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전 직원 “억울한 옥살이 퇴사자 사건은 빙산의 일각”

리신안
2020년 1월 1일 업데이트: 2020년 1월 2일

“피해자는 많지만 다들 침묵을 선택한다. 어차피 중국에서 소송 걸어봐야 최고법원까지 가더라도 화웨이를 심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화웨이 난징연구소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퇴직한 중국인 진춘(金淳)씨는 에포크타임스와 온라인 인터뷰에서 “리훙위안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밝혔다.

리훙위안 사건은 화웨이 퇴직자인 리훙위안(李洪元·43)이 노동법에 따라 회사와 협의해 정당한 퇴직보상금을 받았지만, 이후 화웨이 측에 고소를 당해 90일간 옥살이를 했다 풀려난 사건이다. ’애국기업’으로 추앙받던 화웨이는 이 사건 이후 중국인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아일랜드에서 유학한 소프트웨어 공학석사 출신인 진씨는 화웨이 난징연구소에서 빅데이터 관련 업무를 3년간 하다가 지난 4월 퇴직했다. 그는 화웨이를 떠난 이유로 “최근 사내 분위기가 매우 험악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화웨이가 이메일과 회의를 통해 공개적으로 직원들에게 상호 고발을 독려하고 있다. 뭐든 고발하라는 식이다. 신고접수 전용 이메일도 개설했다. 마치 문화대혁명 때가 생각나 몸서리가 쳐진다. 이런 분위기가 정말 혐오스럽다”고 했다.

실제로 전현직 직원에 대한 고발이 빈번하다고 진씨는 설명했다. 그는 “화웨이 사원 교류 커뮤니티인 ‘마음의 소리(心聲社區)’에 누가 무슨 죄로 고발당해 감옥에 있다는 글이 많이 올라온다. 어떤 부서 책임자는 10년형을 받았는데 횡령죄라고 하지만, 진실은 화웨이만이 알 것”이라고 했다.

화웨이 직원 교류 커뮤니티(心聲社區) | 화면 캡처

동료들끼리 밀고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진씨는 예전에 중국에서 차단된 뉴스사이트인 ‘미국의소리(VOA)’에 접속해 뉴스를 보다가 관리자에게 걸린 일이 떠올라 초조해졌다. 그는 “고발당까봐 걱정하다가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고 했다.

진씨는 화웨이가 직원들을 잡아들이는 데에는 ‘횡령’이 아닌 다른 이유가 있다고 했다. 기밀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퇴사 전 사내에 소문이 돌았는데, 이직한 직원들이 회사의 기밀을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이란에 장비 제공하는 업무를 맡았는데, 회사에서 받은 보조금 내역과 이란 비자 기록을 증거로 이를 외부에 알리려 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란과 거래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이다. 미국은 지난 2019년 1월 화웨이와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 부회장을 대이란 경제제재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진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화웨이를 떠난 직원들은 이런 정보를 외부에 유출하려고 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리홍위안(李洪元)이 화웨이의 부당한 고발을 폭로한 게시물 | 중국 SNS 화면 캡처

그는 “이런 회사 기밀을 공개할 수 없기 때문에 화웨이는 ‘회사 협박’, ‘횡령’ 같은 혐의로 퇴사자를 경찰에 고소한다. 감옥에서는 밖에 나가서 비밀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서야 풀려날 수 있다. 퇴사자들이 기밀에 대해서는 언급 않고 자신이 무죄라는 점만 주장하는 이유”라고 했다.

진씨는 화웨이의 독특한 근무 시스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화웨이가 IBM 등 미국기업들의 경영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구 소련 KGB의 조직관리기법을 접목했다고 했다.

화웨이 선전 캠퍼스(반톈 기지)는 업무구역을 기밀정도에 따라 블루존, 그린존, 옐로우존, 레드존으로 분리했는데, 레드존은 핵심직원들만 접근할 수 있는 최고 기밀지역이다.

다른 존에 속한 직원들과는 연락을 주고받을 수 없으며 데이터도 따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다른 존을 방문하려면 반드시 리더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진씨는 전했다.

또한 진씨는 화웨이는 겉으로는 민간기업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화웨이는 공산당이 밀어줘서 성공했다. 시장을 독점하며 성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웨이는 중국 공산당의 지시를 받는 기업이 아니라 공산당의 일부다. 화웨이와 중국 공산당 사이에는 어떠한 의견차이나 마찰이 없는 것만 봐도 그렇다. 화웨이 지도부 역시 군 참모부나 국가안전부에 관계된 사람들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화웨이가 “중국인만 감시하는 게 아니라 전 세계인을 감시하려 한다”며 “스마트폰 단말기 일련번호(IMEI)를 기록하고 사용자 개인정보를 수집한다. 미국·일본·유럽에서는 IMEI 수집을 금지하지만, 화웨이는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속한 부서에서 했던 일도 전했다. “빅데이터를 이용해 사람의 취향, 성격 등을 분석해 미래의 소비를 예측하는 작업을 했다.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소비습관을 파악하면 미래에 어떤 브랜드의 어떤 제품을 구매할지 예측한다. 스마트폰의 경우 교체주기가 언제쯤인지 선호상품이 어떤 것인지 매우 정확하게 알아맞출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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