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퇴직자 왜 억울한 옥살이 시켰나…”기밀유출 우려해 미리 손 쓴 것”

Xiao Lusheng, Lin Lan
2019년 12월 9일 업데이트: 2019년 12월 13일

화웨이(華爲) 퇴직자 리훙위안(李洪元)의 억울한 옥살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폭로가 이어졌다. 한 소식통은 “리훙위안은 미국의 수출 금지령을 위반한 화웨이의 핵심 기밀을 알고 있기 때문에 체포됐을 것”이라며 “또 다른 직원들도 체포됐거나 지금까지 실종된 상태”라고 폭로했다.

리훙위안 사건, 화웨이의 핵심 기밀과 관련 있다

중국의 공익기관 ‘창사푸넝(長沙富能)’의 공동 설립자 양잔칭(揚占靑)은 일부 화웨이 퇴직자들과 함께 위챗 그룹채팅방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이번 화웨이 사건의 내막을 보다 잘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리훙위안의 죄목이 ‘회사 기밀 유출’에서 ‘사기·공갈’로 바뀌었다. 이는 아무래도 화웨이가 미국의 수출 금지령을 어기고 미국의 주요 부품이 내장된 장비를 이란에 판매한 기밀을 리훙위안이 동료들과 사적으로 거론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양잔칭은 “당시 7~8명이 채팅방에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란에 대한 불법 장비 판매를 언론에 알려야 회사가 관심을 가져줄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당시 채팅방 안의 직원들은 자신들의 권익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기 때문에 화웨이가 이란에 장비를 판매한 사실을 폭로해서라도 회사의 관심을 끌려 한 것이다”라고 했다.

당시 양잔칭은 이 직원들에게 “용기 있게 말한다면 용감하게 보도해 줄 언론도 있다”고 제안하면서 홍콩의 한 언론을 추천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언론이 ‘해외 언론’인 점을 걱정하며 양잔칭을 채팅방에서 쫓아냈다.

그러나 그들 중 두 명이 양잔창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양잔칭은 새로운 그룹 채팅방을 만들고 그들이 기자와 만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러나 그들이 기자를 만나기도 전에 한 사람은 잡혀갔고 다른 한 사람은 여태껏 실종된 상태다. 잡혀간 직원의 체포 날짜는 리훙위안이 체포된 날짜와 같으며, 이 직원의 아이디는 ‘사수유년(似水流年)’이다. 그의 아내는 형사구류 통지서상의 그의 죄목도 원래는 ‘회사 기밀 침해죄’였으나 이후 ‘사기·공갈죄’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리훙위안 체포 당시에도 화웨이는 리훙위안을 ‘회사기밀 누설’ 혐의로 공안에 신고했지만, 이후 그의 죄목은 ‘사기·공갈’ 혐의로 바뀌었다.

양잔칭은 “리훙위안 상황과 내가 아는, ‘사수유년’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화웨이 직원의 상황이 매우 비슷하다”고 했다.

그는 “화웨이가 이란에 물건을 파는 것은 화웨이 직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사회에서는 화웨이의 범죄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경찰이나 검찰청은 이것으로는 죄목을 정할 수 없어 다른 방법을 찾은 것이다. 그래서 리훙위안의 죄목이 바뀐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그는 “화웨이로서는 (직원들이 폭로한) ‘회사 기밀’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운 기밀”이라며 “만약 이 사실이 새어나가면 미국이 알게 될 것이다. 그래서 먼저 잡아들여 놓고 사회에 공개할 만한 죄목을 찾다가 사기·공갈 혐의를 갖다 붙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죄목이 무엇인가가 아니다. 경찰이 이들 직원에게 화웨이가 이란에 장비를 판매한 사실을 외부에 발설해선 안 된다는 합의를 요구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태국에서 체포된 화웨이 전(前) 직원 쩡멍(曾夢, 아이디 린시·林夕)를 언급하며 “체포되기 전 쩡멍은 두 동료가 억울하게 당한 사실을 외부에 호소해야 하고 언론 인터뷰도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쩡멍과 연락이 끊겼다. 그 후 양잔칭은 여러 경로를 통해 쩡멍이 중국 공산당에 붙잡혀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화웨이는 죄를 씌우기 위해 쩡멍이 회사 컴퓨터를 훔쳤다고 했지만, 실은 쩡멍이 자신의 컴퓨터를 잃어버린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양잔칭의 이 같은 주장은 지난 1일 북아프리카 화웨이 주재원으로 있었던 쩡멍이 지식공유사이트 즈후(知乎)에 올린 상황과 완전히 똑같다. 쩡멍은 즈후에 자신이 태국에서 중국으로 송환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말, 민주중국닷컴도 “전(前) 화웨이 북아프리카 지역부 제품 관리자 쩡멍은 현재 회사와 연령 차별 문제로 권익 보호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쩡멍은 같은 위챗 그룹에 있었던 화웨이 직원 2명이 언론과 인터뷰를 약속한 뒤 ‘실종’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쩡멍은 이 두 사람이 회사 기밀을 폭로하려다 실종된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앞서 그들은 위챗 그룹 내에서 회사의 연령 차별, 탈세, 이란 사업 참여 등을 폭로한 바 있다.

당시 양잔칭도 인터뷰에서 “이 일은 매우 아이러니하다. 캐나다에서 변호사 접견 및 대리권을 누리는 멍완저우(孟晚舟)와 달리, 화웨이 직원들은 중국에서 변호사를 만날 수도 없고 심지어 행방불명되기도 한다”고 했다.

앞서 차이신왕(財新網)도 “2018년 12월에만 최소 5명의 화웨이 전(前) 직원이 ‘회사 기밀 침해 혐의’ 등의 죄목으로 체포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전(前) 변호사 “중국 공산당의 공권력이 사사로이 쓰이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

리훙위안 사건으로 여론이 들끓자 지난 2일 화웨이는 변명성 성명을 내고 사과를 거부했다. 화웨이는 심지어 합리적인 조치였다고 주장하며, 리훙위안에게는 자신의 권익 보호를 위해 법에 호소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라이젠핑(賴建平) 전(前) 중국 변호사는 “이는 중국 공산당 통치하에서 공권력이 사사로이 쓰이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했다.

그는 “공안기관은 범죄를 입증할 증거도 없이 화웨이의 신고만으로 직원을 잡아들였고, 검찰청은 증거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체포를 승인했으며, 화웨이는 아무런 증거도 없이 직원들을 무고했다”며 “이는 공권력이 어느 정도 화웨이의 하수인이 됐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라이젠핑은 “공안들은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권력 관계에만 좌지우지돼 범죄를 방임한다. 이런 매수를 당한다는 것은 그들 사이에 다른 관계가 있기 때문으로, 범죄가 성립되지 않은 사람은 무고하게 모함을 당한다”며 중국 공안을 비난했다.

라이젠핑은 화웨이의 이번 성명에 대해 “화웨이의 이 같은 행동은 도덕적으로는 행패를 부리는 것이고, 법적으로는 모함하는 행위”라고 했다.

그는 “자기들이 전(前) 직원을 모함하고는 너도 나를 고소할 테면 하라고 하는 것은 억지다. 정상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잘못을 했다면, 그리고 진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면 최소한 부끄러워하고 반성하는 자세로 사과를 해야 한다”며 “법적으로 화웨이의 허위 신고 사건은 범죄 행위이자 모함 행위, 즉 불법이며 심지어 범죄다”라고 했다.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하고 멍완저우를 연금한 후 중국 공산당에 대대적으로 선동된 ‘애국’ 네티즌들조차도 리훙위안 사건이 알려지자 줄줄이 중국 공산당에 등을 돌리고 리훙위안을 지지하고 있다.

라이젠핑은 “사회 여론이 완전히 기울고 모두가 화웨이를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는 것은 화웨이의 비정상적인 행위가 한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도덕성이 마비된 사회지만 아직 조금이나마 양심이 남아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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