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2세들의 피나는 노력 덕분에 ‘일본 마루타 부대 만행’이 미국 교재에 실렸다

김연진
2020년 2월 11일
업데이트: 2020년 2월 11일

“일본 제국주의 731부대는 한국의 저명한 시인 윤동주와 독립투사 영웅 이청천 같은 한국인 수감자와 민간인에게 생체 실험이라는 만행을 저질렀다”

전 세계 과학자 30여만명이 교육받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교재에 실린 내용이다.

이는 한인 2세인 조박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와 그의 가족이 5년 넘도록 끈질기게 노력한 결과였다.

지난달 16일 조선일보는 “‘이청천까지 생체실험’ 日 만행 자료 내밀며 5년간 매주 NIH 설득”이라는 제목으로 조박 교수와 그의 가족의 사연을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박 교수는 지난 2014년 록펠러대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있던 당시 NIH 연구 윤리 강의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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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교재에는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유대인에게 자행한 생체 실험과 관련된 기록들이 실려 있었다.

그런데 일본 731부대의 생체 실험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조박 교수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731부대의 만행이 교재에 실리지 않은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에 그는 NIH 연보 작성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731부대 만행을 실어 달라”고 말했지만, 어떤 반응도 없었다.

그때부터 조박 교수와 그의 가족은 731부대와 관련된 자료 수집에 나섰다. 조박 교수의 어머니는 한의사이자 연구원이며, 형은 의사, 동생은 하버드대 의대 교수다.

의사, 과학자 집안인 조박 교수의 가족은 힘을 합쳐 731부대의 생체 실험 자료, 피해자의 증언 기록, 사진 등 공식 자료를 모아 NIH 측에 전달했다.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5년간 매주 NIH 연보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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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조박 교수 가족의 노력이 드디어 빛을 발했다.

올해 새롭게 나온 NIH 연구 윤리 연보에는 “일본군 731부대가 전쟁 포로 수천명에게 극악무도한 생물, 화학 무기 실험과 백신 실험, 생체 해부 실험 등을 자행했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또 “미국 정부는 생물, 화학 무기 연구 자료를 넘겨받는 대신에 일본 과학자들을 전범으로 처벌하지 않는 것에 합의했다”며 미국 정부가 731부대의 만행을 묵인했다는 내용까지 실렸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조박 교수는 “부모님은 늘 ‘기회가 되면 조국에 봉사해야 한다’며 한국의 역사와 한국어를 철저하게 가르치셨다. 우리에게 절대 조국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고 고백했다.

이어 “개정된 내용이 일본의 영향으로 수정되지 않도록 세상에 알리기로 했다. 의학자이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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