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보호가 생산력 보호”…기후정상회의 참석한 시진핑의 딴소리

쉬젠(徐簡)
2021년 4월 24일
업데이트: 2021년 4월 25일

“생태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생산력을 보호하는 것이고, 생태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생산력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는 소박한 진리다.”

지난 22일 중국 공산당 매체 신화통신은 이날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행한 시진핑의 연설 중 일부를 ‘주요 발언’으로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재로 열린 이번 기후변화 정상회의에는 40개국 정상이 화상으로 참석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며, 기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치보다 상향 조정한 목표치를 제시했다.

이날 바이든은 “미국은 세계 탄소 배출량의 15% 미만을 차지하는 데 그친다”며 참가국 정상들에게 더 강력한 감축을 촉구했다.

이에 맞춰 백악관은 2030년까지 미국의 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최대 52%까지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제시한 2025년까지 26~28% 감축보다 기한을 5년 늦췄지만, 목표치는 2배 가까이 높인 것이다.

미국은 세계경제포럼 기준(2017년) 탄소 배출량 세계 2위다(14.6%). 1위는 중국이다. 전 세계 배출량의 27.2%를 차지한다. 한국은 1.7%로 약 16분의 1이다. 중국의 경제 규모가 한국의 9배임을 고려하더라도 중국의 배출량은 압도적으로 많다.

각국이 목표치 상향 조정해 발표했지만, 탄소 배출 대국 중국은 침묵했다.

시진핑은 중국은 선진국에 비하면 배출 정점(2030년)에서 탄소중립(2060년)까지 기간이 짧다면서 “매우 힘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아무런 목표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석탄발전을 통제하겠다고 했을 뿐이다.

이날 기후변화 정상회의 소식을 전하던 미 폭스뉴스 진행자 빌 해머가 시진핑의 발언을 분석하며 고개를 갸웃거린 것도 이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제시할 ‘건수’가 하나도 없는 시진핑이 대체 왜 이 회의에 참석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해머는 평론가로 출연한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에게 시진핑의 발언을 영어로 번역한 문장을 읽어주며 “무슨 뜻인 것 같냐”고 물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나도 이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면서 “시진핑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미·중 교류를 통해 중공의 권력을 확대하고 미국을 해치고 세계의 패권을 쥐려는 것은 확실하다”고 답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퇴임 후 워싱턴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에 최고 연구위원으로 합류해 외교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시진핑의 정상회의 참석 동기에 대해 “기후변화에 대한 약속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미국과 교류를 이어나가면서 패권을 추구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또한 기후변화보다 더 시급하고 큰 위협은 중공의 침투라고 했다.

깨끗한 공기와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위한 환경보호와 개선은 필요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기후변화를 중공의 침투와 다른 시급한 문제보다 더 우선하는 것은 어리석다는 것이다.

파리기후협약은 미국을 포함한 경제 선진국들에 가혹한 감축을 요구하지만, 여러 경제 대국 가운데 유독 중국에만은 특혜를 제공한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앞으로 10년간 사실상 탄소를 제한없이 배출하고, 이후 30년간 줄여나가며 탄소중립에 도달하면 된다.

그러나 이 협약은 정해진 시한까지 목표를 달성하도록 강제할 수단이 없다. 즉, 중국 공산당의 약속만 믿고 기다려야 한다. 약속을 어긴다고 처벌할 방법도 없다.

공산당에 대해 비판적인 중국 문제 전문가들은 미국과 서방 선진국이 탄소배출에 발목 잡혀 있는 동안 중국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 없이 경제와 국방력을 키워, 미국의 패권을 뒤집으려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폼페이오 역시 지난 21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이번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제시할 어떠한 약속도 이행할 생각이 없을 것”이라며 “중국의 행동을 지속해서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그들이 절대 지키지 않을 약속을 계속 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그들은 지난 몇 년간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했던 약속, 즉 남중국해를 군사화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포함한 많은 약속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유지해서 중국이 말한 것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며 “유화적 정책은 전쟁만 부른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폼페이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시진핑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았고 ‘소박한 진리’만 설파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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