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마오쩌둥 기념 음악회 무산돼

2016년 9월 5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8일

마오쩌둥 사망 40주년을 맞아 오는 6일과 9일 호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기념 음악회가 중국인 단체의 반발로 무산됐다.

중국인 단체 ‘호주가치수호연맹’은 온라인 청원운동을 벌여 약 3천 명의 서명을 받고, 주최측에 장소를 제공한 멜버른과 시드니 당국에 연대서명 편지를 보내 행사 취소를 요구했다.

이 단체는 “마오쩌둥이 잔인한 수법으로 정적과 종교 인사들을 탄압하여 7천만 명 이상이 비자연적인 원인으로 사망했다”면서 “히틀러, 스탈린과 함께 20세기 3대 살육자인 마오쩌둥에 대한 예찬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어긋나며 현대문명에 대한 모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펑충이(馮崇義) 시드니공대(UTS) 부교수도 “많은 중국인들이 마오쩌둥이 발동한 문화대혁명과 대약진 등 정치운동에서 피해를 입었다”며 “마오쩌둥 칭송 행사는 그들의 아픈 상처를 건드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가치수호연맹’ 회원들이 행사 당일 행사장 주변에서 시위를 벌일 것을 예고하면서 시드니와 멜버른 당국은 이미 공공안전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대관 계약을 취소한 상태다.

음악회를 공동 주최한 중국계 부동산회사 ‘LB그룹’과 관광회사 ‘국제문화교류협회’는 앞서 현지 중문 언론에 콘서트를 홍보하면서 마오쩌둥을 ‘세계인의 영웅’으로 칭송했다. 이들 기업은 사업상 혜택을 얻기 위해 중국대사관이나 영사관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수시로 ‘애국행사’를 개최해 왔다.

중국에서는 시진핑의 권력 승계를 앞두고 보시라이(薄希來) 등 장쩌민 세력이 극좌파운동을 이용해 정변을 모의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마오쩌둥 관련 행사는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혁명가요 콘서트가 열린 후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관계자들이 처벌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호주의 혁명가요 음악회는 이런 중국 내 갈등이 해외로 옮겨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지난달 25일 음악회 개최 기자회견에 참석한 우창마오(吳昌冒) 호주중국인단체협회 대표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인구 약 2300만 명 중 중국계 주민이 100만 명을 차지하는 가운데 호주로 이민하는 중국인은 해마다 늘고 있다. 이중 1980-1990년대 천안문 민주화운동을 기억하는 이주민과 최근 경제력을 바탕으로 이주한 중국인들 사이에는 깊은 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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