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해임…“다음주 후임 지명”

Ivan Pentchoukov
2019년 9월 11일 업데이트: 2019년 9월 1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해임했다.

북한,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의 대응에 강경 노선을 고수하던 볼턴 보좌관이 경질되면서 여러 평가와 후임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지난 밤 나는 존 볼턴에게 백악관에서 그가 일하는 것이 더는 필요하지 않다고 알렸다”며 “행정부의 다른 임원들처럼 나도 그가 제안했던 사안들에 강하게 반대했고, 그래서 오늘 아침 존에게 사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봉직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다음 주에 그의 후임을 지명하겠다고 전했다.

국가안보팀의 일원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을 해임할 권리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또 그가 볼턴 전 보좌관과 여러 차례 의견이 엇갈렸음을 시인했다.

이날 볼턴의 해임 소식이 전해진 직후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백악관 기자 간담회에서 “대통령은 언제라도 원하는 참모에 대한 인사 권리가 있다”면서 “그(대통령)가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미국의 외교정책을 전달하는 데 있어서 그의 노력과 판단에 도움이 되는 사람을 둬야 한다”고 뜻을 표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공약으로 내건 외교정책을 지켜나가고 있다”며 “각료 한 사람의 해임으로 트럼프의 입장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이 해임된 이유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외교정책과 연관이 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이슬람 정권에 맞서 최대한의 군사적 압박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란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제재를 가했고, 그 힘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전제조건 없이 이란 대통령을 만나겠다는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위 발언은 매파 볼턴 전 보좌관이 떠났다고 해서 미국의 이란에 대한 제재가 약화하는 것은 아님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뉴욕 유엔 총회 때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공화당 내 트럼프 측근 인사로 알려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물러난 볼턴 보좌관에 대해 “대통령을 보좌하는 일뿐만 아니라 미국의 안전을 위한 의제를 완수하기 위해 힘썼다”고 입지를 세워 줬다.

나아가 그레이엄 의원은 성명에서 “대통령이 세계 질서를 유지함에 미국의 힘을 대체할 국가가 없고, 강인함이 약함보다 낫다는 세계관과 안보의식을 가진 사람을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선택하길 바란다”고 표명했다.

닉슨 전 대통령이 설립한 국가이익센터의 국방안보분야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은 볼턴의 해고는 “늦은 감이 있으며 트럼프 팀에게는 현명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이메일로 보낸 성명을 통해 국가안보보좌관의 후보로 수십 년의 정부 및 외교 정책 전문지식을 가진 스티븐 비건 현 북한 특별대표를 거론했다.  퇴역 미군 대령 출신 듀엣 맥그리거도 트럼프의 절제된 외교정책 비전에 매우 부합된다고 했다. 맥그리거 대령은 폭스뉴스 단골 출연자이기도 하다.

한편, 볼턴 전 보좌관의 해임 과정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당사자의 의견은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에게 먼저 경질의 뜻을 밝혔다고 트위터 메시지를 게재한 직후 볼턴 전 보좌관은 자신이 먼저 “어젯밤 사의를 표명했고, 트럼프는 ‘내일 얘기해보자’ 했다”고 글을 올렸다.

볼턴의 해임은 2018년 4월 H.R. 맥매스터 후임으로 백악관에 입성한 후 1년 6개월여 만의 하차다.

뉴욕타임스(NYT) 등 다수 언론은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 아프가니스탄 등 여러 적대국과의 외교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 전 보좌관이 이견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슬람무장세력(ISIS)과 이란의 영향력에 대항하기 위해 시리아에 미군의 주둔을 주장했다. 그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약속한 시리아 철군에도 반대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은 2000여 명의 시리아 주둔 미군의 전면 철수를 발표했다.

특히 지난 8일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평화 협정을 마무리 짓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조직 탈레반 지도자들의 비밀 회동이 예정돼 있었으나 갑작스레 회동이 전격 취소됐다. 미국 언론은 회동이 취소된 배경에 볼턴 전 보좌관이 연관돼 있다는 추측에 주목했다.  볼턴 보좌관이 관련 내용을 언론에 흘려 극비 사항이 보도됐다는 것이 결정적 경질 사유라는 관측이다.

볼턴 보좌관의 경질은 백악관 참모들도 놀랄 만큼 깜짝 발표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볼턴 보좌관, 폼페이오 국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3인의 테러 관련 공동 브리핑을 한 시간 앞두고 게재됐기 때문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이후 백악관을 떠났다며 예정대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볼턴 보좌관 측의 한 인사는 “볼턴의 재임 기간 나쁜 합의는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적들과 현명하지 않은 합의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볼턴 보좌관의 임무였다고 말했다.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이 위 발언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자 미소를 지으며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누군가 그를 보호하고 있는 것 같이 들린다”고 답했다.

볼튼 전 보좌관은 레이건 행정부 시절 매파적인 외교정책관을 옹호해 왔고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이라크전에 대한 지지의 목소리를 내면서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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