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10주째…경찰, 지하철 역사 내에서 최루탄 발사

Nicole Hao
2019년 8월 12일 업데이트: 2019년 8월 13일

홍콩의 범죄인 중국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가 10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11일(현지시간) 홍콩 전역이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술렁였다.

홍콩 경찰이 강경진압에 나서자, 시위대가 집회를 ‘플래시몹’ 형태로 바꾼 까닭이다. 시위대는 경찰병력이 압박하면, 즉시 흩어져 이동한 뒤 다른 곳에서 헤쳐모이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플래시몹은 불특정 다수가 시간과 장소를 정해 특정한 행동을 하고 즉시 사라지는 행위를 가리킨다.

지난 6월부터 두 달간 계속되는 홍콩시민들의 송환법 반대 시위는 중국 당국을 수십 년 만에 가장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11일 오후 빅토리아 공원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평화 집회에 참가했으며, 다른 시위대는 서로 다른 지역에 모여 송환법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시위 현장에서 마주친 중학생 미키(16) 양은 “용감하게 일어선 사람들이 정당한 권리를 짓밟혔다”며 “홍콩이 어디로 갈지 모르지만, 친구들은 공부 대신 ‘홍콩의 미래와 꿈’을 위해 시위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키 양은 “정부는 우리들 중학생까지 ‘폭도’라고 불렀지만, 우리는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을 뿐이다. 그런데 경찰은 무기로 사람을 해산시킨다”며 “역사는 우리의 행동이 옳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홍콩 침사추이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는 상황에 한 여성이 얼굴을 다쳤다. 2019. 8. 11. | ANTHONY WALLACE/AFP/Getty Images

이날 홍콩 경찰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과잉 진압으로 곳곳에서 물의를 빚었다.

경찰은 쇼핑몰과 상점이 몰린 침사추이, 유흥업소가 밀집한 완차이 지역에서 최루탄을 발사해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이에 시위대도 경찰을 향해 화염병 2개를 던지며 맞대응하면서 양측 모두 부상자가 발생했다.

경찰 당국은 경찰 1명이 침사추이에서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다리 부위에 화상을 입었다며 시위대를 비난했다.

현지언론이 한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시위대 13명이 부상으로 병원에 이송됐으며 이 중 2명이 중태라고 보도했다.

한 여성 시위자는 고글을 관통한 고무탄에 오른쪽 눈을 맞아 출혈하는 등 가볍지 않은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쇼핑몰이 밀집한 번화가와 주점이 몰린 거리에서 진압봉을 휘두르고 최루탄을 발사하는 등 총력전 양상을 보였다.

특히 홍콩 지하철 콰이 퐁역에서는 밀폐된 공간인 역사 내에서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는 등 선을 넘어선 진압으로 폭력진압이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근거리에서 고무탄을 발사하는 장면도 영상으로 촬영돼, 비난 여론을 치솟게 했다.

홍콩 인권단체인 민권관찰(民權觀察)은 공식 SNS에서 “제조사는 최루탄을 야외나 환기가 잘되는 지역에서만 사용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경찰이 부적절한 과잉 폭력진압으로 시위대와 시민들의 안녕을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과거 홍콩을 다스렸던 영국에서도 우려 목소리를 냈다.

영국 외무부 성명에 따르면, 도미니크 랍 영국 외무장관은 최근 초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시위에 대한 걱정과 조언을 전달했다.

랍 외무장관은 캐리 람 행정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평화시위만이 정당한 권리가 있으며, 모든 폭력행위를 규탄한다”며 폭력이 다수 국민의 합법적인 행동을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캐리 람 행정장관에게 “의미 있는 정치적 대화”를 제안하면서 “최근의 사건에 대해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신뢰를 쌓으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영국 외무장관의 진심어린 충고에 중국 정부는 오히려 분노 반응을 나타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영국은 홍콩에 대한 주권, 관할권, 감독권이 없다”며 “영국 정부가 홍콩 최고 책임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압력을 행사한 것은 실수”라고 항의했다.

홍콩을 향한 중국 정부의 압박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이날 홍콩 대표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은 지난달 말 시위에 참가한 조종사 1명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또한 홍콩경찰 축구팀의 중국행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직원 2명을 해고했다.

모두 중국 정부의 압박에 굴복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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