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베이성 정부·공안, 정권 선전과 여론 통제에 주력…진짜 방역은 뒷전 [내부문서]

김지웅
2020년 3월 2일
업데이트: 2020년 3월 5일

중국 후베이성 정부와 공안당국이 신종 코로나 감염증 치료보다 불만여론 관리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진원지 우한(武漢)을 비롯한 후베이(湖北)성 일선 관리들이 환자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폐쇄 조치로 물자가 부족하며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상부에서 이를 묵살한 것이다.

에포크타임스가 입수한 내부 문서에 의하면 당국은 방역 자체보다는 방역노력을 부각하기 위한 ‘사회 통제’와 ‘여론 조작’을 우선시했다.

후베이성 북서부에 위치한 스옌(十堰)시 당국은 “이익을 심각하게 손상한 청원자들을 면밀히 감시함”을 업무 목표로 내걸었다. 정부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나 단체를 감시하고, 전염병과 관련된 부적절한 말이나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을 처벌한다는 것이었다.

중국 공산정권, 사회적 불만여론 고조 인지

신종 코로나 발생 후 후베이성 샤오간(孝感), 스옌 등 주요도시의 정치법률위원회(정법위) 지부에서는 일일 동향보고서 격인 ‘사회분야 통제공작 종합보고서(社会面管控工作汇报)’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정법위는 원래 법률 연구기관으로 출범했지만 현재는 중국 공안·사법기관을 총괄하는 권력기구로 자리매김했다.

사회 통제 보고서는 후베이성 방역지휘본부에 전달되는 일일 동향보고서로 후베이성 공산당 잉융(應勇) 서기, 왕샤오동(王曉東) 후베이성 성장과 부성장 황추핑(黃楚平)에게 전달된다.

스옌시 지부가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상부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전염병 유행이 점점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통제 방법이 상향조정 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도시가 폐쇄된 후 주민 대다수가 소득이 없다” “시민 전체가 슬픔, 공황, 불안, 의혹 등 부정적인 감정으로 사회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면서 사업 운영, 교통, 학교 등의 전면 폐쇄로 주민들의 어려워진 생활 환경을 그대로 전달하기도 했다.

중국 우한의 한 상인이 소비자에게 고기를 배달하고 있다. 2020. 2. 27. | STR/AFP via Getty Images

19일 문서에는 “샤오간시 안루군 홍미아오 마을 주민들은 ‘시 당국이 철조망으로 마을을 봉쇄했고, 6일이 지났는데 아무도 (기본 필수품을 공급하러) 오지 않았다’고 불평했다”고 보고했다.

후베이 공안국 역시 공안이 코로나바이러스 예방과 통제를 어떻게 돕는지 파악해 업무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공안 당국은 21일 “일반적으로 주민들은 기본 생활필수품이 부족하다. 어떤 가족은 취사용 가스를 다 써버렸고, 어떤 가족들은 아기 분유와 기저귀가 필요하다…주민들은 도시를 떠나 돈을 벌고 싶어 한다…행동이 극단적으로 변한다”는 주민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전달했다.

하지만, 공안국은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경기장 내부, 전시센터, 학교 체육관 등에 세워진 임시 병원에 경증 환자를 격리시키고 “문제를 일으키는 환자, 거기에 있지 않으려는 환자,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들을 통제하는 것”이 공안들이 해야 할 주요 업무라고 밝혔다.

공안국 보고에 의하면, 후베이성 전역 20개 시설에 경찰관 970명과 경비원 882명이 파견됐다. 관공서·병원·격리 장소의 보안 강화, 사회 안정을 해칠 수 있는 활동에 대비, 모든 가능한 감염원 차단 등이 공안국의 목표로 열거됐다.

당국 업적 과장, 부정적 게시물은 검열

후베이성 방역지휘본부는 당국의 대응 노력에 대한 업적을 선전하고 있다.

지난 20일 보고서에 따르면, 관보 후베이데일리 앱에 215건, 위챗에 25건, 틱톡 앱에 39건, 뉴스앱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오늘의 헤드라인)앱에 기사72건, 웨이보에 게시글 42개의 긍정적인 코로나19에 대한 게시물을 올려 총 5000만 조회 수에 달했다.

공안 당국의 또다른 주요한 업무는 정부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묘사하는 게시물을 검열하는 것이다.

2월 7일 보고서에 의하면 후베이성 정부는 방역지휘본부에 24시간 인터넷 감시팀을 조직해 “모든 웹사이트의 온라인 게시물을 감시하라. 부정적이고 유해한 정보를 모두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로 인해 4431개의 게시물이 삭제됐고, 2월 1일부터 2월 8일까지 부정적인 댓글 3066건이 검열당했다.

탕징위안 정치평론가는 2월 27일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문서는 1949년 이래 공산당이 감시와 통제로 중국을 지배해 온 관행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탕지위안은 “각급 공무원들은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당원들은 사회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것이 성과로 인정받는다”며 “관리들의 눈에는 민생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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