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지지했다가 중국인 유학생들한테 ‘포스트잇 테러’ 당하고 있는 서울대생들

윤승화
2019년 11월 11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11일

“누군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서울대학교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중국 정부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홍콩 시민들에게 연대와 지지를 보내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연세대학교 등 다른 한국 대학들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중국인 유학생들의 반발이 극심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인 유학생들은 우리 대학가에 설치된 홍콩 지지 현수막과 대자보를 훼손하고 이른바 ‘포스트잇 테러’를 벌이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8일 JTBC ‘뉴스룸’은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담벼락에 노란색 메모지가 붙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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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최근 서울대 학생들은 자진해서 학내 담벼락에 홍콩을 응원하는 문구를 써 붙이기 시작했다. “파이팅”, “멀리서나마 응원합니다” 등 다양한 내용이다.

익명의 한 서울대 학생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붙여놓기도 했다. “한 인간으로서 연대합니다. 자유는 당연한 것이 아님을. 쟁취하여 얻어낸 것임을 기억하며…”

서울대 지구과학교육학과 박도형 학생은 이와 관련 “역사는 배울수록 반복되는 부분이 많다. 저희는 광주를 기억하고 있고, 세계시민으로 보편적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연대하는 게 당연하다”고 매체에 인터뷰했다.

그러나 중국인 유학생들의 반발이 거세다고 매체는 전했다.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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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우리나라 학생들이 써붙인 메모지 위에 서툰 한국어로 “너희 한국인들과 무슨 상관있냐”, “민주, 자유 무엇인지 네 놈들이 진짜 알아?”, “여론의 노예. 진짜 불쌍해”, “한국 친구들, 중국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 “대륙이 없으면 홍콩 뭘 먹고 뭘로 사냐. 무슨 혁명?” 등의 글자를 써놓았다.

영어로 “Shame on you(부끄러운 줄 알라)”라고 적어두기도 했다.

한 중국인 유학생은 취재진에 “홍콩인이든 중국 본토에 있든 다 우리 중국의 일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 사람들은 이 일을 이야기하는 게 (안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우리 학생들을 방해하는 움직임은 비단 서울대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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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에서는 중국인 유학생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가위를 들고 다니며 학내에 걸린 홍콩 지지 현수막을 두 차례 훼손, 무단 철거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들은 다른 학생들이 항의하는 소리에도 중국은 하나라는 뜻의 “원 차이나”를 외치며 현수막을 훼손하고 자리를 떠났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한 연세대 학생은 “서툰 한국어로 ‘남의 나라에 신경 쓰지 말고 공부나 하라’ 이런 식으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장주창 학생은 이에 대해 “반대 의견을 가지고 있다면 똑같은 말이든 글이든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데. 그냥 훼손해버리고 무시한다는 게 너무 폭력적이고 테러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MBC

그뿐만 아니다. 지난 2일 홍익대학교 앞에서 열린 홍콩 민주화 지지 집회의 경우, 중국인 수십여 명이 오성홍기를 들고 와 집회 관련 홍보물을 훼손하는 등 충돌을 빚기도 했다.

정식 허가를 받고 진행된 집회였기 때문에 우리 경찰은 중국인들에게 “소리 지르고 방해하지 말라”고 지도했으나 중국인들은 경찰을 신경 쓰지 않고 중국어로 고성을 쳤다.

이와 관련,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 모임은 중국인 유학생들의 현수막 철거 사건 이후 이같은 성명을 내기도 했다.

“진리와 자유를 교호로 내걸고, 과거(1980년대) 민주주의 실현의 선봉에 선 연세대 교정에서 이같은 비민주적 행위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만약 반대 의견을 내고 싶다면 교양 있게 비폭력적으로 제시하라. 공개 입장을 통해 상황을 설명하고, 현수막 무단 철거에 사과하라. 같은 만행이 반복될 시 절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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