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싱가포르 도착…대만 깜짝 방문 가능성 열려있어

중국군 대만해협서 실탄 사격 훈련
최창근
2022년 08월 1일 오전 11:57 업데이트: 2022년 08월 1일 오후 5:58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 하원의장의 아시아 순방이 시작됐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지만 대만 방문 여부는 미지수이다.

펠로시 하원의장이 탑승한 미국 연방정부 전용기 보잉 C-40C 클리퍼는 한국 시각 7월 31일 오후 1시, 하와이를 이륙하여 같은 날 오후 9시, 괌 미 공군 기지에 도착했다. 이어 밤 11시 30분 괌 기지를 떠나 8월 1일 오전 5시 싱가포르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펠로시 의장은 7월 31일, 트위터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과 친구들에게 미국의 확고부동한 약속을 재확인하기 위해 오늘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방문한다.”고 밝혔다. 펠로시의 순방단에는 5명의 민주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들이 동행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 미국 매체들은 보도했다.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마크 타카노(캘리포니아), 수잔 델베네(워싱턴), 라쟈 크리쉬나무르디(일리노이), 앤디 킴(뉴저지) 연방 하원의원 등이다.

싱가포르 중문 신문 ‘연합조보(聯合朝報)’는 싱가포르 외교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하여 “펠로시 하원의장이 8월 1~2일 싱가포르를 공식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비춰 볼 때 방문국 순서는 싱가포르-말레이시아-한국-일본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 순방 일정은 8월 4일로 잠정 확정됐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11시 50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국 연방하원의원단을 이끌고 방한하는 펠로시 의장과 약 50분간의 양자 회담을 한다. 이번 회담에서는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경제 협력 ▲기후위기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후 국회 사랑재에서 오찬을 갖는다.

일본 일정과 관련해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은 “펠로시 의장이 8월 5일 도쿄에서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중의원(衆議院·하원) 의장과 회담하는 일정을 조율 중이다.”라고 보도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대만 방문에 대해서 대만 일간지 ‘연합보(聯合報)’는 “펠로시 의장이 8월 4일, 필리핀 소재 클라크 미국 공군기지에서 출발해 대만에 도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연합보는 “펠로시 의장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난 후 다음 날 오후 일본 요코타 공군기지로 향할 것이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신문은 “프랑스 등 많은 해외 언론이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대만 당국은 이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종합할 때 펠로시 의장은 한국 방문 전 ‘깜짝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중국 당국은 펠로시의 일거수일투족 추적 보도하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 인터넷판 ‘환구망’은 항공기 경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다24’에 표시된 항적을 근거로 펠로시 의장의 일정을 추적 보도하고 있다. 중국 국방부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할 경우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내놨다.

중국은 7월 30일 대만을 마주한 동부 푸젠(福建)성 연안 핑탄섬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가시화될 경우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중국 인민해방군도 일제히 ‘전투 준비’를 강조하고 나섰다. 인민해방군 공보 부처는 7월 30일 웨이보에 창군 95주년 영상을 올리고 “중국군은 항상 전투에 대비한다.”는 메시지 게재했다.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도 위챗 계정에 적재 및 수송 훈련을 실시한 소식을 전하며 “연전연승 언제나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육군 제80집단은 30일 웨이보에 ‘전투 대비’라는 문구를 올렸다.

이 속에서 미국 정부도 중국의 무력 위협에 정면 대응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일본 오키나와 지역 신문 ‘류큐신보(琉球新報)’는 7월 30일, 오키나와현 소재 가데나(嘉手納) 미국 공군기지에 주일미군 소속이 아닌 미국 군용기 10여 대가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 내 공군기지 소속 KC-135 공중급유기 9대가 차례로 날아 왔다.”고 했다. 이 밖에 항공모함 함재 수송기 C2A 그레이하운드 2대, 미국 해군 강습상륙함 트리폴리 탑재기 MH60 헬기 1대도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류큐신보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에 따라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 국무부 장관을 역임한 마이크 폼페이오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지지하지 않은 조 바이든 행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전 국무부 장관은 7월 31일 방송된 WABC77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도·태평양 순방을 시작한 펠로시 의장이 실제 대만을 방문할지 모르겠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추진을 두고 “현 시점에서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본다.”며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긴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중국의 선전에 괴롭힘을 당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그것도 미·중 정상이 긴 통화를 한 직후에 그런 것은 한국, 일본, 호주 등 역내(域內) 우방에 정말 나쁜 메시지를 보낼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낸시, 나도 당신과 함께 가겠다” “나는 중국에 입국이 금지돼있지만 자유를 사랑하는 대만은 아니다. 거기서 보자.”며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