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FBI 지시 따라 특정 계정·게시물 차단”

한동훈
2022년 12월 17일 오후 5:0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7일 오후 7:44

머스크 주도하는 ‘트위터 파일’ 6탄 공개
FBI, 2020년 미국 대선 전 ‘살생부’ 전달
트위터 임원, FBI 요원과 정기적으로 접촉

트위터가 미 연방수사국(FBI)의 ‘자회사’ 수준으로 긴밀히 움직이며 사용자를 검열해왔다는 내용이 폭로됐다.

미국의 탐사보도 전문기자 매트 타이비는 16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 파일’ 6탄을 공개했다. 이번 파일에는 트위터가 FBI와 자주 연락하며 특정 계정과 게시물을 삭제한 정황이 담겨 있었다.

‘트위터 파일’은 트위터 경영진과 직원들이 내부적으로 주고받거나 혹은 외부인사들과 나눈 메시지를 담은 문건이다. 이달 2일 첫 번째 파일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6편이 공개됐다.

‘트위터 파일’은 트위터의 새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승인하에 이뤄지는 일종의 내부자 폭로다. 머스크가 인수하기 이전의 트위터 경영진이 어떻게 사용자를 검열하고 트위터를 특정 방향의 목소리로만 채웠는지 보여주고 있다.

폭로의 실행은 타이비를 비롯해 뉴욕타임스 필진 출신 바리 와이스, 작가 겸 언론인 마이클 셸렌버거 등 3명의 언론인이 머스크의 지원을 받아 번갈아 가면서 진행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들에게 “회사 내부 문건 접근을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6탄을 공개한 타이비는 “트위터는 FBI와 지속적으로 빈번하게 접촉했다”며 “마치 자회사 같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위터 임원인 요엘 로스가 지난달 해고되기 전까지 약 2년간 FBI와 150통 이상의 이메일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요엘 로스는 트위터의 신뢰·안전담당 글로벌 책임자로 근무했지만, 지난달 3일 머스크의 기존 트위터 임직원 대량 해고 때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주류 매체는 트위터의 혼란상 보도에 바빴지만, 해고 이유에 관한 보도에는 인색했다.

타이비가 공개한 메일에는 2020년 대선(11월8일) 직전이었던 11월 3일 FBI관계자가 발송한 메일이 포함돼 있었다. 이 관계자는 이메일에서 “다가오는 선거에 관해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는 일에 사용될 수 있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며 우파 성향 언론인의 계정을 포함해 25개 계정을 나열했다.

이 목록은 며칠 후 당시 FBI 샌프란시스코 지국의 고위 요원 엘비스 챈에 의해 트위터로 전달됐다. FBI가 특정 계정의 삭제나 제한을 요청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같은 달 10일 발송된 또 다른 이메일에서 FBI 샌프란시스코 지국은 “트위터의 서비스 약관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며 4개 계정을 추가로 트위터 측에 보냈다.

이러한 계정 중 하나는 당시 민주당 소속 뉴욕 주지사였던 앤드루 쿠오모가 코로나19 백신 의무화의 필요성을 말하는 영상과 함께 “민주당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면 우리가 만나게 될 미래”라며 투표를 독려하는 게시물이 실려 있었다.

FBI 고위 요원 엘비스 챈은 빅테크와 연락 담당자를 맡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타이비에 따르면, 챈 요원은 로스 외에 트위터의 다른 고위 임원과도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구글, 페이스북 등 다른 빅테크 기업에서 비슷한 위치에 있던 인물들과도 정기적으로 접촉했다.

챈 요원은 현재 FBI에서 해임된 상태다. 연방정부 기관과 협력해 트위터 등 빅테크 기업에 불법적인 사용자 검열을 요구한 혐의다.

이 혐의는 미주리주와 루이지애나주 법무부에 의해 제기됐다. 미주리와 루이지애나는 FBI를 포함한 정부기관과 트위터 등 빅테크를 상대로 주민들의 언론 자유를 침해했다며 헌법소원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소송에서는 2020년 대선 때 트위터 등에 특정 게시물 삭제 요청을 직접 실행한 인물로 챈 요원을 지목하고 있다.

챈 요원은 소송과 관련해 “때로는 그들(빅테크)이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알려왔던 일을 기억한다”며 “때로 그들은 해당 게시물이 운영 정책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의 증언은 소셜미디어 업체의 운영 정책을 위반하지 않았는데도, 특정한 사용자 계정과 게시물이 검열당했음을 시사한다.

다만, FBI가 삭제를 요청한 모든 게시물이 다 삭제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챈 요원은 증언에서 “성공률 50%”라고 표현했다. 삭제 요청 중 절반 정도만 삭제됐다는 의미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챈 요원은 2020년 10월 ‘뉴욕포스트’ 단독 기사로 폭로된 헌터 스캔들을 “외국 세력의 허위 정보 유포 공작”이라고 소셜미디어 업체에 경고한 FBI 고위 관계자 중 하나로 확인됐다.

헌터 스캔들은 2020년 11월 미국 대선 때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우크라이나와 중국에서 부패한 사업에 가담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폭로 직후 민주당과 바이든 후보는 이 사실을 부인하고 주류 매체들도 스캔들은 허구라고 보도했으나, 헌터 스캔들의 근거가 된 헌터 노트북은 나중에 위조가 아닌 진품으로 확인됐다.

트위터는 이 같은 FBI의 경고를 받아들여 ‘뉴욕포스트’의 계정을 차단하고 다른 사용자들이 이 기사를 공유하는 것을 차단했다. 또한 해당 기사에 관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이 잘 보이지 않도록 억제했다. 페이스북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나중에 잭 도시 전 트위터 CEO는 헌터 스캔들에 관한 내용을 검열한 것은 실수라고 사과했으며 최근 한 인터뷰에서도 “착오라고 생각한다”며 거듭 사과했다.

한편, 트위터와 FBI는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 이 기사는 자카리 스티버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