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경찰 간부 반발 확산

총경들에 이어 경감급 간부들도 집단 행동
최창근
2022년 07월 25일 오후 4:55 업데이트: 2022년 07월 25일 오후 5:00

행정안전부의 경찰 전담 조직인 ‘경찰국’ 설치를 둘러싼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전국 경찰 간부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7월 23일, 충청남도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개최됐다. 회의에는 전국 총경급 간부 710명 중 189명(현장 참석 56명, 온라인 참석 133명)이 참석했다. 회의에 참석한 총경들은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경찰국 신설,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찰청장 지휘 규칙 제정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회의 후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와 지휘 규칙 제정은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다.” “경찰 내부 여론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은 만큼, 시행령 제정 절차를 당분간 보류해 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청은 회의 시작 직전 경찰청장 직무대행(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명의로 주최 측에 ‘회의 개최 중지’를 명령했고 오후 4시경 ‘즉시 해산’을 재차 명령했지만 회의는 예정대로 열렸다.

‘경찰의 꽃’으로 불리며 일선 경찰서장, 경찰청·지방경찰청 과장 보직을 맡는 중간 간부인 총경들의 집단 반발에 경찰청 지휘부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7월 23일, 경찰청은 “국민적 우려를 고려하여 모임 자제를 촉구하고 해산을 지시했음에도 강행한 점에 대해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한다.”며 “복무 규정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한 후 참석자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후속 조치로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을 울산경찰청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 소속으로 대기발령 냈다. 경찰청은 류삼영 총경이 직무 명령을 따르지 않은 점을 들어 국가공무원법 57조 ‘복종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현장 참석자 56명에 대해선 해산 명령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감찰에 착수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해당 경찰관들을 중징계할 것임을 시사했다. 7월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상민 장관은 “경찰 총수인 경찰청장 직무대행자가 해산 명령을 내렸는데도 그걸 정면으로 위반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상민 장관은 “이번 사태는 일반 공무원들의 집단행동과는 차원이 다르다.” “(군 사조직)하나회가 12·12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 바로 이러한 시작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론 세월이 많이 지나서 쿠데타라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지만 무장할 수 있는 조직이 상부의 지시에 위반해서 임의적으로 모여서 정부의 시책을 반대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밝혔다. 이어 “더 우려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오늘 제가 발표한 내용을 정확히 이해를 하고서 이러한 모임을 하는 것인지, 잘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부화뇌동하는 것인지는 잘 알 수가 없다.”고 했다.

경찰청이 전국 경찰서장 회의 참석자 징계에 착수하자 집단 반발은 초급 간부들에게로 확산됐다. 일선 파출소장(지구대장) 등을 맡는 경위·경감급 간부들은 ‘전국 팀장 회의’ 개최를 추진 중이다. 유근창 경상남도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경감)은 7월 25일, 오전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7월 30일 충청남도 아산 경찰교육원에서 열리는 전국 팀장 회의에 저부터 참석하겠다.”며 “전국 지구대장·파출소장의 참석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7월 24일, 서울 광진경찰서 김성종 경감(경찰대 14기)은 경찰 내부망에 전국현장팀장회의를 개최하겠다고 예고하자 유근창 경감이 화답한 것이다. 팀장 회의도 서장 회의와 마찬가지로 온·오프라인 참여 형태로 진행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경찰국 신설의 정당성과 회의참석 총경에 대한 ‘징계·감찰 탄압’의 정당성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참석자에겐 동참 의사를 밝히는 화환을 받을 예정이다.

유근창 경감은 “전국 총경들이 경찰인재개발원에 모이고 화상회의를 함께 하며 단지 경찰을 걱정했는데 돌아온 것은 ‘대기발령’과 감찰이었다.”며 “류삼영 서장도 대기발령에 감찰 조사받게 되고 팀장들도 같이하겠다는데 지구대장·파출소장도 동참하는 것이 동료의 의리가 아닐까 싶다.”고 적었다. 유근창 경감은 “혼자 받는 대기발령보다 같이 받으면 덜 외로울 것이다.” “경찰청은 힘들게 감찰이나 정보 동원하지 마시고 먼저 자수하니, 이 글을 근거로 조치하면 쿨하게 받겠다.”며 경찰 지휘부를 비판했다.

일선 치안 책임을 맡고 있는 경찰 지구대·파출소장은 대부분 경감이 맡고 있으며 2022년 현재 전국 지구대·파출소는 약 2000여 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