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대학 캠퍼스 진입해 강경진압…최악의 폭력 사태

에바 푸
2019년 11월 18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19일

지난 일요일 홍콩 폴리테크닉대학에서 시위가 시작된 이래 최악의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장시간 발사하고, 시위대는 화살과 화염 폭탄을 던지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경찰은 또한 ‘음향대포’로 불리는 장거리음향장치(LARD)를 수백 명의 시위대가 머물고 있는 교정에서 처음 사용했다.

17일(현지시간) 오후 2시 42분경 대학에 도착한 장갑 트럭 위에 음향대포가 장착돼 약 3초간 지속되는 크고 날카로운 소리를 발사했다.

경찰은 이 장치가 “어지럼증, 메스꺼움, 방향감각을 상실하게 하는 초저주파를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무기가 아닌 방송 시스템일 뿐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한 시민에게 “어떤 식으로든 폭도들을 돕지 말라”며 “최고 1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으니 위험을 무릅쓰고 폭동에 참여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음향대포는 최악의 경우 청력을 상실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진 무기다. 홍콩 경찰이 소유하고 있는 음향대포의 사정거리는 300m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폴리테크닉대학 밖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시위대. 2019. 11. 17. | Isaac Lawrence/AFP via Getty Images

시위대는 지난주 초 홍콩 정부에 그들의 요구를 계속 전달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로 이 대학을 기지로 삼아 도시로 연결되는 도로 중앙을 점령했다.

6월에 시작된 대규모 시위는 완전한 민주주의를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중국의 공산주의 정권에 더 광범위한 저항으로 발전하고 있다.

경찰이 홍콩 폴리테크닉대학 외곽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충돌 중 물대포를 발사하고 있다. 2019. 11. 17. | Athit Perawongmetha/Reuters=Yonhapnews(연합뉴스)

캠퍼스 포위

경찰은 이날 아침 대학 내 진입에 성공하면서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 해산 작업을 시작했다. 경찰 진입을 저지하려고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대학 입구는 불길에 휩싸였다.

경찰의 공격은 오후까지 이어져 오후 2시경부터 약 3시간 동안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연속 발사했다.

오후 늦은 시각 시위대가 쏜 화살에 연락 담당인 경찰이 종아리 부상을 입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9시 30분경 캠퍼스를 포위하고 출구를 봉쇄한 뒤, 시위대 모두는 밤 10시까지 캠퍼스 북쪽 ‘블록 Y’라는 특정 출구로 나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홍콩 헝홈 지구의 폴리테크닉대학에서 시위대와 충돌 중 장갑차에 불이 붙었다. 2019. 11. 17. |
Sung Pi Lung/The Epoch Times

경찰은 현장 취재 중인 에포크타임스 기자들을 가로막고 신원 확인을 요구했으며, 시위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검증하게 했다.

자정 무렵 루이스 라우 시우퐁 경찰청장은 기관 내 공식 페이스북에 “시위대가 위험한 행동을 계속한다면 우리는 실탄으로 반격하는 등 필요한 최소한의 무력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경고의 영상물을 게시했다.

이와 비슷한 시각 ‘홍콩 언론인협회’는 경찰과 전화 통화를 인용해 대학 캠퍼스에서 나가는 모든 언론인은 “유효한 언론인 검증 서류를 제시하지 않으면 체포될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연론인협회는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 한 명이 물대포에 맞아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을 입었으며, 여러 명의 기자가 다쳤다고 밝혔다.

홍콩 폴리테크닉대학에서 시위대가 화염폭탄을 던지자 경찰이 차량에서 물대포를 발사한다. 2019. 11. 17. | Anthony Kwan/Getty Images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던 의료진 12명이 현장에서 묶여 있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이 온라인을 통해 유포됐다. 홍콩 사회노동자총연맹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사회복지사 두 명도 현장을 떠나려다 체포됐다.

새벽 2시경,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현장에 도착해 시위자들의 귀가를 도우려는 것을 경찰이 저지했다. 의원들은 경찰과 협상을 계속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페리 스트리트와 요르단 로드의 교차로에서 오전 3시경 세 발의 실탄이 발사됐다. 경찰은 시위대가 여성 시위자를 구조하기 위해 경찰을 공격했고, 심각한 위협을 받아서 총을 쏘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초기 진술에서 “아무도 쏘지 않았다”고 부인했었다.

최루탄과 물대포 발사는 새벽 5시까지 계속됐다. 폭동을 진압한다고 캠퍼스에 들어 온 경찰은 상당수의 시위자를 체포했다.

홍콩 폴리테크닉대학 캠퍼스에 바리케이드를 쌓고 있는 시위대. 2019. 11. 17. | Sung Pi Lung/The Epoch Times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일요일 상업 중심지에 위치한 채터 가든에서는 허가를 받은 평화적인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홍콩에 영광’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인간 사슬을 만들었다. 저녁 무렵 에든버러 플레이스에서는 1000여 명이 모여 종이판으로 베를린 장벽 상징물을 만들고, 홍콩의 자유화 운동을 지지했으며, 구호를 외치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

홍콩의 피츠버그 플레이스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시위대. 2019. 11. 17. | Rona Rui/The Epoch Times

폴리테크닉대학에서 자신을 T라고 부른 학생은 홍콩의 미래를 위한 싸움을 하기 위해 캠퍼스에 왔다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그는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우리의 요구를 표현하기 위해 모든 것을 평화적으로 했지만, 정부는 들어주지 않았다”면서 정부가 홍콩인에게 한 짓을 돌아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16일 현역 중국 인민해방군 병사들이 홍콩 거리에 처음으로 나타나 시위대가 차량 통제를 막기 위해 도로에 설치해 놓은 보도블록 등 장애물을 치우는 작업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이 이들 중에는 중국 ‘최강 대테러 특전부대’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하면서 중국 정권의 군사 개입이 임박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T는 1989년 톈안먼 광장에서 벌어진 학생 시위 진압을 떠올리며 홍콩에서 같은 일이 벌어진다해도 두렵지 않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고, 지금 하는 일이 옳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정부의 심판을 받지 않는다. 우리는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경찰과 정면으로 맞선 시위대가 폴리테크닉대학 다리 위에서 우산을 들고 있다. 2019. 11. 17. | Sung Pi Lung/The Epoch Times

“그들이 우리를 죽이도록 그냥 여기 서있을 수 없다. 정의를 위해 맞서 싸워야 한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또 다른 시위자는 “그들(경찰)은 실탄, 고무탄을 쏘고, 독성이 매우 강한 최루탄을 사용하고 있는데,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우리는 아무것도 없다”며 시위자들이 다른 방법이 없기에 벽돌을 던지는 데만 매달렸다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폴리테크닉대학의 학생, 동창, 직원들 약 2만1411명은 캠퍼스 주변의 무력 사용을 중단하고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떠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경찰에 호소하는 성명서에 서명했다.

홍콩 폴리테크닉대학 밖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 과정에서 경찰이 파란색 염료가 섞인 물대포를 시위대에 뿌리고 있다. 2019. 11. 17. | Tyrone Siu/Reuters=Yonhapnews(연합뉴스)

이날 짐 맥거번 미국 하원의원은 “즉각적으로 진압 상황을 완화시키고 대학에서 (무력진압을) 자제하라”고 중국과 홍콩 당국에 요구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이상의 폭력과 유혈사태는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데이빗 앨튼과 내털리 베넷 의원은 물론 말콤 리프킨드 전 외무장관까지 홍콩 지도자캐리 람에게 “경찰 무력을 억제하고 의미 있는 길을 모색하라”는 내용의 공동 서한을 보냈다.

알튼 의원은 “일부 학생들의 폭력성을 용납하지 않지만, 마찬가지로 경찰의 균형을 잃은 잔혹하고 편파적인 처사가 홍콩을 위기 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론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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