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으로 힘들어하던 중학생이 떠나기 전 가족과 친구들에게 남긴 말

김우성
2021년 2월 25일
업데이트: 2021년 2월 25일

2011년 12월 20일 대구의 한 중학생 김모군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모군은 같은 반 학생들에게 상습적으로 구타와 금품 갈취 등 집단 괴롭힘을 당했다.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김모군은 가족들에게 긴 유서를 남기고 떠났다. 유서에 구체적으로 적힌 가해자들의 행동은 너무 잔인해 많은 이들을 분노케 만들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김모군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7시간 전,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에 담긴 김모군의 모습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던 김모군.

그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보는 사람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아파트에서 나온 김모군은 PC방에서 가해자들이 게임을 하는 동안 축구공을 들고 옆에서 기다렸다.

그리고 김모군은 아파트로 돌아가 마지막 선택을 했다.

김모군이 남긴 4장의 유서 / 연합뉴스

최근 ‘학교 폭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김모군의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사건이 알려지면서 사회에 학교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켰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그때에 비해 얼마나 나아졌는지 돌아볼 때가 된 건 아닐까.

김모군의 마지막 모습 / 연합뉴스

다음은 김모군이 남긴 유서의 일부다.

항상 저를 아껴주시고 가끔 저에게 용돈도 주시는 아빠, 고맙습니다.

매일 제가 불효를 했지만 웃으면서 넘어가 주시고, 저를 너무나 잘 생각해주시는 엄마, 사랑합니다.

항상 그 녀석들이 먹을 걸 다 먹어도 나를 용서해주고, 나에게 잘해주던 우리 형, 고마워.

그리고 항상 나에게 잘 대해주던 내 친구들, 고마워.

또 학교에서 잘하는 게 없던 저를 잘 격려해주시는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저희 집 도어키 번호를 바꿔주세요. 걔들이 알고 있어서 또 문 열고 저희 집에 들어올지도 몰라요.

모두들 안녕히 계세요.

아빠 매일 공부 안 하고 화만 내는 제가 걱정되셨죠? 죄송해요.

엄마 친구 데려온답시고 먹을 걸 먹게 해준 제가 바보스러웠죠? 죄송해요.

형. 매일 내가 얄밉게 굴고 짜증나게 했지? 미안해.

하지만, 내가 그런 이유는 제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란 걸 앞에서 밝혔으니 전 이제 여한이 없어요. 저는 원래 제가 진실을 말해서 우리 가족들과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었지만 제가 진실을 말해서 억울함과 우리가족 간의 오해와 다툼이 없어진 대신, 제 인생 아니 제 모든 것들을 포기했네요. 더 이상 가족들을 못 본다는 생각에 슬프지만 저는 오히려 그간의 오해가 다 풀려서 후련하기도 해요. 우리가족들, 제가 이제 앞으로 없어도 제 걱정 없이 앞으로 잘 살아가기를 빌게요.

저의 가족들이 행복하다면 저도 분명 행복할 거예요. 걱정하거나 슬퍼하지 마세요. 언젠가 우리는 한 곳에서 다시 만날 거예요. 아마도 저는 좋은 곳은 못갈 거 같지만 우리가족들은 꼭 좋은 곳을 갔으면 좋겠네요.

매일 남몰래 울고 제가 한 짓도 아닌데 억울하게 꾸중을 듣고 매일 괴롭힘 당하던 시절을 끝내는 대신 가족들을 볼 수가 없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그리고 제가 없다고 해서 슬퍼하시거나 저처럼 죽지 마세요. 저의 가족들이 슬프다면 저도 분명히 슬플 거예요. 부디 제가 없어도 행복하길 빌게요.

-우리 가족을 너무나 사랑하는 막내 올림

P.S. 부모님께 한 번도 진지하게 사랑한다는 말 못 전했지만 지금 전할게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