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멸종위기종 보호법 개혁…“규제부담 완화”

"보호법 대상 중 멸종위기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겨우 3%..보호는 되지만 개선은 안 되는 실정"
매튜 밴덤
2019년 8월 21일 업데이트: 2019년 8월 21일

데이비드 베른하르트 미 내무장관이 지난 12일(이하 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멸종위기종 보호법(ESA: Endangered Species Act)에 대해 기업 친화적 규제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들은 새 규제개혁이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면서 토지 소유자와 기업의 (규제로 인한)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실제로 서식하지 않는 희귀 개구리 보호를 위해 루이지애나의 사유지 개발을 제한한 연방정부의 결정을 도가 지나쳤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이 ESA 시행에 있어 새로운 규제 변화를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규정은 ‘핵심서식지(critical habitat)’ 지정에 사용되는 기준뿐만 아니라 멸종위기종의 목록과 재분류에 사용되는 기준을 명확히 할 예정이다. ‘핵심서식지’는 멸종위기종이나 멸종우려종의 보존이 필요한 지역의 일부 또는 전체, 점유지 주변 지역으로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종의 생존과 회복을 위해 보전이 필요한 지역을 정의한다.

루이지애나의 개구리 사건이 불러온 한 가지 변화는 최근 몇 년 동안 사용된 핵심서식지의 폭넓은 정의를 없애는 것인데, 이는 종이 서식하지 않아도 종의 회복을 위해 보전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지역에 대한 규제를 가리킨다.

또 다른 변화는, 멸종 위기가 덜 임박한 ‘멸종우려종’을 멸종 위기가 임박한 ‘멸종위기종’과 마찬가지로 취급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미 연방대법원은 2018년 11월 27일 세계 최대 목재·제지회사 웨어하우저(Weyerhaeuser)와 미국 어류·야생동식물 보호국(USFWS)과의 재판에서 만장일치로 멸종위기종 보호법을 남용한 토지 압류는 무효라고 판결했다. 시애틀의 웨어하우저사와 (루이지애나 개구리 보호 구역) 토지 소유주인 에드워드 포이테벤트의 변호사들은 루이지애나 습지를 미시시피에서만 발견되는 검은 땅다람쥐개구리(Dusky gopher frog)의 핵심서식지로 지정한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미 내무부는 루이지애나에 있는 땅을 핵심서식지로 지정한 후 개구리의 멸종을 막겠다며 기존의 ‘임시 봄못(ephemeral or vernal pond)’들을 유지하고 디프사우스 지역에 새 연못들을 파려고 했다. 임시 봄못은 동·식물의 생명을 지탱하는 계절성 물웅덩이로 주로 봄철 전후로 물이 고이고 이후에는 말라있는 습지의 일종이다. 내무부의 계획은 개구리를 새로운 연못으로 옮기고 연못 주위의 땅을 보호하려는 것이었다.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공익법률기관인 태평양법률재단(PLF)은 이 소송에서 토지 소유주 포이테벤트를 대변해 ESA 시행 방식을 바꿔 달라고 정부에 청원했다.

조나단 우드 태평양법률재단 선임 변호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새 규정은 멸종위기종 보호법이 시행된 이래 가장 야심찬 개혁”이라고 말했다.

태평양법률 재단의 변호사 조나단 우드. | Pacific Legal Foundation

우드 변호사는 “개혁안에는 크게 세 가지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70년대에는 내무부가 아닌 상무부가 멸종위기종의 보호 조치를 확대해 단순히 (멸종이) 우려된다고 생각되는 종 역시 보호했다고 설명했다. 새 개혁안 중 하나는 상무부에서 이 정책을 뒤집은 것으로, 이는 태평양 법률 재단이 2014년과 2015년에 규칙 제정 청원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우드 변호사는 “이전의 규제는 토지 소유주들에게 불법적이고 불공평했으며 종을 보호하기 위한 유인정책을 오히려 해쳤다”고 말했다.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종 가운데 상황이 충분히 개선돼 멸종위기 목록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겨우 3%다. 그래서 현재의 시스템은 종은 보호하지만, 상태를 ‘개선’하지는 못한다고 우드 변호사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전국의 우리 의뢰인과, 토지 소유자, 멸종위기종에 명백한 승리”라며 “처음으로, 멸종위기종의 회복률이 상승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두 번째 새 규정은 멸종위기종의 핵심서식지를 지정하던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우드 변호사는 앞으로 당국자들은 서식지를 먼저 조사한 후 그 종들이 발견되지 않은 지역을 조사할 것으로 추정했다.

세 번째 규정 변화는 각 기관이 ESA를 관리하는 데 있어 서로 협력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시도라고 그는 말했다.

토지 소유자와 기업 지지자들은 제안된 변경안을 수용하고 있지만 환경보호단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ESA를 파괴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ESA는 1973년 12월 28일 리처드 닉슨 행정부에서 공포한 법령으로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경제 성장과 발전의 결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이 법은 종과 ‘멸종 위기·우려 종들이 의존하는 생태계’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일례로, 미 남부 테네시강 유역에 자리 잡고 있는 텔리코(Tellico) 댐은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이던 1973년, 이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새로운 어종인 ‘스네일 다터(snail darter)’가 발견되면서 댐 건설 사업이 일시에 중단될 뻔한 사건으로 유명하다. 1978년 연방대법원은 “법률 제정에 있어 의회의 의도는 어떤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종의 멸종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며 보전론자의 손을 들어 준 바 있다.

베른하르트 장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ESA 규정에 대한 변경 사항을 공개하고 새 규정은 투명성과 실효성을 높이고 법 집행의 현대화를 이룰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멸종위기종 보호법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은 이 법의 궁극적 목표인 가장 희귀한 종의 회복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것”이라며 “이 법의 실효성은 명확하고 효율적이며 일관된 실행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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