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춘잉, 中 공안부 관리 자녀 미국비자 거부 인정

류지윤
2021년 5월 14일
업데이트: 2021년 5월 14일

어제(13일)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부친이 공안부 직원이라는 이유로 중국 대학 신입생이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비자 발급이 거부됐느냐는 언론 질문이 나왔다.

질문 과정에서, 미 국무장관 지시에 따라 중국 이민국·안전부·공안부 등 현직 관리 본인과 직계 가족(배우자·자녀)의 비자 발급이 중단됐다는 내용이 미국 측 비자담당 관리들의 메모에 적혀 있었다는 사실도 언급됐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방금 관련 정보를 봤다. 동료가 미국 비자에 관해 알림을 보냈다. 앞서 언급된 신분의 공직자 자녀가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비자 발급이 중단됐다는 내용이었다”라며 이를 인정했다.

이어서 그는 “미국은 정치적 이유로 미중 간 정상적인 인적 교류를 인위적으로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중국도 미국 정보기관 직원과 가족에게 중국 비자 발급을 거부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미국은 신장 위구르 무슬림 탄압, 티베트 탄압, 파룬궁 탄압 등 중국의 인권 침해에 대해 여러 차례 개선을 요구해왔으나 이뤄지지 않자 점차 실제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하루 전인 12일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2020년 국제종교자유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중국 쓰촨성 청두시 ‘이단종교문제예방 및 대응 판공실’ 전직 주임(국장) 위후이(餘輝)가 제재 대상자 명단에 올랐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위 전 국장이 어떠한 혐의 사실이 입증되지도 않았는데 파룬궁 수련자들을 구금하는 등 심각하게 인권을 침해했기 때문에 그와 그의 직계 가족은 미국에 들어올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위 전 국장이 소속된 기관은 중국에서 ‘610 판공실’로 불리는 기관으로 일명 파룬궁 탄압 전담 기관이다. 이 기관은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 말단 행정기관까지 중국 전역에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앞서 12차례에 걸쳐 홍콩시민, 신장 위구르족, 티베트족, 파룬궁 수련자들을 상대로 심각한 인권 탄압에 연루된 중국 전현직 수십 명을 제재했다.

이번에 중국 전국에서 수백 곳이 넘는 ‘610 판공실’ 지국 중 청두시 한 곳을 지목해 전직 책임자를 벌 준 미 국무부의 조치에 대해서는 제재 자체의 범위와 강도보다는 상징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중국 전 지역을 대상으로 인권 침해에 대한 감시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는 메시지가 담겼다는 것이다.

화춘잉 “인권 가르치려 들지 마라” 날카로운 반응

이날 기자회견에서 화춘잉 대변인은 미국, 영국, 독일 등 서방 국가들을 향한 비난도 쏟아냈다.

화 대변인은 이 국가들은 늘 인권 교관 노릇을 하려 하지만 정작 그들 자신의 인권 문제는 굉장히 열악하다며 미국의 인디언 학살, 영국의 식민통치, 독일의 나미비아 학살 등을 예로 들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출신의 시사평론가 리린이는 “화춘잉이 말한 건 모두 지난 사건들이다. 핵심은 이들 국가들이 현재는 식민통치를 포기했으며, 지난날을 반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은 그런 문제를 지적하면서 인권 박해를 중단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를 정당화한다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라고 말했다.

화 대변인이 이날 미국, 영국, 독일을 비난한 것은 전날 이들 국가를 포함해 국제연합(UN) 대표들과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와치가 중국 신장 지역 인권 상황에 관한 회의를 열고 ‘인종 학살’ 문제를 논의했으며, 중국에 조사단 수용을 촉구했기 때문이다.

화 대변인은 이에 대해 “무조건 문을 열어두고 가서 집 안을 뒤지도록 두라는 말에 누가 동의하겠나”라며 주권 침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미국은 국제규범 준수와 인권 존중을 기점으로 중국에 대한 압박을 늦추지 않을 전망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7일 ‘다자주의’를 주제로 열린 유엔 안보리 화상회의에서 “일부 사람들은 정부가 자국 내에서 무엇을 하든 그것은 그들 자신의 일이고, 인권은 주관적인 가치관이며, 사회가 다름에 따라 견해도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어서 그는 “하지만 ‘세계인권선언’은 ‘보편적 가치’라는 말로 시작된다. 그 이유는 모든 회원국이 일부 권리는 어디서나, 누구나 향유해야 할 권리라는 데 동의하기 때문이다”라며 “국내 관할권을 인정한다고 해서 그들이 그것을 빌미로 자국민을 상대로 강제 노역, 고문, 인종 청소 또는 여타 방식으로 인권 침해를 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 자리에서 “UN 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바탕으로 한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수호한다”며 중국이 불량국가가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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