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드라마 ‘진수기’는 ‘대장금’ 표절? 디즈니플러스는 한국만 빼고 방영

한국을 중국 속국으로 인식하는 '동북공정' 일환이라는 지적도
최창근
2022년 07월 7일 오후 4:03 업데이트: 2022년 07월 7일 오후 4:03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Disney+)’에서 전 세계에 방영 중인 중국 드라마 ‘진수기(珍饈記·Delicacies Destiny)’가 한국 드라마 ‘대장금’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더하여 동북공정(東北工程)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한국·동북아시아 역사 왜곡 논란도 더해졌다. 디즈니플러스가 한국만 빼고 전 세계에서 이 드라마를 서비스해 의구심을 더한다.

4월 7일부터 방영되고 있는 ‘진수기’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 빌리빌리(比里比里·bilibili)가 제작하고 디즈니 플러스가 독점 방영하는 16부작 드라마이다. 내용은 배우 허루이셴(何瑞賢)이 분한 여주인공 ‘링샤오샤오(凌小小)’가 황궁에 들어가 왕싱웨(王星越)가 분한 태자(太子) 주셔우샹(朱壽賞)의 사랑을 받고 성공하는 이야기이다. 서민 출신으로 세계 최고의 요리사가 되고 싶은 여주인공이 갖은 시련을 겪은 후 황궁에 들어가 뛰어난 요리 솜씨로 태자의 사랑을 받는 데 성공하고 태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내용이다.

중국 제작 드라마 ‘진수기’ 한 장면. 중국 명(明)대 황궁을 배경으로 제작된 드라마는 의상, 음식, 이야기 전개 구조 등 전반에 걸쳐 한국 드라마 ‘대장금’ 표절 논란을 일으켰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 등에는 ‘진수기’는 요리를 다루는 드라마이며 ‘진수성찬에 대한 기록’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서장금(이영애 분)이 궁궐에 들어가 요리 실력으로 인정받고 ‘어의녀’가 되는 한국 드라마 대장금과 유사하다.

스토리 라인에 이어 극중 의상, 요리도 논란을 일으켰다. 명(明)대 중국 황실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이지만 의상은 익선관(翼善冠·조선시대 국왕·왕세자가 착용하던 관모), 곤룡포 등 조선시대 궁전 의상과 유사하다. 극 중에서 주인공 링샤오샤오가 한복(韓服)과 유사한 의상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한국 누리꾼들은 ‘진수기’가 궁궐에 들어가 최고의 요리사를 거쳐 어의로 성장하는 드라마 ‘대장금’과 유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 출연자들이 한복과 유사한 의상을 입고 있고 삼겹살과 쌈을 중국 전통 요리로 소개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한국 역사와 전통문화를 중국 역사 문화의 일부로 바라보는 ‘동북공정’의 시각이 드라마에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한국 전통 복식과 음식 문화 등이 중국 문화에 속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일부 한국 누리꾼은 논란이 된 드라마를 한국만 빼고 전 세계에 방영한 디즈니플러스를 향해서도 화살을 겨눴다. 이들은 “디즈니 실망스럽다. 구독 취소하자” “디즈니플러스에 제대로 항의해야 한다”라며 디즈니플러스를 성토했다.

디즈니플러스 측은 ‘대장금’과 유사성, 문화 동북공정 논란 등과 관련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라며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또한 ‘진수기’가 한국에서 제공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디즈니플러스 콘텐츠 공개 여부 및 일정은 각 나라의 여건과 사정에 따라 상이하다.”라고 해명했다. 한국 누리꾼이 성토한  쌈 논란에 대해서는 또 다른 중국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iQIYI·愛奇藝)가 서비스 중인 웹드라마 ‘야불기적천세대인(惹不起的千歲大人·건드릴 수 없는 천살 대인)’에 등장한 장면이라 밝혔다.

이 속에서 중국 환구시보 인터넷판 ‘환구망(環球網)’은 7월 5일, 진수기가 한국에서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대해서 중국 누리꾼들은 “진수기 배우들의 의상은 중국 명(明)대 의상이다.” “삼겹살과 쌈도 중국 전통 음식이다.”라고 지적하며 기본적으로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역사 왜곡 논란 끝에 1회 방영 후 방영 중지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한 장면. | SBS 방송화면 캡처.

이를 두고 뤼차오(呂超) 중국 랴오닝(遼寧)대 미국·동아시아연구원(美國與東亞研究院) 원장은 7월 5일 중국 매체에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해있고 밀접한 교류를 통해 의복과 음식 등 문화적으로 유사한 점이 많다. 조선 시대 의복, 특히 관복(官服)은 중국 명대 의복을 거의 모방한 것과 같다.”고 지적하며 “한국은 예로부터 유교를 내세우며 중국의 우수한 문화를 적극적으로 배우고 흡수해왔으며 조선 시대에는 스스로를 소중화(小中華)라고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뤼차오는 “최근 몇 년 사이 발생한 한국과 중국 사이 문화 분쟁은 일부 젊은 한국인들이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됐다. 양 국민 모두 역사를 직시하고 상호 존중하는 자세와 열린 마음으로 교류해 양국의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한국의 전통문화와 대중문화가 세계인들에게 주목받으면서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라며 “여기서 드러난 잘못된 애국주의가 문제이다.”라고 반박했다. 서경덕 교수는 “전 세계 시청자들이 우리 드라마와 영화를 보게 되면서 예전에는 서양 사람들이 아시아 문화의 중심지를 중국으로 인식했다면, 이제는 한국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하며 “그러다 보니 중국 드라마에서도 우리 한복을 시녀에 입히는 등 낮추고 깎아내리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