 앞바다 7개월 도착” 보도…진실은

김우성
2021년 4월 22일
업데이트: 2021년 4월 22일

최근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강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내외 반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오염수 방류 결정을 비판하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다.

그런데 지난 13일 공개된 엠빅뉴스의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보도 영상이 과거 독일 연구소에서 실험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왜곡 보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보도 조작 증거 찾았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공개돼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의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보도 영상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탱크 | 연합뉴스

앞서 엠빅뉴스는 영상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으로 일본은 물론 국제 사회가 뒤집혔다면서 오염수가 전 세계의 해양을 오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현재 보관된 오염수 약 125만t을 2년 뒤부터 약 30년간 바다에 방류할 예정이라며 국제 사회의 우려를 ‘잘못된 소문’이라고 무시했다고 밝혔다.

엠빅뉴스는 영상에서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해양 오염의 심각성을 보여주기 위해 독일 킬 해양과학연구소 자료의 시뮬레이션을 인용했는데, 해당 글의 작성자는 이 시뮬레이션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첫 번째 근거로 해당 보도 영상에서 인용한 시뮬레이션 자료가 ‘삼중수소’가 아닌 전혀 다른 원소, ‘세슘137’이라는 점을 들었다.

해당 자료는 지난 2012년 7월 9일 ‘후쿠시마에서 태평양으로 방출된 세슘137의 장기 분산에 대한 모델 시뮬레이션’이라는 제목으로 IOPSCIENCE에 게재된 논문이다.

작성자는 “보도 영상만 보면 독일 연구소가 마치 삼중수소가 제주도와 동해를 오염시킨다고 연구한 것처럼 제작해놨다. 과연 그럴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유튜브 ‘엠빅뉴스’ 화면 캡처
유튜브 ‘엠빅 뉴스’에서 참고한 것으로 추정되는 독일 시뮬레이션 영상 (논문: Model simulations on the long-term dispersal of 137Cs released into the Pacific Ocean off Fukushima, Erik Behrens)

작성자는 “보도 영상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세슘137의 태평양 확산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돌린 연구 결과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2011년 세슘 확산 시뮬레이션을 가지고 마치 2023년 삼중수소 확산 시뮬레이션인 것처럼 조작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작성자의 주장에 따르면 해당 영상에 인용된 시뮬레이션은 앞으로 일어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아니라는 것.

작성자는 “한마디로 (최근 논란이 된 삼중수소와는) 원소도 다르고, 시기도 다르고, 양도 다르다”면서 “삼중수소는 세슘137에 비해 가벼운 원소이며 반감기도 훨씬 짧다. 양으로만 따져도 22조 베클레로, 자료에서 시뮬레이션한 10페타 베크렐보다 500배 작다”고 지적했다.

[위] 엠빅뉴스에서 사용한 방사능 농도 표, [아래] 원문에서 사용한 방사능 농도 표. 엠빅뉴스에서 사용한 농도 색깔은 낮은 농도라도 색이 바다 색깔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노란색을 사용했지만, 논문에서는 농도가 높을수록 노란색을 낮을수록 엷은 하늘색을 사용했다. | 화면 캡처
다음으로 작성자는 보도 영상이 원본 영상과 채색을 달리하여 방사능 해양 방류의 위험성을 의도적으로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보도 영상과 독일 연구 원본을 비교하면서 “두 영상이 모양은 똑같은데, 색이 다르다”면서 “바다가 오염된 것으로 보이게 하려고 채색을 다시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원본 시뮬레이션 영상 오른쪽 상단에 ‘농도’를 나타내는 표를 엠빅뉴스 영상에서는 설명해주지도 않고, 심지어는 영상에서 보여주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작성자는 제주 앞바다에 유입되는 시점 우측 상단의 방사능 농도 표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유튜브 ‘엠빅뉴스’ 화면 캡처
원문에서는 세슘137이 10⁻⁹에서 10⁻¹²(하늘색)까지 희석되어 제주 앞바다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 화면 캡처

작성자는 “(우측 상단 표는) 일본에서 나온 세슘137의 양을 1로 놓았을 때 희석되는 정도에 따라 다른 색깔로 표시한 것”이라며 “제주도와 동해에 오는 세슘137은 220일이 되어야 비로소 제주 앞바다에 유입되는데, 이때 색깔을 보면 하늘색, 다시 말하면 10⁻⁹에서 10⁻¹²까지 희석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보도 영상에서는 이 사실을 보여주지 않는다. 심지어 노란색으로 채색했다”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보도 영상을 보면 제주 근처 바다가 온통 삼중수소로 오염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세슘137이 1조분의 1로 희석되어서 도달한다”면서 “영상을 확대해놓고, 이런 사실을 설명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튜브 ‘엠빅뉴스’ 화면 캡처
원문 자료에서 658일이 지난 시점의 방사능 추정치 | 화면 캡처

다음으로 작성자는 논문의 결과는 보도 영상에서 말하는 것과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작성자는 “논문은 동태평양 지역이 2년 이내에 빠르게 자연상태로 회복된다고 말하고 있는데, 보도 영상에서는 논문과는 정반대로 실제로는 영향도 거의 없는 제주 앞바다와 동해가 완전히 오염되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독일 연구소가 논문에서 진짜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방사능이 점진적으로 감소해 4~7년이 지나면 자연상태에 도달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성자의 설명에 따르면 논문에서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1주 동안 10페타 베크렐의 세슘137이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고 가정했을 때, 이를 시뮬레이션 해보면 방사능 값은 첫 2년 동안 빠르게 감소하여 세제곱미터당 10베크렐이 되고, 다음 4~7년 동안 점진적으로 감소하며 1~2베크렐에 도달한다고 밝히고 있다.

쿠루시오 해류가 수직, 수평으로 활발하게 움직이며 방사능을 빠르게 희석해 4~7년 이내에 ‘자연상태’에 도달한다는 의미다.

원문에 삽입된 그래프. 다양한 지역의 방사능 추정치를 원전사고 이전 기준치 2베크렐과 비교해 나타난 것. 작성자는 원전사고 2년 후 후쿠시마 앞바다는 수치가 기준치보다 낮아지고, 반면 남서 태평양 쪽이 잠시 높아졌다가 곧 회복하지만, 기준치보다 높아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작성자는 국내에서 실시한 방사능 측정 결과도 근거로 제시했다. 국내 정부 기관에서 전 국토 및 해양 방사능 감시를 위해 측정했고, 시뮬레이션 결과처럼 1994년부터 2014년까지 세슘137의 변화가 없다고 보고서에서 말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4년 12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실시한 ‘해양환경방사능조사’ 보고서를 인용한 것이다.

작성자는 위와 같은 근거들로 미뤄봤을 때 해당 후쿠시마 오염수 보도는 조작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한편, 반론권 보장을 위해 엠빅 뉴스 측에 이와 관련 논평을 요청했지만 아직 응답을 받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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