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절하 위험에 직면한 달러, 위안화 국제화 가속하는 중공

류지윤
2021년 4월 13일
업데이트: 2021년 4월 13일

중공이 ‘달러 패권’을 미∙중 간 힘겨루기와 결부해 위안화의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심지어 미국의 금융 제재를 피하고자 달러와의 관계를 끊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뉴스가 4월 이후 전 세계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외자와 위안화에 손 뻗은 중공, 둘로 확연히 갈렸다

중공이 최근 외국 자본과 위안화에 잇따라 손을 뻗어 국제적인 관심을 끌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일 중공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외자 은행이 해외에서 중국으로 옮길 수 있는 금액을 제한하는 새 규정을 마련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공 중앙은행과 국가외환관리국은 금융기관의 역외 융자 거시조정 매개 변수를 1.25에서 1로 낮췄다. 이 매개 변수 하향 조정은 금융기관의 역외 융자 능력을 직접 떨어뜨렸다.

NYT는 저렴한 해외 자금으로 외화 차입 사업을 하는 것이 외국계 은행들의 중국 내 주요 수익 모델이라고 전했다. 중공의 외국 은행 규제는 전 세계 은행 임원들의 우려를 자아냈으며, 이는 자금 유입 압력을 낮춰 위안화의 상승세를 완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2020년 한햇동안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6.47% 상승했고, 연간 최대 상승폭은 9.15%에 달했다. 경제가 글로벌화되는 요즘, 통화가치 하락은 수출에 도움이 되지만 자국 상품의 경쟁력을 해치는 것으로 간주된다.

중공이 지난달 외자 은행들에 4월 초까지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으며, 이는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고 채권을 매각하고 기타 투자를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NYT는 전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공의 금융 쪽 고위 관리들은 국무원 신문에서 외자 유치를 강조했었다.

중공은 외자 유입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위안화의 출국을 위한 문을 활짝 열었다.

지난 1월 초, 중앙은행∙발전 개혁 위원회∙상무부∙국유 자산 감독 관리 위원회∙은행 및 보험 감독 관리 위원회∙외환국 등 6개 부처는 공동으로 ‘역외 위안화 정책을 더욱 최적화하고 대외무역 안정 외자를 지원하기 위한 통지문’을 발표해 위안화 결제 편의화와 역외 사용을 추진했으며, 2월 4일부터 정식 시행에 들어갔다.

중국 언론은 이번 조치는 위안화의 해외 진출을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중앙은행 등 6개 부처의 공동 발문은 위안화의 국제화에 대한 당국의 중시를 부각했다고 전했다.

중공의 외자 규제 뒤엔 바이든의 ‘수문 개방’ 있었다

NYT는 중공의 새로운 외자 규제 움직임을 해석하면서 미국 등 외부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 중인 뉴딜 정책이 중공에 발붙일 틈을 주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지난 7일 15년간 2조 5000억 달러를 조성하겠다는 세수 계획을 내놓았다. 5일에는 전 세계 재무부 장관들에게 세계 최저의 기업세율을 제정할 것을 제의했다. 옐런 의 이 같은 조치는 바이든의 뉴딜 정책의 일환이다.

지난달 31일 바이든 정부는 2조 3000억 달러에 이르는 일자리 법안을 내놓았고, 막대한 경기부양책의 자금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기업세율을 현재의 21%에서 28%로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달 1조 9000억 달러의 코로나19 부양책을 통과시킨 바이든 정부는 이달 또 다른 2조 달러 규모의 경제 제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허칭옌(何漣)은 에포크타임스에 바이든 정부의 전례 없는 경기부양책 3개에 드는 자금이 6조 달러를 넘고, 결국엔 돈을 찍어내고 빚을 내서 해결할 수밖에 없어 달러 가치 하락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21%의 기업세율은 트럼프 정부의 주요 성과 중 하나로, 재임 중 미국 경제의 지속적인 번영을 뒷받침했던 중요한 축으로 꼽힌다.

옐런의 계속되는 손보기는 바이든의 값비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자금 조달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세금을 더 걷든, 세계에서 최저 세율을 추진하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재계에선 보통 증세가 기업의 부담을 키워 경기 회복을 둔화시킬 뿐 아니라 통화가치 절상처럼 미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본다.

7일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재계의 반발에 맞서 추가 관세 인하에 대해 세율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G20은 미국의 ‘21% 세계 최저 기업세율 설정’ 제안에 대해 “전과 마찬가지로 올해 중반까지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즉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일부 높은 세율의 유럽 국가들은 조건부 지지를 선언했지만, 낮은 세율의 아일랜드 등은 미루는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유럽은 미국 측의 ‘세계 최저 기업세율’을 지지하는 조건으로 미국 기업 위주의 인터넷 거물들에 디지털서비스세 징수를 내세웠지만, 미국 정부는 이중과세라는 이유로 디지털세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중공에 있어 자유 사회의 어떤 움직임도 정권에 대한 위협일 수 있고, 트럼프 정책을 뒤집어버린 바이든의 조세 개혁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3월 2일, 중공의 은행 및 보험 감독 관리 위원회(은보감위)의 궈수칭(郭樹) 주석은 국무원 신문에서 외자 유치를 독려하면서도 미국의 금융자산 버블 붕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친중 성향의 홍콩 동방일보는 앞서 궈수칭 은보감위 주석과 중공 당국의 속뜻을 전했다. 동방일보는 지난 8일 “바이든 정부가 조세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경제 대통합을 노린 것으로, 우선 중국에 핫머니를 유입한 뒤 시장 공황을 조성해 중국 현지 자산의 거품을 터뜨리려는 함정”이라고 논평했다.

이 같은 논평은 미국에 대한 중공의 경계심을 대변하고 위안화 국제화의 동기 혹은 핑계 중 하나로 간주된다.

미국의 금융 핵폭탄 피하려고 위안화 국제화에 박차 가하는 중공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표한 ‘공적 외한보유고 통화구성’(COFER)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까지 달러가 전 세계 외화보유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비율은 59%로 25년 만에 가장 늦은 수준이었다. 위안화 자산은 2.25%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는 여전히 확고한 위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위안화의 압박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다.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엄청난 금액의 경기부양책이 먹힐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RS∙연준) 이사회의 양적 완화 통화 정책과 마찬가지로 달러의 가치와 국제적 위상에 충격을 줄 수도 있다.

‘양적 완화’란 속칭 ‘돈 찍어내기’로, 중국에선 ‘화폐 방수(放水)’로도 불린다.

경제학자 허칭옌은 바이든 뉴딜이 달러화와 국채 추가 발행으로 돈을 조달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미국 국채 매입은 미국의 부채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분담해 달러의 국제적 지위나 이른바 ‘달러 패권’을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허칭옌은 지난 33개월 동안 글로벌 중앙은행이 미국 채권을 팔아 기록을 세운 점과 연준이 보유한 미국 채권이 해외 채권자를 앞질렀다는 점을 들어 미국 국채가 내부 순환에 들어갔음을 시사했다. 그녀는 미 국채의 ‘내부 채권화’ 추세가 ‘달러 패권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달러 패권’이 내부 침식에 시달리는 사이 중공은 달러와의 관계를 끊을 준비를 할 정도로 위안화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9일 중공 중앙은행과 국가외환관리국 등 4개 부처는 하이난(海南) 자유무역항 신정책을 발표하며 총 33개의 금융 조치를 제기했다. 이들 조치 중 위안화 환율 인하가 1순위로 꼽혔으며, 새로운 국제 무역 결제 편의화 등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새로운 조치들이 포함됐다.

지난 1일 중공 중앙은행 연구국 왕신(王信) 국장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연구소와 홍콩 금융관리국이 중국 본토와 홍콩을 오가며 디지털 위안화 사용을 테스트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위안화는 중공이 경제 자원을 절대적으로 통제하려는 시도로 여겨지며 동시에 미국의 금융제재 회피를 위한 돌파구이기도 하다. 중앙은행이 주관하는 중국금융지는 지난해 9월, “디지털 화폐에 대한 발행권과 통제권이 주권 국가 간 경쟁의 ‘새로운 전쟁터’가 될 것”이라는 글을 실었다.

지난 3월 27일 중공과 이란 정부는 25년간의 공식 협의서에 서명했다. 실제로 이란은 수년 전부터 중공과 통화 스와프를 해왔고 2019년에는 달러 대신 위안화를 주요 통화로 채택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바 있다. BBC는 3월 29일 자 중국어 보도에서 최근 이란∙중국 간 합의로 위안화 결제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일부 경제학자들의 견해를 전했다.

중공과 이란의 결속을 성사시킨 요인 중 하나는 미국, 특히 달러의 억제력이었다.

미국 정부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가 운영하는 글로벌 금융메시지 네트워크, 뉴욕어음교화소 민간결제 시스템(CHIPS) 등 국제 결제 시스템을 통해 인권 침해 정권들에 대한 금융 제재를 수시로 시행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 정부는 이란의 테러와 인권 침해를 이유로 SWIFT에 대(對)이란 금융 제재 이행을 여러 차례 요구했고, 2018년에는 이란 중앙은행을 SWIFT 플랫폼에서 퇴출했다.

최근 미국의 이란 제재는 중공 내 이란의 폭정을 지지하는 각국의 기관과 개인에게까지 확대됐다.

SWIFT나 CHIPS 플랫폼에서 제재 대상을 내쫓아 버리면 상대방이 달러를 쓰고 받는 통로를 차단할 수 있는데, 이는 활로를 차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그 파장이 커 미국의 금융 제재는 외부에서 ‘금융 핵폭탄’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듣는다.

3월 23일 중공 중앙은행은 SWIFT와 4개 중국 자본 기관이 합자해 ‘금융 게이트웨이 정보 서비스 회사’를 설립해 가입자에게 금융 게이트웨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기업신용플랫폼에 따르면 ‘금융 게이트웨이’의 법인대표 황메이룬(黃美倫)은 SWIFT의 중국 내 독자 기업인 ‘글로벌융합네트워크기술서비스’의 사장이다. ‘금융 게이트웨이’의 지배주주는 SWIFT로, 55%의 지분을 갖고 있다. 나머지 4개 주주는 중공 중앙은행 결제센터, 역외은행간결제책임회사, 중국 결제 협회, 중앙은행 디지털통화연구소다.

중공 정부 홈페이지 소식에 따르면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SWIFT 금융 게이트웨이 구축의 주요 목적이 ‘역외 금융정보 서비스의 연속 처리 확보’라고 설명했다.

역외 서비스의 연속 처리 확보란 무엇일까? 또 SWIFT 금융 게이트웨이는 대체 어떤 쓰임새가 있는 걸까?

전직 중앙은행 관리에 따르면 미국의 금융 제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지난해 ‘중국금융 40인 포럼’(CF40)에서 장샤오후이(張曉慧) 전 중앙은행 통화정책국장은 “중국 금융 기업들은 줄곧 미국의 금융 제재를 받을 경우 달러 결제 및 결제 채널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녀는 “달러 체계에 의존해 결제하는 습관 역시 세밀한 관리를 통해 개선할 수 있다”고 해결 방법을 암시했다.

장샤오후이는 중국 내 은행들이 대부분 전액 결제 방식으로 SWIFT나 미국의 CHIPS를 통해 결제하고 있지만, 현재 대부분 국가가 달러에 대해 순금액 결제, 즉 국내 은행 내부와 은행 간 먼저 결제한 다음 해외로 나가 결제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며 “중국이 순금액 결제 방식을 선택할 경우, 하루 평균 결제금액은 전액 결제 방식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장샤오후이의 속뜻은 바로 세밀한 작업을 통해 SWIFT, CHIPS를 통한 미국의 금융 제재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미국 정부가 금융 제재를 할 경우 전액 결제 방식 아래에선 제재 대상이 SWIFT 플랫폼에서 쫓겨나고 은행 코드가 삭제돼, 해당 은행이 직접 SWFIT를 통하거나 미국의 CHIPS에 결제 메시지를 보낼 수 없어 정통으로 타격을 받게 된다.

하지만 순금액 결제 방식에선 모든 결제가 국내 금융 게이트웨이로 보내지고, SWIFT 플랫폼이 도킹하는 것은 금융 게이트웨이에 대한 순금액뿐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금융제재 대상을 특정하기가 어렵다.

이것이 바로 중공이 조용히 SWIFT 금융 게이트웨이를 구축한 진짜 의도다.

그러나 SWIFT ‘금융 게이트웨이’는 미국의 금융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동적인 옵션일 뿐, 중공의 야심은 그 이상이다.

중공의 어용학자 디듕셩(翟東勝)이 밝힌 사실에 따르면, 중공은 달러 패권을 거두기 위해 코로나19와 ‘일대일로’를 이용해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하고, 무역에서 위안화 가격 책정과 결제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또 “위안화는 가격 책정 화폐가 될 것”이라며 미국과 가격 책정권을 두고 다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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