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자회사, 태평양제도 해저케이블 사업 입찰…美·호주 경계

류혜선
2021년 1월 6일
업데이트: 2021년 1월 6일

중국 공산당(중공) 산하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기업 화웨이가 태평양 지역 해저케이블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미국과 호주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닛케이 아시아 리뷰에 따르면, 최근 화웨이의 해저 네트워크 자회사 화웨이마린네트웍스가 태평양 제도의 해저케이블 설치 사업에 입찰했다. 이는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지원하는 7260만 달러짜리 사업이다.

국제통신에서 해저 케이블은 핵심적인 인프라 역할을 한다. 해저케이블은 위성보다 데이터 용량이 훨씬 커 태평양 지역 외교의 민감한 분야다. 반면, 화웨이는 중공의 정보기관으로부터 협력을 요구받는 중국기업으로 잠재적인 스파이 기관으로 여겨진다.

태평양 제도는 오랫동안 호주 수도 캔버라와 미국 수도 워싱턴의 뒤뜰 격이었다. 이곳에 베이징이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업에는 프랑스에 본부를 둔 알카텔 서브마린 네트웍스(ASN), 노키아(Nokia) 그리고 일본 NEC도 입찰에 참여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업체별 분할이 가능하지만, 구매 과정에서 화웨이 마린 네트웍스가 경쟁사보다 20% 이상 낮은 가격을 제시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개발기관의 감독 조항에 따르면 비용만 따져도 수주에서 화웨이 마린 네트웍스가 유리하다.

이 케이블은 미국 정부가 주로 사용하는 HANTRU-1호 해저케이블과 연결될 예정인 데다 미국의 군사자산이 많은 괌에 자리 잡고 있어 프로젝트가 더욱 복잡해졌다.

‘화웨이’ 타이틀 달린 기업…안보 문제

화웨이 마린 네트웍스는 기존 화웨이로부터 분리돼 현재 상하이 헝통(恆通)광전이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태평양 국가들에 화웨이를 통해 핵심 인프라를 제공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은 수십 년간 미국과 옛 태평양 영토를 위임받은 ‘자유연맹 조약’에 따라 미크로네시아 연방의 방어를 담당하고 있다.

소식통은 “워싱턴이 지난 7월 미크로네시아에 외교 각서를 보내 화웨이 마린 네트웍스와 다른 중국 회사들은 베이징 정보 및 안보 부서와 협력을 요구받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에 대한 전략상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지난 9월 18일 편지로 미크로네시아에 중공은 이 프로젝트를 이용해 ‘스파이와 지연정치 협박 활동’을 벌일 수 있음을 알렸다.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의 입찰 과정은 2020년 5월에 끝났으며, 현재 세계은행과 ADB가 입찰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다.

호주는 과거 화웨이 마린 네트웍스를 해저케이블 사업에서 제외한 바 있다. 2018년 호주는 시드니, 파푸아뉴기니, 솔로몬 제도 사이에 해저케이블을 설치하는 데 지원하기로 하면서 이미 솔로몬 제도의 수주를 받은 화웨이 마린 네트웍스를 제외했다. 또한, 10월에는 미국과 일본과 함께 출자해 태평양의 섬나라 팔라우 공화국과 해저케이블을 연결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호주는 시드니에 있는 이 상륙지점의 케이블이 호주의 통신 케이블에 엑세스하면 향후 보안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태평양 제도 휴대전화 업무 엿본 중국 기업

한편 차이나모바일이 자메이카의 이동통신사인 디지셀(Digicel)사의 태평양 사업 인수 의사를 밝혔다고 호주 언론이 전했다. 디지셀은 파푸아뉴기니의 모바일 시장 90%를 장악하고 있으며, 바누아투와 통가에서는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의 일간지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 리뷰’(AFR)는 호주 정부는 중국 회사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자산을 인수하지 못하도록 디지셀의 태평양 관련 사업 현지 입찰자들에게 자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지셀의 한 대변인은 닛케이에 ‘태평양 사업과 관련해 선제적인 문의를 받은 것은 맞다’고 밝혔다. 각 측과의 논의 내용은 기밀사항이기에 이 대변인은 더 이상의 이야기는 거절했다.

남태평양 섬나라가 미∙중 간 주도권 다툼의 최전방 방어 진지로 부상한 것은 워싱턴과 그 동맹인 캔버라에 지정학적 의미가 있다.

베이징은 지난 11월 말 이 지역 14개 섬나라 중 10개국과 화상회의를 열었다. 회의 주제는 중공 바이러스의 대유행이었지만, 회의 직후 발표된 공동성명에는 ‘하나의 중국’ 원칙이 들어 있었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한 중국 회사가 파푸아뉴기니 어업부 장관과 1억 4700만 달러 규모의 ‘다목적 어업 산업단지’를 건설한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시설의 입지는 호주 해안에서 약 200km 떨어진 곳에 있다. 중국 측이 이 사업을 위해 항구를 하나 더 건설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 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