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국가안전법, 남의 나라 일 아냐…한국도 목소리 내야”

이가섭
2020년 7월 12일
업데이트: 2020년 7월 13일

국제외교 전문가 이지용 계명대 국제학부 교수
“홍콩 국가안전법(홍콩 국안법)이라고 부르자”

이지용 교수

“중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있는 국가는 원칙적으로 중국정부가 홍콩 국안법 위반자를 인도해달라고 했을 때 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문제 소지가 있다.”

국제외교 전문가 이지용 계명대 국제학부 교수는 최근 중국 공산당이 홍콩관 관련해 제정한 법을 “홍콩 국가안전법(홍콩 국안법)”으로 칭하고 “중국 정부에 설명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콩의 숨통을 조인 홍콩 국가안전법(안전법)이 본격 시행된 지 일주일이 넘었다. 시행 첫날부터 15세 소녀부터 의원까지 370명이 체포되며 홍콩 사회를 불안에 떨게 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서방세계가 안전법을 일제히 비판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오히려 홍콩에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 영국 등은 자국민에게 홍콩 여행 주의령을 내린 가운데, 캐나다는 범죄인 인도조약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외교부가 사태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힌 이후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02년 중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

—중국 공산당이 국제적 반발 속에서도 법 제정을 강행했다.
거시적 전략의 일환이다. 시진핑 체제에 들어서면서 홍콩, 마카오, 대만 등 중화권을 확고히 중국 영향력 아래 두자는 논의가 진행됐다. 그 출발점이 홍콩이고, 다음이 대만, 한국 등 아시아, 유라시아를 아우르는 일대일로로 연결된다.

하지만 안전법을 무리하게 강행하면서 전략적 차질을 가장 크게 빚은 곳이 있다. 바로 대만이다. 대만은 ‘대독(대만 독립)’과 ‘독대(독립적인 대만)’ 논쟁이 있었는데, 안전법은 향후 대만독립에 힘을 더 실어주는 요인이 됐다.

—향후 정치적, 경제적 변화가 클 것 같다.
홍콩이 경제적으로 고립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홍콩의 자유무역도시 지위 박탈과 금융 이탈 사태는 중장기적으로 발생할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경제적 치명타를 입는 부류가 중공 엘리트라는 것이다.

홍콩은 중국 경제의 대외창구로, 주로 장쩌민 계열의 중공 엘리트들의 정치적 경제적 이해가 몰려있는 곳이다. 서방의 제재로 그들의 경제적 기반이 손실을 입으면 시진핑 체제에 거세게 반발할 것이다. 현 정권은 이런 후과를 계산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적인 이익과 생존을 1순위로 둬서 안전법을 강행했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것이다. 그러나 경제 침체와 흔들리는 민심, 그리고 중공 엘리트 내부의 분열과 권력 투쟁에 직면한 상황이 중국 정치에 커다란 변동을 가져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홍콩의 자유화의 바람이 중국 본토로 옮겨갈 가능성은?
중국 대륙에도 자유화 운동이 확산될지는 미지수라고 본다. 대륙 국민들은 지난 70년간 중공의 이념적, 정치적 세뇌공작에 깊이 영향받았다. 또, 조지오웰의 소설 ‘1984’처럼 첨단 IT 기술을 통해 전반 사회가 감시당하고 있다.

단, 촉발제는 있다. 중국 국민들이 부정부패가 만연한 체제를 감내했던 것은 ‘경제 성장’이라는 과실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국경제가 구조적 모순으로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바이러스와, 중공이 보여준 폭압적 통제를 통한 관리 등으로 중국 국민들이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결합됐을 때, 중국 국민들이 언제든 운동을 벌일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중국 공산당은 외국인이 외국에서 하는 활동까지 문제 삼았다.
전 세계인에 대한 도발이다. 국제법과 국가주권이라는 기본원칙을 무시한 법 제정이라고 볼 수 있다. 무리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조항이 38조와 65조다. 38조에 따르면, 홍콩에 대해서 중공과 다른 입장으로 말했을 경우 외국인이라도 누구나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 65조는 범위에 대한 해석권을 중국 전국인대 상무위원회에 두고 있다. 사실상,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중국정부가 누구든 자기들의 사법권 하에 적용하고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법조항을 가진 곳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또, 중국과 범죄인인도 협약을 맺고 있는 국가들은 중국정부가 홍콩안전법에 근거해 범죄인인도요청을 했을 때 원칙적으로 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문제 소지가 있다. 외국과 국민들의 주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내용인 셈이다. 캐나다가 범죄인인도협약을 중지한다는 선언을 했듯, 한국도 홍콩안전법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최소한 중국 정부에 안전법 38조와 65조에 대한 직접적 설명을 요구해야 한다.

지난 1일 홍콩 안전법이 시행된 첫날, 홍콩에서는 시민 300여명과함께 에포크타임스 신문배포 사원 4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가 다음날 보석으로 풀려났다. 홍콩 민주활동가들과 함께 언론, 특히 홍콩정부나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독립적인 언론들이 대표적인 탄압 대상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지용 교수는 “에포크타임스 홍콩 지사를 비롯한 홍콩 언론인들은 국제적 연대를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외국정부 혹은 기자협회를 중심으로 강한 연대를 구축하고, 홍콩 정부와 중공을 압박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홍콩 다음은 대만, 한국, 아시아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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