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24년 대선출마 선언…“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한동훈
2022년 11월 16일 오후 12:43 업데이트: 2022년 11월 16일 오후 3: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1년 가까이 대선 출마를 시사했던 트럼프(76)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고 영광스럽게 만들기 위해 나는 오늘 밤 미국 대통령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거대한 부패를 물리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유일한 세력은 당신들, 즉 미국 국민들”이라며 이번 대선이 자신의 선거운동이 아니라 “우리의 선거운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나라는 끔찍한 상태에 있다. 우리는 큰 곤경에 처해 있다”며 치솟은 인플레이션, 전쟁의 위협, 불법 이민자들에게 개방된 남부 국경 등을 언급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을 비난했다.

이어 더 강력한 외교 정책, 세금 인하, 규제 완화를 포함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비전을 설명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컴백은 지금 당장 시작된다”며 “2년 전 내가 퇴임했을 때, 우리 나라는 황금기를 맞을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수십 년간 이어졌던 글로벌리스트들의 매각과 일방적인 무역 거래의 시대를 끝냈고, 수백만 명을 가난에서 구해냈으며, 힘을 합쳐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건설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2년 전에는 중국, 러시아, 북한이 모두 미국의 견제를 받았다며 자신의 외교적 성과를 언급했다.

그는 “휘청거리던 중국은 다시 일어섰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광경이다. 왜냐면 미국이 모든 전선에서 그들을 능가했고, 중국은 수십억 달러의 세금과 관세를 지불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선거 전략을 주도하며 선거 직전까지 여론조사에서 큰 우세를 이끌어냈다.

선거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난 현재 공화당은 하원 과반까지 단 1석만 남겨두고 있지만, 상원은 민주당이 수성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경합주였던 네바다에서는 개표가 6일에 걸쳐 이뤄진 가운데, 막판까지 이어졌던 공화당의 우세가 증발하고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마찬가지로 경합주였던 애리조나주에서는 민주당 마크 켈리 후보가 공화당 블레이크 마스터스 후보를 밀어내고 승자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두 지역에서 모두 개표가 지연되면서 개표 완료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렸던 2020년 대선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트럼프 역시 네바다와 애리조나 선거 결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14일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진실)소셜에 “또 하나의 거대한 선거 사기일 뿐이다. 미국이여 깨어나라!!”라고 썼다.

트럼프의 대선 출마 선언으로 2024년 대선은 또 한 번 드럼프와 바이든의 대결이 재연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 차례 차기 대선에 도전할 의사를 밝혀왔으며, 현재 당내 경선 통과가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만만치 않은 당내 경선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재선에 성공한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경선 도전 가능성에 대한 소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는 드산티스를 “평균적인 공화당 주지사”라고 부르며 여러 차례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드산티스는 아직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공화당 안팎에서는 차기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트럼프 대항마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의 출마 선언을 앞두고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차기 대선에서 공화당에는 더 나은 선택지가 있다”며 다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시사했다. 두 사람은 지난 대선 때 러닝메이트로 완주했으나 부정선거 주장을 놓고 의견 대립을 보였다.

2021년 1월 6일 발생한 의회 습격 사건의 ‘배후’라는 민주당의 공세도 트럼프가 돌파해야 할 또 다른 관문이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 특별조사위원회는 트럼프를 상대로 소환장을 발부했지만 트럼프는 이를 거부해 기소될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의 가장 큰 지지자 중 한 명인 스티븐 배넌은 비슷한 소환장을 무시했다가 의회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의혹도 트럼프가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다. 만약 법무부가 작심하고 기소를 추진한다면,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에 대법원에서 법정 드라마를 쓰게 될 가능성이 크다.

중간선거 책임론 역시 트럼프 앞에 놓인 장애물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인플레이션만으로 정권심판론이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했던 압도적 승리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자, 공화당 일부 중진들은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민주당과 몇몇 언론은 트럼프 책임론을 띄우려 하고 있지만, 공화당 내부에서는 매코널 원내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교체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척 슈머 의원은 공화당의 저조한 중간선거 성과를 두고 트럼프에 책임을 돌렸으나, 트럼프는 지난 13일 매코널 원내대표가 애리조나 상원선거 후보로 나선 마스터스를 지지하지 않고, 민주당이 주도하는 ‘그린 뉴딜’ 법안을 통과시키도록 의회를 방치한 것을 비난했다.

다만, 톰 코튼 상원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매코널 대표를 두둔하고 있어 당 내부 정비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는 동안 미국은 전례 없는 장기호황을 구가했지만, 트럼프 본인은 임기 내내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2016년 대선 때, 트럼프가 러시아와 공모했다며 수사를 벌였고, 이러한 공세는 2017년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이 특검에 임명되면서 절정에 달했다.

기득권 언론의 대대적인 편파 보도 속에서도 특검은 트럼프에 대해 아무런 혐의 없이 종료됐고, 법무부는 트럼프 측근을 비슷한 혐의로 기소했지만 러시아와 공모 혐의가 입증된 인물은 없었다.

* 이 기사는 아이번 펜초코프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