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회장, 한국전쟁 당시 ‘고지전’ 거론 “5G시장 꼭 빼앗겠다”

남창희 기자
2019년 6월 12일 업데이트: 2019년 7월 9일

“총검을 들고 백병전을 펼쳐야 한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의 발언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26일 중국관영 CCTV는 런 회장과의 43분짜리 인터뷰 방송을 내보냈다.

이날 런 회장은 미국에 대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런 회장은 “지금은 (미국에) 얻어맞아 밀려 내려갈 수 있지만 다시 일어나 고지를 이어올라 결국 정상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고지’는 한국전쟁 당시 미국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상감령(上甘嶺)으로 짐작된다.

상감령은 강원도 철원군 오성산 일대를 가리키는 중국 측 표현이다. 마오쩌둥에 의해 영화화되며 항미원조전쟁(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도운 전쟁=한국전쟁)을 미화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미중 무역전쟁을 대한민국 영토에서 벌어진 고지전에 비유한 런 회장의 시각은 한국 5G 시장을 바라보는 화웨이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화웨이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유착관계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의혹투성이 기업이다.

우선 런정페이 회장이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이며 창업초기 회사를 키우는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의 밀착지원이 다수 발견된다.

화웨이는 인민해방군 통신장비를 거의 독점 공급하며 중국내 경쟁기업을 물리쳤다. 중국 국유은행으로부터 전폭적인 자금지원도 받았다. 장쩌민 당시 총서기가 화웨이를 낙점했다는 설도 있다.

냉전시대 사고방식을 그대로 드러낸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사진은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 /연합뉴스
전 세계 직원 18만명 중 연구인력만 8만명인 인력구조 역시 미심쩍인 구석이 있다. 화웨이의 압도적인 투자도 있었지만, 중국정부가 자국 우수두뇌를 화웨이에 몰아줬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미국이 화웨이를 사실상 인민해방군 산하 기업이자, 공산당 스파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런 회장은 지난해에도 “5G는 상감령 고지를 빼앗는 것이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런 회장의 발언은 일부분 현실화 됐다. 국내 통신사 광전송장비와 IP라우터에 화웨이 장비가 들어와 있다. 한국 네트워크시장이 새로운 ‘상감령’이 된 셈이다.

보안위협에 대한 국내 우려여론 속에서도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 도입을 강행한 것 역시 석연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지난 2013년 LG유플러스 기지국 장비에 화웨이 제품이 도입되고, 당시 LG유플러스 부회장이었던 이상철씨는 퇴임 후 화웨이 고문직으로 취임했다가 논란이 되자 1년뒤 슬며시 물러났다. 화웨이가 LG직원들 빼내기를 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개된 런정페이 회장의 CCTV 인터뷰는 그간 공산당과 유착관계를 애써 부인했던 자신의 발언을 스스로 뒤집는 자가당착의 모순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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