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황호의 음식약식] 아침형 인간이 되고 싶다면 ‘닭’

2013년 8월 14일 업데이트: 2019년 6월 28일

칼럼을 쓰기 전 담당기자와 사전에 어떤 주제를 다룰지 상의합니다. 말복 즈음인데 닭에 대해 다뤄보자고 요청하셔서 이번 주 주제는 닭으로 정했습니다. 삼계탕이 각광받는 계절이니만큼 딱 적당한 주제라 생각합니다.

 

동의보감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동물이 아마도 닭이지 싶습니다. 오웅계, 오자계, 황웅계, 황자계, 백오계 등 색과 암수에 따라 다른 이름을 붙이고 효능과 성질도 다르게 구분해서 약으로 썼습니다.

 

시골에 내려가면 오랫동안 집에서 살고 있는 닭 부부가 있습니다. 제가 결혼할 때, 그리고 제 동생이 결혼할 때 집에서 전통혼례로 치렀는데, 그때 쓰였던 닭입니다. 닭의 다리를 묶어 암수 한 쌍을 두고 식을 치르는데, 분주히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닭의 성격상 30분 가까이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것은 곤욕일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날을 함께 한 덕분에 평생을 잡지 않고 살아가게 합니다. 수년을 병아리를 까지 못하고 살더니 요즘에는 병아리도 심심찮게 나오고 금슬이 좋습니다.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만져도 가만히 있습니다.

 

닭은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요란하게 아침을 깨우고 분주히 먹이를 찾아 이곳저곳을 뒤적입니다. 해가 지면 나무위로 올라가거나 안전한 곳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죽은 듯 잠듭니다. 아무리 사나운 닭도 해가 지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기 때문에 품에 안고 애완동물처럼 쓰다듬어도 됩니다. 그래서 밤중에 살쾡이나 여우가 와서 닭을 잡아가도 저항 한번 못합니다.

 

닭은 양기가 강한 동물입니다. 보통 날개 달린 조류의 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고 기를 보충하고 위로 끌어 올려 주는 작용이 강합니다. 그 중에서도 닭이 으뜸입니다.

 

닭고기는 색과 종을 불문하고 소화기를 튼튼하게 해주는 작용이 있습니다. 이와 함께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기운을 강하게 해줍니다. 또 허약 체질과 살이 빠질 때 이를 채워주는 힘이 있습니다.

 

동의보감을 살펴보면 누런 수탉과 암탉을 뜻하는 황자계와 황웅계는 모두 비위를 보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이와 함께 오랜 설사를 치료하고, 몸이 여위고 체력이 약할 때 이를 보충하고 살찌게 합니다.

 

털과 뼈가 까만 오골계에 대한 설명도 있습니다. 과로로 지쳐 몸이 여윈 것을 치료하고, 뼈가 부러지고 아플 때도 먹습니다. 일반적으로 황색은 비위의 기능과 관련이 있고, 검은 색은 콩팥과 뼈의 기능과 관련이 있으며, 흰색은 폐와 피부와 관련이 깊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살펴보면 도움이 됩니다. 즉 흰 닭은 호흡기를 강하게 하는 작용이 있다고 보는 등등입니다.

 

다만 닭은 몸속에서 열을 만들고 기운을 위로 끌어올리다 보니, 속에 열이 많은 분께는 좋지 않습니다. 소화력이 좋고 쉽게 배고픔을 느끼며 가끔 신물이 나고 속이 쓰린 분들은 닭고기가 맞지 않다고 보면 됩니다. 또 체질적으로도 닭고기는 소음인에게 특화된 음식으로, 특히 소양인과 태음인이 닭을 오랜 기간 먹으면 두통, 눈의 염증, 열감을 느끼게 됩니다. 보통 닭을 먹을 때 함께 먹게 되는 황기, 인삼, 대추, 찹쌀의 성질이 닭고기와 유사하게 모두 성질이 따뜻하고 기운이 위로 향하다 보니 부작용이 더욱 강하게 나타납니다.

 

닭이 필요한 사람은 쉽게 말해 닭과 반대되는 사람입니다. 기운이 달려서 쉽게 피로를 느끼고 몸이 축축 가라앉으며 식욕이 없고 살이 빠지고, 안색이 허옇거나 누런 빛을 띠며 소화불량을 자주 호소하고 가끔 설사도 하는 경우입니다. 컨디션도 오후와 밤에 더욱 좋고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고, 공부도 밤공부가 잘되고 아침과 낮 동안에는 꾸벅꾸벅 조는 경우입니다. 또 식후에 더욱 피로함과 졸림을 느끼는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소음인이라면 더욱 효과적)이 닭고기를 적절히 먹는다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음식과 약의 효과와 궁합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이며 내가 어떠한지, 상대는 어떠한지가 중요합니다. 나와 반대되는 것을 취하고 접하면 내 부족함을 채워줍니다. 유유상종도 좋지만 발전이 더디고 변화가 없기 마련이니까요.

 

 

 

 

 

 

 

 

 

 

 

 

 

 

 

 

 

 

 

 

 

 

 

 

 

 

 

 

 

 

 

 

 

 

 

 

 

 

 

 

 

 

 

 

 

 

 

 

 

 

 

 

 

 

 

 

 

 

 

 

글/ 한의사

 

경희대 한의학과 졸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現 강남경희한의원 원장
저서 ‘채소스프로 시작하는 아침불끈대혁명’

김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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