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폭로에…FBI 발끈 “우리 신용 떨어뜨리려는 음모”

조영이 인턴기자
2022년 12월 22일 오후 10:15 업데이트: 2022년 12월 22일 오후 10:15

미 연방수사국(FBI)이 최근 공개된 ‘트위터 파일’을 두고 “FBI의 신용을 떨어뜨리려는 음모”라며 반발했다.

FBI는 21일(이하 현지시간) FOX 뉴스에 보낸 성명에서 “FBI와 트위터가 주고받은 이메일은 오래전부터 지속된 연방정부와 민간 기업 간 계약의 한 사례일뿐”이라며 “음모론자들과 다른 사람들이 FBI의 신용을 깎아내리기 위해 대중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FBI는 ‘음모론자’가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위터 파일’, 일론 머스크 승인 아래 공개한 ‘검열’ 내용들

FBI가 입장을 표명한 ‘트위터 파일’은 이달 초부터 일론 머스크의 승인하에 공개 중인 트위터 내부 문건이다. 트위터 경영진과 직원들이 나눈 대화나 혹은 외부 인사들과 나눈 메시지가 들어있다. 지금까지 총 6편이 공개됐다.

언론인 마이클 셸렌버거는 2020년 미 대선 기간 FBI가 트위터를 포함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헌터 바이든 노트북 스캔들 확산을 통제한 정황을 담은 파일을 최근 공개했다. 셸렌버거는 머스크에게 트위터 내부 파일 접근을 승인받은 언론인 중 한 명이다.

셸렌버거는 파일을 공개하면서 “FBI 요원은 SNS에서 일하고 있는 전직 요원과 함께 트위터, 페이스북 최고 경영진과 접촉했다”며 “그뿐만 아니라 헌터 바이든 이슈가 공개될 때 이를 묵살하도록 뉴스 파트 관계자들을 사전에 준비시켰다”고 폭로했다.

머스크, ‘헌터 바이든 스캔들’ 기사 검열한 FBI 출신 트위터 부사장 해고

셸렌버거가 말한 FBI에서 트위터로 이직한 고위급 인사 가운데 한 명은 제임스 베이커 전 FBI 법률 자문이다. 그는 2020년 6월 트위터로 이직해 부사장 겸 법률 자문을 맡아왔다.

머스크는 이달 초 베이커를 해고했다. 머스크는 6일 트위터에 “베이커가 대중들에게 알려져야 할 정보 공개를 억압하는 역할을 한다는 우려가 있다”며 “오늘 트위터에서 퇴출됐다”고 밝혔다.

베이커는 해고당한 뒤 아무런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머스크 역시 “대중들에게 알려져야 할 중요한 정보”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베이커의 퇴출은 트위터의 내부 검열과 관련됐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특히 그가 2020년 대선 당시, 선거를 한 달 남겨두고 터져 나온 뉴욕타임스의 헌터 바이든 노트북 폭로 기사를 검열하는 일에 개입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FBI와 특검이 2년 넘도록 조사했지만, 아무런 혐의도 찾지 못하고 끝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에도 베이커가 연루돼 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는 미국 대선을 몇 주 앞둔 2016년 9월, 힐러리 클린턴 선거캠프 소속 변호사였던 마이클 서스먼의 제보로 촉발됐다.

자신을 클린턴 캠프와 무관한 공익 제보자라고 속인 서스먼은 트럼프와 러시아 사이 비밀스러운 연결 채널이 있다고 FBI 법률 자문에 자료를 건넸다. 서스먼의 거짓말을 믿고 FBI에 자료를 전달한 인물이 바로 베이커 였다.

공화당 소속 짐 조던 하원의원은 6일 “트위터는 전직 FBI 자문인 제임스 베이커를 고용해 이 이야기를 검열할 구실을 제공하도록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스캔들부터 헌터 스캔들에 이르기까지 내부 검열을 검토할 인물로 베이커가 적임자였을 것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FBI, 2020년 미국 대선 전 ‘검열 명부’ 전달

탐사보도 전문기자 매트 타이비는 16일 트위터 파일 6탄을 공개했다. 공개한 메일에는 2020년 대선 직전이었던 11월 3일 FBI 관계자가 발송한 메일이 포함돼 있었다. 이 관계자는 이메일에서 “다가오는 선거에 관해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는 일에 사용될 수 있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며 우파 언론인 계정을 포함해 25개 계정을 나열했다.

이 목록은 며칠 후 당시 FBI 샌프란시스코 지국의 고위 요원 엘비스 챈에 의해 트위터에 전달됐다. FBI가 특정 계정의 삭제나 제한을 요청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FBI 샌프란시스코 지국은 같은 달 10일 발송한 이메일에서 “트위터의 서비스 약관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며 4개 계정을 추가로 트위터 측에 보냈다.

공개된 파일에 따르면 FBI의 트위터 접촉은 단발성에 그친 것이 아니며 FBI 요원과 SNS 직원 간의 소통 채널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소통한 것으로 확인됐다.

FBI는 언론사, SNS와 협력해 여론을 검열한 일에 대해 하원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하원 주도권을 갖게 된 공화당은 의회 소환권을 발동해 FBI 관리들에게 관련 문서와 증언을 요구하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