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머스크의 적대적 M&A 시도에 ‘포이즌 필’ 승인

한동훈
2022년 04월 16일 오전 9:51 업데이트: 2022년 04월 16일 오전 10:35

스파이들 품고 다니는 독약에서 유래한 경영권 방어책
전문가 “주주에 이익되는 제안 거절하면 이사회 책임”

트위터가 일론 머스크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시도에 ‘포이즌 필’ 전략으로 맞서기로 했다.

15일(현지시각) 트위터 이사회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포이즌 필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이날 “우리가 요청하지 않았고 구속력도 없는 트위터 인수 제안에 맞서, 기간을 한정해 주주권 계획을 시행하는 방안이 만장일치로 이사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포이즌 필은 누군가 M&A를 시도할 경우, 시도하는 측을 제외한 다른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를 시가보다 훨씬 싼값에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하는 전략이다.

기존 주주들은 적은 비용으로 많은 주식을 확보할 수 있게 돼 경영권 방어가 쉬워진다. 반면 M&A를 시도하는 측은 인수 비용이 늘어나 지분 확보가 어려워진다.

이 전략은 경영권 방어가 목표인 만큼 ‘경영권이 위협받는 때’에만 발동되도록 조건이 달린다. 트위터 이사진은 지분 15%를 조건으로 걸었다.

트위터 이사회는 향후 1년간 누군가 이사회 동의 없이 회사 지분을 15% 이상 보유할 경우, 포이즌 필이 발동된다고 밝혔다. 다른 주주들은 할인된 가격으로 주식을 2배 늘릴 수 있는 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전날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지분 전량을 현금으로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언론 자유의 원칙이 준수되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며 트위터 지분 100%를 주당 54.2달러, 총 430억 달러에 사겠다 회사 측에 제안했다.

머스크는 이미 트위터 최대 주주다. 지난 4일 트위터 공시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분 9.2%를 확보했다.

포이즌 필은 적대적 M&A 대상이 된 기업의 경영권 방어 전략의 하나다. 1980년대에 고안됐으며, 스파이가 체포될 경우에 대비해 독약(포이즌 필)을 품고 다니는 데서 유래했다.

트위터 경쟁사인 팔러의 전 임시 CEO 마크 메클러는 위성채널 NTD와의 인터뷰에서 트위터의 포이즌 필 전략과 관련 “실제 효과를 낼지는 주주들의 선택에 달렸다”며 “주주들이 콜옵션을 행사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머스크는 트위터 이사회가 포이즌 필 전략 승인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의무(fiduciary duty)를 위반한 것”이라며 “엄청난(titanic) 수준의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미시간 주립대학 법학과 애덤 캔더브 교수는 이번 결정이 발표되기 전 에포크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사회가 주주들에게 이익이 되는 제안을 거절할 경우 법적 책임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캔더브 교수는 “트위터 소유자는 주주들이다. 이사회는 회사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회사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며 “이사회가 매우 유리한 가격을 제안받았는데 이를 거절한다면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가 트위터에 제안한 1주당 54.2달러는 전일 트위터 주식 종가 대비 54%의 프리미엄을 붙인 금액이다.

전날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2022에 참석한 머스크는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자금 조달 방안은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그가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트위터는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