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298명 숨진 말레이 항공기 격추사건 재판 시작에 “정의구현 기대”

카타벨라 로버츠
2020년 3월 12일
업데이트: 2020년 3월 12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6년 전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으로 기소된 4명의 용의자에 대한 재판에 환영의 뜻을 비쳤다.

2014년 7월 말레이시아 항공 소속 보잉777 여객기 MH17편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중, 동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아 추락했다.

사고로 10개국 298명의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사망했다. 당시 동부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 지원을 받는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사이 내전이 한창이었다.

이번 재판은 여객기가 출발했던 암스테르담의 활주로 인근에 위치한 스키풀 사법단지(JCS)에서 9일(현지시간) 진행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8일 성명을 통해 ‘재판이 희생자와 가족을 위한 정의를 밝히는 중대한 순간’이라면서, 모든 관련 국가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협력을 요청했다.

기소된 용의자는 러시아인 3명과 우크라이나 1명이다. 모두 우크라이나에서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러시아 측 분리주의 무장세력과 연관돼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유엔 안보리 결의 2166호에 따라 모든 국가가 누구의 책임인지 규명해야 한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공격적인 활동을 지속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미국은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구현할 네덜란드의 법질서를 신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희생자 3분의 2가 네덜란드인이었다. 네덜란드·말레이시아·호주·벨기에·우크라이나 출신 형사 및 검사로 구성된 합동조사단(JIT)이 몇 년 동안 증거를 수집하고 조사했으나, 네덜란드가 선두에 섰다.

말레이시아 항공 MH17편의 잔해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싸우는 친 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머물던 우크라이나 마을 흐라보베 주변 들판에 떨어졌다.

네델란드 남부 공군기지 길제 리젠 기지에서 추락 원인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언론에 소개된 말레이시아 항공 MH17 여객기의 난파된 조종실. 2015. 10. 13. | Emmanuel Dunand/AFP/Getty Images

BBC 방송에 따르면 재판이 시작되고 2주 동안은 피고인 출석 없이 재판을 진행할지 여부 등 세부 사항에 대해 논의한다. BBC는 이번 재판이 네덜란드 역사상 가장 복잡한 형사 사건이 될 것이라며 향후 3년 이상을 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족들의 발언 기회도 마련된다. 가족을 잃고 그간의 삶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범죄자에게 어떤 형벌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등을 말할 수 있다.

지난해 러시아 국적자인 이고르 기르킨, 세르게이 두빈스키, 올레그 풀라토프와 우크라이나 국적자 레오니드 카르첸코 등 용의자 4명에 대해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

합동조사단은 이들 4명 모두 당시 친 러시아 분리주의 무장세력의 우두머리였으며, 직접 공격을 하지 않았지만 미사일 공격에 공모했다고 밝혔다.

기르킨은 강경하고 전투적인 러시아 민족주의자로 우크라이나에서 자칭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국방장관’이었다. 두빈스키, 풀라토프, 카르첸코는 분리주의자들의 군사 정보부대 일원이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도 용의자를 인도하지 않아 이들 중 누구도 재판에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법에 따라 용의자들이 출석하지 않아도 재판은 계속할 수 있다.

공산 국가들의 관행처럼 러시아는 어떤 의혹이든 부인해왔다. MH17 격추 사건에 대해서도 “편향적이고 일방적인 조사”라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덜란드 매체 NL타임스가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크렘린 당국은 재판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네덜란드가 주도한 조사의 객관성에 대해 항상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외무부는 지난달 7일 성명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진실 규명과 정의를 구현할 중대한 이정표”라며 이번 재판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추락 당시 MH17에는 43명의 말레이시아 승객과 승무원이 타고 있었다.

한편, 8일 네덜란드 헤이그 주재 러시아 대사관 바깥에는 298개의 빈 의자가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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