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벌과 친해졌는데 자연으로 보내주고 왔습니다” (영상)

윤승화
2020년 6월 12일
업데이트: 2020년 6월 12일

인간과 친해진 호박벌은 꽃이 활짝 핀 자연을 앞에 두고도 훨훨 날아가지 않고 인간의 곁을 맴돌았다.

지난달 4일 유튜버 ‘제발돼라’는 “호박벌 자연으로 보내주고 왔습니다. 호박아, 안녕!”이라는 제목으로 영상 하나를 게재했다.

‘제발돼라’는 말벌, 호박벌을 키우는 곤충 콘텐츠를 올리는 유튜버다. 말벌 등 해충을 박멸하는 콘텐츠를 다루다가 말벌에게 정이 들어 벌을 키우게 된 케이스다.

앞서 지난겨울, 유튜버는 우연히 목재 속에서 어리호박벌을 발견했다. 유튜버는 호박벌에게 호박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유튜브 ‘제발돼라 PleaseBee’
유튜브 ‘제발돼라 PleaseBee’

호박이는 암벌이라 독침이 있어서 위험했다. 유튜버는 나무로 호박이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고 조심스럽게 대했다. 꿀을 줄 때 목장갑을 끼고 줄 정도였다.

독침에 쏘일 위험 속에서도 유튜버는 호박벌을 성심성의껏 돌봤다. 이후 3개월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처음으로 호박이를 맨손가락으로 만진 일, 호박이가 유튜버의 손에 머무르기 시작한 날, 유튜버의 손을 핥아준 날, 하늘을 날다가도 유튜버의 손이 보이면 손 위에 착지하기 시작한 날, 호박이가 자진해서 유튜버의 손안으로 들어오던 날…

호박이는 진짜 반려동물처럼 유튜버가 장난을 치면 데구르르 구르기도 했다.

호박이는 또 유튜버가 선물한 나무를 좋아해 나무 속을 파내고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그곳에서 꿀을 먹곤 했다.

유튜브 ‘제발돼라 PleaseBee’
유튜브 ‘제발돼라 PleaseBee’

시간이 흘러 날이 따뜻해지며 유튜버는 호박이와의 이별을 서둘렀다. 암컷인 호박이가 새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유튜버는 매일 날씨를 확인하고, 야생 벌들의 출몰을 살폈다. 그리고 호박이와 이별할 날을 정했다.

막상 녀석을 보내주려고 하니 썩 내키지 않았다. 자연으로 돌아갈 녀석이 걱정도 됐고, 계속 곁에 두고 싶은 욕심도 들었다.

그러나 유튜버는 호박이와 함께 산책을 나왔을 때 녀석의 생각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집에서는 얌전히 유튜버의 손에만 있던 호박이가 자연을 보자 매우 활발하게 날갯짓을 했기 때문이다.

유튜브 ‘제발돼라 PleaseBee’
유튜브 ‘제발돼라 PleaseBee’

이튿날부터 유튜버는 집에 꽃들을 가져가 호박이에게 자연 적응 훈련을 시켰다.

꽃을 낯설어하는 녀석을 위해 하루하루 꽃과의 시간을 늘려갔고, 호박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 야생 꽃 위에 앉히기도 했다.

정성을 알았는지, 호박이는 점차 입가에 꽃가루를 묻혀가며 꽃과의 시간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도 유튜버가 다가가면 손가락 위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이윽고 호박이를 자연으로 보내주는 날이 다가왔다. 날씨가 참 좋은 날이었다.

유튜브 ‘제발돼라 PleaseBee’
유튜브 ‘제발돼라 PleaseBee’

“호박아, 자연으로 가자~”

유튜버는 조심스레 녀석에게 손가락을 건넸다. 하지만 호박이는 뒷걸음질을 치더니, 나무 둥지로 쏙 들어가 등을 돌렸다.

나올 생각이 없어 보이는 녀석은 한참 뒤, 유튜버가 어르고 달래서야 겨우 밖으로 나왔다. 유튜버는 그런 녀석에게 마지막으로 꿀을 듬뿍 먹였다.

호박이도 이별을 아는 걸까. 유튜버가 꽃들이 활짝 핀 곳으로 호박이를 데려가는 동안, 호박이는 웬일인지 암전했다.

마침내 유튜버가 손가락을 펴고 호박이를 보내주던 순간이었다.

유튜브 ‘제발돼라 PleaseBee’
유튜브 ‘제발돼라 PleaseBee’

“잘 가, 호박아…”

호박이는 잠시동안 유튜버의 주위를 맴돌았다. 그러더니 매우 활기찬 날갯짓으로 자연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그렇게 날아다니던 호박이는 결국 유튜버의 곁을 떠나갔다.

유튜버는 “너무나도 즐거운 만남이었다. 나는 호박이와의 이별이 이렇게 슬플 줄은 몰랐다”며 “자연 속에서 호박이가 잘살고 있기를 바란다”고 영상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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