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 ‘증발’해버린 남편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아내가 눈물 꾹 참으며 전한 말 (영상)

김연진
2021년 2월 25일
업데이트: 2021년 2월 25일

최근 옆 나라 일본에서는 사람이 한순간에 ‘증발’해버리고 있다.

한두 명이 아니다. 하룻밤 사이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사람이 1년에 무려 10만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이름, 직업, 사회적 지위, 돈, 심지어 가족과 연인도 버린 채 감쪽같이 사라진다. 기존에 있던 인격체는 연기처럼 사라지고, 새로운 인격체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사회적 기현상을 ‘인간 증발’이라고 한다.

YouTube ‘내셔널지오그래픽 – National Geographic Korea’

최근 유튜브 계정 ‘내셔널지오그래픽 – National Geographic Korea’에는 “증발하는 사람들, 일본의 ‘밤 이사’ 현상”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상이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영상 설명에는 “최근 일본에서 수만 명의 사람들이 이른바 ‘증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것도 하룻밤 사이에 과거의 신원과 직업, 관계를 끊고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밤 이사’를 도와주는 업체도 있습니다”라고 소개돼 있다.

여기서 말하는 ‘밤 이사’란, 말 그대로 밤에 어딘가로 이사하는 행위를 뜻한다. 단순히 주거지를 옮기는 게 아니다.

YouTube ‘내셔널지오그래픽 – National Geographic Korea’

한 사람의 이름을 바꾸고, 새 직업을 구해주고, 새로운 지역에 새 집을 찾아주고. 그래서 사회적으로 다시 태어나는 걸 돈을 받고 도와주는 일이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밤 이사 업체 관계자는 “정식 의뢰는 3천 건 정도 된다. 단순 상담은 수만 건이 넘을 겁니다”라며 “비용이 비싼 경우에는 9천~1만 8천 달러까지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궁금증. 일본인들은 왜 갑자기 스스로 ‘증발’하는 선택을 할까.

전문가들은 일본 사회문화적인 특성을 지적하며 “집단적 수치심에서 벗어나는 행위”라고 설명한다. ‘할복’과 관련 있다는 분석도 있다.

YouTube ‘내셔널지오그래픽 – National Geographic Korea’
YouTube ‘내셔널지오그래픽 – National Geographic Korea’

일본 사회에서 실패와 좌절은 죄악처럼 여겨진다. 이혼, 빚, 실직, 시험 낙방, 가정폭력 등이 일본에서 ‘불명예’로 인식된다.

일본인들은 이것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증발을 선택하고 있다. 즉, 일본 사회에서 증발은 ‘사회적 자살’이나 다름없었다.

다큐멘터리는 “이렇게 증발을 선택한 사람들은 주로 후쿠시마현으로 향한다”라며 “그곳에서 방사능 처리 작업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이다. 서류 없이도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법 이민자 노동 시장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렇게 ‘증발’해버린 남성의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YouTube ‘내셔널지오그래픽 – National Geographic Korea’
YouTube ‘내셔널지오그래픽 – National Geographic Korea’

다큐멘터리 제작진은 그녀에게 솔직한 심경을 물었다. 그녀는 “(남편이) 갑자기 사라질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어요. 다들 깜짝 놀랐죠”라고 무거운 입을 열었다.

이어 “남편이 도박으로 큰 빚을 지고 ‘부끄러워서’ 사실을 말하지 못한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기다려도 집에 돌아오지 않았죠. 그래서 사라졌다는 걸 알았어요”라며 “마냥 기다리는 입장이 되는 건,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에요.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남편을 기다려야 하니까요”라며 울먹였다.

끝으로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 버텨야죠”라고 말했다.

다큐멘터리는 “그들이 버리고 떠난, 남겨진 사람들은 계속 고통 속에 살게 됩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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