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인종차별한 유럽 항공사에 “우리 국민 차별 참을 수 없다”고 직접 경고한 정부

윤승화
2020년 2월 14일
업데이트: 2020년 2월 14일

정부가 한국인에게 인종차별 행위를 한 유럽 항공사를 직접 겨냥해 엄중 경고했다. 그러자 그전까지 입을 닫고 있던 항공사가 한국에서 직접 사과문을 낭독했다.

지난 14일 네덜란드 국적 항공사인 KLM 항공사는 서울 광화문 인근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과문을 낭독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KLM 경영진은 “한국의 고객들에게 뜻하지 않게 불편을 끼쳐 드리고 본의 아닌 상처를 입혀 드린 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사는 이달 1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인천으로 오는 항공편 화장실에 한국어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는 안내문을 붙였다.

다시 말해 한글을 읽지 못하는 외국인 승객과 승무원만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게끔 유도한 것.

사진=한국인 승객 김모 씨

비행기에 탑승한 한국인 승객이 “왜 영어 없이 한국어로만 적혀 있느냐”고 항의하자, 직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승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답변했다.

이는 중국 우한이 발원지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를 두고 모든 한국인 승객을 잠재 보유자로 간주한 인종차별 행위라며 논란을 샀다.

논란에 대해 KLM사는 “승무원의 결정에 따라 때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차별적으로 느꼈다면 죄송하다”고 언급했다.

마뜩잖은 해명에 우리 정부가 나섰다. 해당 논란을 그냥 넘어가지 않겠으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차별 방지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힌 것.

국토교통부는 “국토부는 우리 국민이 외항사의 항공기 내에서 차별적 조치를 당하지 않도록 엄중하게 대처 중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직접 입장문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

국토부는 입장문을 통해 “차별적 조치를 취한 KLM 항공사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우리 국민이 차별적 조치를 당하는 등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항공운송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우선 KLM사에 공문을 보내고, 이후에도 비슷한 일이 또 발생하면 네덜란드 항공당국에 직접 강력한 조치를 요구할 방침을 세웠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차별은 엄중히 보고 있다”며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외교라인을 통해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우리 정부의 강경한 대응이 전해지자 KLM사는 그제야 수습에 나섰다.

연합뉴스

기자간담회를 연 KLM 경영진은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영은 승무원 개인의 실수였다”며 “저희는 일부 승객을 차별적으로 대했다는 지적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러면서 “향후 인천으로부터 출발 및 도착하는 전 승무원 브리핑 시간을 통해 해당 내용을 강조할 것”이라며 “해당 항공기에 탑승해 불편을 겪은 승객 여러분과 정신적 피해를 겪었을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KLM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내부적으로 경위 조사 중이며, 전 승무원을 대상으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은 허가되지 않는다고 알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네덜란드 국적 항공사인 KLM사는 지난해 CEO가 방한 간담회를 가질 만큼 네덜란드-한국 노선 운영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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