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솨이 인터뷰서 폭로 번복…女테니스협회 “우려 여전”

하석원
2022년 02월 8일 오후 8:01 업데이트: 2022년 02월 8일 오후 8:01

중국 공산당 고위 관리에게 성관계를 강요당했다고 밝힌 뒤 실종됐던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36)가 최근 인터뷰에서 “성폭행은 없었다”고 말했지만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인터뷰가 질문 내용을 사전 제출해 당국 검토를 거치는 조건으로 진행된 데다 현장에 중국 당국 관계자와 신원 미상의 인물까지 배석해 진실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앞서 펑솨이는 작년 11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장가오리 전 중국 국무원 총리와는 불륜관계였으며 그의 아내의 묵인하에 2018년 성관계를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게시물은 올려진 지 20여 분 만에 삭제됐지만, 파문은 전 세계로 퍼졌다.

이후 그녀가 자취를 감추자 전 세계에서 그녀의 안전을 걱정하는 반응이 쇄도했다. 특히 세계여자프로테니스협회는 가장 강력한 우려 목소리를 내며 중국 정부를 압박했다.

펑솨이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작년 12월 20일 싱가포르 중국어매체 ‘연합조보’를 통해서였다. 그녀는 전날 상하이에서 진행한 ‘연합조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누군가 날 성폭행했다고 말하거나 쓴 적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해명은 이달 7일 공개된 프랑스 스포츠 매체 ‘레퀴프(L’Equipe)’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대로 반복됐다. 이 인터뷰는 자취를 감췄다가 다시 나타난 펑솨이가 서양 비중국어 매체와는 처음으로 가진 인터뷰다.

그녀는 레퀴프에 “어느 누가 나를 성폭행했다고 말한 적 없다”며 “난 사라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 밖에 어떠한 추가적인 정보도 담기지 않은 제한된 답변만 내놨다. 자신의 SNS 게시물이 오해를 일으켰다며 “더는 왜곡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당 게시물을 20분 만에 삭제한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원해서 지웠다”고만 답했다. 왜 올렸는지, 내용이 사실인지에 대해서는 레퀴프가 질문하지 않았고 펑솨이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 인터뷰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중국올림픽위원회 관계자가 배석한 채로 이뤄졌다. 사실상 그녀의 신병이 완전히 중국 측에 놓인 상태에서 진행된 셈이다.

레퀴프가 추후 밝힌 바에 따르면, 인터뷰는 모든 질문을 사전에 제출해 검토받는 조건으로 허용됐다. 또한 인터뷰에 배석했던 중국 측 관계자는 중국올림픽위원회 판공실 주임 왕칸(王侃)이었으며, 이름을 밝히지 않은 여성이 왕칸과 함께 있었다.

인터뷰가 공개되자 세계여자프로테니스협회의 스티브 사이먼 대표는 성명을 내고 “이번 인터뷰는 펑솨이의 첫 SNS 게시물에 대한 우려를 줄여주지는 못한다”며 그녀의 안전에 우려도 해소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사이먼 대표는 “협회는 세계 모든 선수들에게 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관계 당국에 혐의를 공식 조사하고, 협회가 펑솨이와 개인적으로 면담할 기회를 줄 것을 촉구해왔다”고 밝혔다.

반면 마크 아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펑솨이가 인터뷰에서 자유롭게 말한 것인지 협박을 받은 것인지 질문을 받았지만,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아담스 대변인은 “우리는 스포츠 조직이며, 우리 업무는 그녀와 연락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판단은 IOC 소관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IOC는 중국 내 소수민족 인권탄압 문제와 관련해서도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지난해 기자회견에서 중국 공산당의 위구르족과 티베트, 홍콩 탄압에 대해 “정치의 소관”이라며 관여할 바가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권은 펑솨이의 폭로 내용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조사계획도 밝히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펑솨이에 대한 악의적 추측을 중단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