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여자결승서 ‘펑솨이’ 티셔츠 1천장 배포 예정

김윤호
2022년 01월 29일 오전 8:55 업데이트: 2022년 01월 29일 오전 9:18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주최 측이 중국 유명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를 지지하는 티셔츠를 입은 관중에 대해 입장 금지령을 내렸다가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자 이를 철회했다. 그러자 한 시민단체에서 29일 열리는 여자 결승전에 ‘펑솨이’ 티셔츠 1000장을 배포한다고 예고했다.

티셔츠에는 “펑솨이는 어디에 있는가”(Where is Peng Shuai?)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호주 오픈 주최 측은 앞서 펑솨이 지지 티셔츠를 입은 관중 두 명을 퇴장시켰다. 티셔츠의 문구가 정치적 슬로건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러한 일이 알려지자 비난의 여론이 거세게 쏟아졌다. 그러자 주최 측은 입장을 번복했다.

펑솨이 티셔츠 운동 발기인 드루 파블루(Drew Pavlou)는 29일 여자 단식 결승전 당일 펑솨이의 행방을 걱정하는 이들과 함께 티셔츠 1천 장을 무료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경기장 밖에서 펑솨이 티셔츠를 입고 들어가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펑솨이는 지난해 11월 중국 공산당(중공) 장가오리(張高麗) 전 부총리에게 수차례 성관계를 강요당했다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폭로했다. 그러자 중공 당국은 즉각 인터넷 검열을 벌여 관련 게시물을 차단했고, 그 후 펑솨이는 돌연 연락이 끊기고 자취를 감췄다. 세계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그는 잠시 모습을 드러내고는 “성폭행당한 일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이로 인해 중공의 압력으로 인한 것이라는 추측들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펑솨이가 매번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많은 이들이 중공 당국에 의해 준비된 것이라고 의심했다. 중공 관리들이 항상 동행했기 때문에 자유롭지 못함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그녀의 신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티셔츠 배포 운동을 벌이고 있는 파블루는 지난 22일 트위터를 통해 펑솨이 티셔츠를 입고 있는 이들이 주최 측으로부터 제지당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리면서 주최측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로 인해 세계 유명 테니스 스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미국), 니콜라 마위(프랑스) 등도 주최 측에 비판을 쏟아부었다.

호주 정계에서도 논란이 됐다. 자유당 제임스 패터슨 상원의원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선수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 왜 정치적이냐며 이 문제에 대해 중공의 모략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피터 더턴 호주 국방장관도 25일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포츠를 정치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 문제는)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인권’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자 크레이그 틸리 호주테니스협회장은 25일 대회장에서 펑솨이 티셔츠를 입는 것은 괜찮다고 말했다.

한편, 26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대변인을 통해 “동계올림픽 기간 중에 펑수아이와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그는 25일 시진핑 중공 주석과 베이징 조어대(釣魚台) 국빈관에서 1년 2개월여 만에 회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