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홍콩 지지·中 공산당 비판해도 처벌…홍콩 안전법 논란

김지웅
2020년 7월 2일
업데이트: 2020년 7월 4일

“中과 범죄인 인도조약 체결국도 주의”
英 BBC “혐오 조장도 범죄 행위로 간주”

홍콩 안전법이 외국인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해 국제적인 논란을 빚고 있다.

이 법 38조에서는 홍콩 자치권을 지원하거나 중국 정부에 대한 제재를 요구한 외국인이 홍콩에 입국하면 기소할 수 있도록 했다.

홍콩이 아닌 해외에서 홍콩안전법에서 범죄로 규정한 행위를 했더라도 홍콩을 방문하면 사법 당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BBC는 미국과 홍콩의 법 전문가들로 구성된 ‘NPC 옵저버’의 분석을 인용해 이 법에서 규정한 범죄 행위가 광범위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국가 분열, 국가권력 전복, 테러 활동, 외국세력과의 결탁 외에 중국이나 홍콩 정부 관계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한 것도 범죄 행위로 간주된다.

홍콩안전법이 홍콩인은 물론 전 세계인을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제사회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일(현지 시각) 브리핑에서 “홍콩보안법 38조가 미국인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모든 국가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홍콩안전법이 통과된 홍콩은 이제 중국 공산당 치하의 한 도시일 뿐”이라고 우려하면서 공산 정권에 대한 강력한 경제적, 법적 제재를 시사했다.

영국 인권운동가 베네딕트 로저스는 “나는 홍콩안전법이 일국양제의 죽음이자 국제적 조약 위반이라고 말했다”며 “38조 위반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미국의 동아시아 전문가인 고든 창은 자신의 트위터에 “38조는 외국인이 외국에서 한 활동도 범죄로 규정한다”고 비판했다.

BBC는 “중화인민공화국이나 홍콩 관리들을 불쾌하게 만들 수 있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면 홍콩에 가지 말라”는 중국 전문가의 조언을 전했다.

중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은 국가를 방문하는 것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해석까지 나왔다.

컬럼비아대 정치학과 앤드류 나단 교수는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한 해외 인사들은 외국 여행을 할 때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중국 공산당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한 국가는 피하라”고 조언했다.

중국은 이란 등 세계 59개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있다. 그러나 서방 국가들은 인권침해를 우려해 이탈리아, 스페인 등 소수 국가만이 체결했다. 한국도 지난 2002년 체결했다.

홍콩 영화제작자 샤오뤄위안(蕭若元)은 “해외에서의 언행이 범법으로 간주돼 홍콩에서 체포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제 모든 국가가 자신들의 국민들에게 경고할 것”이라고 했다.

국제적인 반발이 뻔히 예상되는 홍콩보안법 조항들이 중국 공산당 내부 권력암투의 산물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 전문가 탕징위안(唐靖遠)은 “이런 터무니없는 조항이 나왔다는 것은 법을 만든 사람들이 가짜 전문가이거나, 고의로 시진핑 주석을 바보로 만드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30일 전인대 상무위원회를 통해 홍콩안전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으며, 시진핑 주석은 법안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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