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美 하원의장,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도 대만 전격 방문

앤드루 쏜브룩
2022년 08월 3일 오전 7:57 업데이트: 2022년 08월 3일 오전 10:08

아시아 국가를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 공산당과 선전기관의 계속되는 폭력 위협에도 2일 대만을 전격 방문했다.

펠로시 의장을 주축으로 한 미 하원 의원 대표단은 미군 수송기 보잉 C-40C(이하 SPAR19편)로 이날 밤 10시45분께 대만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 도착했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 도착 후 발표한 성명에서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대만의 활기찬 민주주의를 지지하겠다는 미국의 확고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는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서 선택을 앞두고 있기에, 오늘날 2300만 대만 국민과 미국의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펠로시 의장은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대만 관계에 대한 오랜 정책을 결코 바꾸지 않을 것이며, 현 상태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이번 방문이 중국의 외교적 원칙인 ‘하나의 중국’을 위반해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발언이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기 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 방문 일정을 사전에 발표했지만, 타이완 방문 여부는 막판까지 발표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난 4월 대만 방문을 예정했지만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감염으로 연기했다.

중국 공산당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을 핑계 삼아 미국과 대만을 상대로 위협을 가하며, 미국의 외교 정책을 강제로 변화시키려 시도해왔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지난달 2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불장난을 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고 말했다.

앞서 6월 중국 국방부장(장관급) 웨이펑허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대회(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누가 감히 대만을 (중국에서) 분열시킨다면 우리는 반드시 일전(一戰)을 불사하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지도부는 위협에 침착하게 대처했다. 1일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대만에 관한 어떤 정책도 바꾸지 않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커비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의 오랜 정책과 일치하는 (펠로시의) 단순한 방문을 일종의 위기나 분쟁으로 바꾸거나 대만해협 내 또는 그 주변에서 공격적인 군사활동을 늘리기 위해 이용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끼를 물거나 무력충돌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겁먹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수십 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서태평양의 바다와 하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다”라고 했다.

중국 공산당은 경제적으로 대만을 압박했다. 100개 이상의 대만 식품 및 농업 회사 제품의 중국 수입을 금지했다. 대만 총통부 사이트에는 사이버 공격이 가해졌다.

이러한 위협에 미국과 대만의 지도자들은 연대를 표명했다.

대만 왕팅유 의원은 트위터에서 “중화인민공화국(중공)이 이 아름다운 섬에서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무력을 사용하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에 주요 국가의 입법부 의장이 대만 방문을 취소한다면 그것은 자유세계의 다른 지도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라고 썼다.

커비 대변인은 “우리는 처음부터 펠로시가 스스로 결정을 내릴 것이며 의회가 정부의 독립된 기관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며 “우리 헌법은 권력 분립을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화인민공화국(중공)에 이것은 40년 이상의 외교 관계를 고려할 때 잘 알려져 있다. 의장은 대만을 방문할 권리가 있고 하원의장은 이전에도 대만을 방문한 적이 있으며, 올해를 포함해 많은 의원들이 대만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펠로시, 안전을 위해 군용기로 아시아 순방

펠로시 의장이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면서 그녀가 미 공군 수송기 SPAR19편에 탑승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 수송기의 목적지는 필리핀을 통과하면서 타이페이로 업데이트됐으며 남중국해 상공을 우회해 인도네시아 상공을 동쪽으로 비행했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는 “전례 없는” 관심으로 인해 서버에 부하가 걸려 웹사이트 사용이 잠시 중단됐다고 발표했다. 2일 밤에만 30만 명의 사용자가 SPAR19편의 궤적을 추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저지하려 미국을 향해 호전적인 발언을 퍼부었고 대만해협에서 실탄훈련을 하는 등 군사적 위협을 가했지만,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막지는 못했다.

중공 지도부는 이번 순방이 대만과 미국 간의 관계를 증진하고 대만을 독립국가로 합법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공은 대만에 대한 외교적, 군사적 압력을 꾸준히 높여왔으며, 2016년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자 대만 정부와의 모든 관계를 단절했다.

한편, 펠로시 의장은 이번 주 내에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