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민들, 중국인 관광객에게 아이폰 ‘에어드롭’으로 시위 바로 알리기

Olivia Li
2019년 7월 11일 업데이트: 2019년 7월 16일

100만, 200만 시민이 쏟아져 나와 전 세계를 감동시킨 홍콩 시위에 대해 정작 본토 중국인 대부분은 모른다. 중국 정부에서 철저한 언론 통제와 정보 검열로 홍콩 시위 소식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홍콩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은 엄청난 인파를 보고 어찌된 일인지 어리둥절해 하거나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진다. 이에 홍콩 시위대는 기발한 방법을 생각해냈다. 아이폰 등 애플 기기에 탑재된 파일전송기술 ‘에어드롭’을 활용한 진실 알리기다. 이러한 시위대의 활약은 과거 나치독일의 흑색선전에 맞서 항공기로 물자와 홍보전단을 공중살포했던 연합군의 ‘에어드롭’ 작전을 연상시킨다 -편집부


역사적으로 공중 전단 살포는 심리전의 효과적인 형태로 이용돼 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은 나치 정권의 기만적인 선전·선동을 폭로하기 위해 독일 영토 상공에서 항공기로 전단이나 수소 풍선을 무더기로 떨어뜨렸다. 또한 한반도 분단 이후 탈북자 단체 등은 북한에서 금지된 자료를 대형 풍선을 이용해 북한 주민들에게 보내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중국 국영 언론은 홍콩 대규모 시위에 대해 침묵했다. 중국 당국은 인터넷 차단과 AI 검열로 모든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홍콩 시위와 관련된 사진, 비디오 및 보도 내용이 확산하지 못하게 막았다.

그 결과 7월 7일 23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홍콩 집회를 목격한 많은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몇 주 동안 홍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해 충격을 받고 당황했다.

홍콩 시위대는 홍콩 사람들이 무엇을 위해 싸워 왔는지 중국인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중국 본토 관광객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기발한 방법을 알아냈다. 그것은 바로 현대판 전단 살포 방식이라 할 수 있는 ‘에어드롭’.

공중 투하 ‘에어드롭(airdrop)’ | Shutterstock

에어드롭은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통해 사진과 동영상을 간편하게 전송하는 기술이다. 현재 애플 기기(휴대전화, 태블릿 등)는 파일 공유 기능인 ‘에어드롭’ 앱을 사용할 수 있으며 10m 이내에 연결된 장치끼리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 그들은 애플 기기에서 중국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간체자로 메시지를 작성해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로 방문객에게 전달했다.

“지난 한 달 동안 홍콩에서 대규모 퍼레이드가 3차례 있었고, 무려 200만 명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우리는 당신이 홍콩에서 멋진 여행을 하고, 집회의 자유를 경험하기 바랍니다. 오늘날 우리가 싸우고 있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위한 것입니다.“

에어드롭으로 전송한 메시지에는 구체적이고 생생한 그들의 호소가 담겨 있었다.

어떤 메시지는 중국 공산정권의 잔학한 행위를 폭로하고자 했다. 2008년 중국에서 발생한 분유 파동을 비난하며 독극물이 들어간 불량 분유 때문에 머리가 부은 아기 사진도 함께 올렸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애플 기기에 탑재된 파일 송수신 어플리케이션 ‘에어드롭’ | Shutterstock

중국 국영 방송은 홍콩 시민을 부추겨 ‘폭동’을 조직한 세력은 ‘외국의 반중국(Anti-China) 세력’이라고 주장한다. 에어드롭의 또 다른 파일에는 배후에 “반중국 외국 세력”은 없다고 항변하며, 1989년 톈안먼 사태 때도 중국 공산당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학생들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같은 수법을 썼다고 설명했다.

일부 홍콩 시민은 수신자가 에어드롭 메시지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알리페이나 위챗 결제용 QR 코드를 넣기도 했다.

홍콩인들이 반대하는 ‘범죄인 인도법안’은 중국을 포함해, 마카오, 대만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으로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중대한 인권침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홍콩은 대규모 시위로 이 법안의 개정을 저지해왔다. 앞서 6월 9일 행진에 103만 명이 참가했고 6월 16일에는 홍콩 인구의 4분의 1인 200만 명이 거리로 나왔으며 이달 1일에는 50만 명이 넘는 홍콩인이 시위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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