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사회주의 시행하면 파멸” 중국 관료 무심결에 ‘진실’ 발언 논란

LUO TINGTING
2019년 8월 29일 업데이트: 2019년 8월 30일

중국 정부 관료가 홍콩에서 사회주의를 실시하면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관료로서는 실언에 가까운 이 말의 주인공은 중국 중앙정부 홍콩주재 연락판공실(中聯辦, 중련판) 왕전민(王振民) 법률부장.

왕 부장은 지난 24일 선전(深圳)에서 열린 ‘홍콩·마카오 연구 심포지엄’에서 홍콩 문제를 언급하며 “일국양제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면서 중국 공산당이 홍콩에서 사회주의를 시행한다면 홍콩 사람들에게는 파멸의 재앙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홍콩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중국 정부가 직접 홍콩을 본토의 법과 사회주의 제도로 다스릴 경우 홍콩은 손실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홍콩인들은 왕 부장이 무심결에 진실을 말했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왕 부장이 국가기밀을 누설한 죄로 처벌받는 것 아니냐”라고 풍자했고, 중국 정치학자인 룽젠(榮劍)은 트위터에서 “왕 부장이 사회주의 제도를 신랄하게 공격했다. 홍콩에서 사회주의 제도를 시행한다고 해서 어찌 파멸의 재앙이라 할 수 있겠나? 설마 중국 본토가 지금 파멸의 재앙에 처해 있다는 말인가?”라고 비꼬았다.

홍콩에서 2개월 이상 이어진 송환법 반대 시위는 중국 공산당과 홍콩 정부의 송환법 개정 강제 추진에 따른 것이다.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마카오, 대만 등의 국가나 지역에도 살인, 밀수, 탈세 등을 저지른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이다.

홍콩 민중들은 일단 송환법이 통과되면 중국 공산당이 약속한 ‘일국양제’가 사라질 것이고, 홍콩의 자유롭고 민주적인 법치 환경은 더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홍콩인의 생명과 재산 및 안전이 보장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시위는 지난 6월 9일 주최 측 추산 103만 명의 홍콩 시민이 모여 송환법 철폐를 외친 빅토리아 공원 집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는 홍콩이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된 뒤 일어난 최대 규모 시위다.

하지만 홍콩 정부는 여전히 송환법을 철회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갈수록 많은 홍콩인이 중국 공산당이 배후에서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공산당을 타도하자’는 구호와 플래카드가 홍콩인들의 시위 현장에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민중이 ‘공산당은 무너지라’는 표어를 높이 들어 홍콩인들의 분노가 중국 공산당을 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 에포크타임스

지난달 21일에는 일부 시위대가 중련판 건물 앞까지 가 중국 국가 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고 날계란을 던지는 등 강한 반중국 정서를 드러냈다. 지난 3일에는 홍콩 몽콕 송환법 반대 행진이 끝난 뒤에는 여러 시위대가 침사추이의 선착장 깃대에 걸려 있던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바다에 던졌다.

중국 중앙정부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킨 이런 사건들은 홍콩인들의 분노가 홍콩정부를 넘어 중국 공산당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8월 4일, 깃발을 끌어내린 자는 폭도이며 중국의 주권에 도전했다고 발표했다.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과 중련판도 ‘극단 과격분자’라며 잇달아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이처럼 격렬하게 반응한 것은 바로 홍콩의 송환법 반대 운동이 이미 공산당 반대로 승격돼 중국 공산당을 공포에 떨게 한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 18일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린 집회에는 170만 명이 참가했다. 이날 여러 명의 시민들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송환법 반대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공산당을 반대하는 것이며 공산당이 없어야 홍콩과 세계가 진정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 중(鐘)씨는 “송환법 반대의 진정한 의미는 중국공산당 반대”라며 “사실 송환법 반대로 끄집어낸 문제는 바로 공산당 독재에 반대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8.18 빅토리아 공원 집회에서 시위자가 ‘공산당=나치당’ 패말을 들고 있다. | 예이판 기자 /에포크타임스

또 다른 시민 웡(翁)씨는 ‘중공은 나치와 같다’는 표어를 높이 치켜들며 “중국공산당이 신장(新疆) 수용소를 운영한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홍콩은 공산당이 생존하는 생명줄”이라며 “홍콩을 계속 타격하면 중공이 멸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덧붙였다.

한 70대는 홍콩인들이 중국 공산당의 진면목을 똑똑히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공산당이 홍콩을 침투했다. 경찰들, 정부 고위관료들까지 모두가 침투당했다. 이들은 모두 본토 공산당을 돕는 것이지 홍콩인을 돕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홍콩의 최신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 참여자들은 대다수가 20세에서 30세 사이이며 교육 수준이 높은 편이다.

2014년 홍콩 ‘우산운동’의 주역이었던 조슈아 웡(黃之鋒, 23)은 최근 ‘미국의 소리’에 “많은 젊은이가 중국공산당의 인권 탄압에 반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신장 위구르 지역 활동가들이 수감되고 입법회 의원이 쫓겨나며 도서 출판업자가 납치되고, 외국 기자들이 홍콩에서 쫓겨나는 것을 보았다. 이것이 일국양제를 경험한 사람들이 지금 우리는 ‘일국1.5(一國一個半)’ 체제라고 말하는 이유다. 우리는 항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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