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주권 침해행위 중단하라”

이지성
2013년 3월 11일 업데이트: 2019년 7월 24일


중국대사관 직원들이 우리나라에서 순수한 문화공연이 열리는 것을 방해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유는 공연 내용 중에 중국인권을 꼬집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이다. (사)한국파룬따파불학회 오세열 대변인은 ‘대한민국을 중화인민공화국으로 착각하는 것 아니냐’며 이런 상황에 대해 아쉬워 했다. (사진=정인권 기자)


 


 


순수한 예술공연이 정치적인 이유로 무대에 오르지 못한다면? 그것도 다른 나라의 간섭으로 그런 일이 발생했다면, 이는 내정간섭이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심각한 탄압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심각한 상황이 한국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바로 지난 7년간 국내에서 공연을 해온 뉴욕 ‘션윈예술단(神韻藝術團; Shen Yun Performing Arts)’ 공연에 대한 중국대사관 직원들의 계속된 방해가 그것이다.


 


11일 오전 9시, 뉴욕 션윈예술단 내한공연을 방해하는 중국대사관 직원들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이 종로구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사)한국파룬따파불학회의 오세열 대변인은 “중국대사관 직원들이 한국 공직자들에게 션윈 공연을 하지 못하도록 협박하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의 문화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션윈예술단은 60여 년 공산치하에서 잃어버린 5000년 중국전통문화를 부활시키기 위해 미국의 화인 예술가들이 주축이 돼 탄생했다. 한국의 공연 마니아들에게 ‘션윈(神韻)’의 이름은 아직 낯설 수도 있다. 그러나 북미를 중심으로 한 서양에서 션윈은 이미 가장 정통(正統)적이며 아름다운 공연예술을 보여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작년 2012년 시즌에는 세계적인 공연계 불황에도 세계 3대 극장 중 하나인 미국 뉴욕 링컨센터 데이비드 코크 극장(David H. Koch Theater)에서 열린 5회 공연이 전부 매진돼 공연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런데 왜 한국에서는 이 공연이 자유롭게 열리지 못하는 것일까?


 


오 대변인은 “션윈 공연이 중국공산당의 이념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연을 하지 못하도록 중국대사관 측에서 협박 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의 파룬궁 탄압을 예술적으로 승화한 작품이 공연 속에 1~2개 포함돼 있어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룬궁은 중국에서 14년째 탄압받고 있는 중국전통 기공수련으로 현재 전 세계 114개국에서 1억 명 이상이 수련하고 있다. 하지만 파룬궁이 처음 전해진 중국에서만 유독 탄압을 받고 있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 중국은 국제사회로부터 인권탄압국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오 대변인은 “중국대사관이 외교경로를 무시하고 지자체 단체장과 관계 공무원들을 직접 찾아가 위압적인 자세로 협박하는 등 외교관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언행을 일삼고 있다”고 밝히며 “그런데 한국은 경제적인 이유로 중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기자회견 후, 중국대사관 앞 우편함에 성명서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위압적인 자세로 가는 길을 막아서는 등 불필요한 마찰이 있었다. 오 대변인 등 기자회견 주최측에서 무력시위가 없었기 때문에 경찰의 행동은 다소 과장돼 보였다.


 


오 대변인은 “누구나 다닐 수 있는 대한민국 공로(公路)를 왜 막는지 모르겠다”며 “조용히 서한을 전달하고 가면 되는데 왜 가로막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오세열 대변인이 중국대사관에 성명서를 전달하기 위해 서 있다. (사진=정인권 기자)



 


 


아울러 “박근혜 정부는 인권은 인권, 경제는 경제, 외교는 외교, 문화는 문화로서 대해주길 바란다”면서 “중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당당하게 주권을 행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중국대사관은 션윈 공연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서울시 후원’을 받아 ‘길림신운(吉林神韻)’이라는 짝퉁 공연을 내세워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당시 공연담당자가 “이런 공연은 두 번 다시 하지 않겠다”고 말해 웃음거리가 됐다고 한다.


 


오 대변인은 “중화전통문화 부흥과 인간성 및 도덕성 회복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션윈 공연을 중국대사관이 교란하는 것은 딱한 일”이라며 “국내법을 준수해야 하는 외교관이 이를 상습적으로 위반하며 우리의 문화주권을 침해하고 내정간섭을 하는 행위를 널리 알려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는 20~3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중국대사관의 션윈예술단 국내공연 방해에 대해 규탄하며, 조용한 가운데서 진행되다 1시간여 만에 해산했다.


 


 



주최측에서 중국대사관 우편함에 션윈공연을 방해하지 말라는 성명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정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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