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황호의 음식약식] 흰머리를 까마귀처럼 검게 ‘백수오(白首烏)’

2013년 1월 16일
업데이트: 2019년 6월 28일

백수오는 한자로 白首烏라고 쓰는데, 누군가 백수오를 먹고 흰머리(백수, 白首)가 까마귀(오, 烏)처럼 검게 변했다는 데서 유래했습니다. 백수오를 또는 백하수오(白何首烏)라고도 합니다. 유사한 것으로 하수오, 적하수오 등이 있는데 모두 다른 약재며 효능도 다릅니다. 백수오는 박주가리과의 여러해살이풀인 큰조롱의 덩이뿌리입니다. 국산 큰조롱은 성장이 더디고 작아서 경제성이 극히 떨어집니다. 그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중국에서 이엽우피소와 같은 약재를 들여와 재배하는데 약효가 약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생산지·품종 꼼꼼이 확인해야

 

식약청 김양일 박사가 2003년에 쓴 글을 보면, 이엽우피소는 큰조롱보다 뿌리가 크고 수확량도 3~5배나 많고 병충해에 강해서 90년대부터 국내에서 재배하고 있지만, 검증이 되지 않아 정식 약재로 등록하지 못하는 애로사항을 토로한 바 있습니다.

 

임상가에서는 보혈 효과 등을 위해서 백수오를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최근에 백수오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건강식품으로도 선을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백수오가 진품 백수오인지, 이엽우피소를 비롯한 유사 약재인지는 알 수 없으나 투명해야 합니다. 이엽우피소를 비롯한 약재의 효능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알고 쓰고 알고 복용해야 하는 것이 첫 번째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장복이 가능하고 재연성이 있습니다.

 

보혈에 좋은 백수오

 

백수오의 첫 번째 효능은 앞서 머리카락을 검게 했다는 일화에서 알 수 있듯이 머리카락의 근간이 되는 혈액, 이 혈액을 보충하는 기능입니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간신과 혈을 보한다고 합니다. 간신은 간과 콩팥을 말하며 이 두 기관을 보하는 약재들이 혈액을 생성하는 효능도 가집니다. 대표적인 것이 당귀나 지황 같은 약재들입니다.

 

간과 콩팥이 약한 경우는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색이 옅어지며 잘 끊어집니다. 또 손톱이 쉽게 마르고 얇아지며, 간신과 직결되는 신체 부위인 허리와 무릎이 시큰거리고 약해지기 쉽습니다. 다리도 자주 삐게 됩니다. 백수오는 이런 경우에 간신을 보충해서 이런 증상을 잡아줍니다. 필자도 백수오를 탈모와 요통, 빈혈 등에 자주 쓰고 있습니다. 간신의 또 한 가지 기능은 생식능력과도 관련이 되며, 한의학에서는 귀의 근간이 신장에서 온다고 봤기 때문에 이명과 같은 만성 귀 질환에도 백수오와 같은 약재가 효과적입니다. 최근 백수오를 갱년기 여성에 많이 쓰는 이유도, 갱년기는 여성의 혈이 고갈되기 시작하는 시점으로 혈을 보충해야 열도 내리고 노화를 완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효능은 과민성대장증후군과 변비에 같이 쓴다는 점입니다. 전자는 설사에 가깝고 후자는 변비로서 상반되지만, 한의학에서는 한 가지 약재로 상반된 질환을 치료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필자의 경우에도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를 치료할 때 백수오로 탁효를 본 적이 많습니다. 소화 기능도 같이 향상시킵니다. 변비를 낫게 하는 이유는 간신을 보하는 약재가 모두 대장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변비를 한의학에서는 건조한 증상으로 보는데 보혈하는 약재가 이런 건조함을 풀어줘서 자연스레 변을 소통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밖에도 모유를 잘 나오게 하는 효능이 있는데, 한의학에서는 모유의 근간을 혈액으로 보기 때문이며, 실제로 보혈하는 약재들이 젖 분비를 촉진합니다.

 

알고 먹어야 건강하다

 

백수오는 처음엔 소음인 약재로 분류됐다가 이후에는 태양인에게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태양인에게도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이는 곧 한국인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태음인과 소양인에게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태음인은 백수오를 먹고 머리가 무거워지고 속이 불편하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사로서 천연 식품과 약재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이 최근 많아진 점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떠나, 과연 적절하게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서 먹는 사람이 많을 것인지, 맞지 않는 식품을 좋다고 생각하고 장기간 복용해 몸을 오히려 망치는 경우는 없을지 걱정스럽습니다. 그래서 주치 한의사를 꼭 주위에 한 분 두시길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상당수 질병은 자신의 몸을 모르고 섭취하는 것과 생활하는 것에 부주의하면서 생기기 때문입니다. 필자의 부족함으로 새해 인사를 깜빡한 것 같습니다. 새해 모든 분이 진정한 건강의 길을 찾는 한 해 되시기 바랍니다.

 

 

 

 

 

 

 

 

 

 

 

 

 

 

 

 

 

 

 

 

 

 

 

 

 

 

 

 

 

 

 

 

 

 

 

 

 

 

 

 

 

 

 

 

 

 

 

 

 

 

 

 

 

 

 

 

글/ 한의사

 

경희대 한의학과 졸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現 강남경희한의원 원장
저서 ‘채소스프로 시작하는 아침불끈대혁명’

김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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