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우디에 군대 파견…“유엔서 이란 만날 계획 없다”

보웬 샤오
2019년 9월 24일 업데이트: 2019년 9월 2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이하 현지시간) 이번 유엔 총회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날 의사가 없다면서도 회동 가능성은 열려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 병력과 미사일 방어 장비를 배치하는 등 이란에 대해 “최고 수준”의 제재를 발표하면서도 군사적 충돌을 피하고 싶다는 뜻을 비쳤다.

사우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은  “지역 안보와 안정을 위해 이번 조치(미군 병력배치)를 승인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18일 사우디 국방부가 이번 공격에 사용됐다는 무인기(드론)와 미사일 파편을 공개하며 이란 개입을 주장한 이후의 조치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사우디와 UAE의 지원 요청으로 군대 파견을 결정했다며 “미군의 주둔은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말했다. 조셉 던포드 합참의장은 지원 병력의 구체적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수천 명의 미군이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던포드 합참의장은 이번의 지원 병력은 사우디에 핵무기 이외의 재래식 공중 공격을 방어할 것이며 “단 하나의 시스템이 그와 같은 위협을 방어할 수는 없지만, 이란에서 올 수 있는 드론이나 다른 공격의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이 끝날 무렵 미군이 사우디에서 철수한 이후, 사우디에 미군이 머무른 적은 없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은 2018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국제 핵 협정에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부활시키며, 올해 특히 고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부터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로하니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기자들에게 “어떤 것도 테이블 위에서 완전히 치워진 것은 아니지만, 이란과 만날 의향이 없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전례 없는 이란 제재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18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이란 중앙은행에 “최고 수준”의 제재를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22일 CNN 프로그램(State of the Union)에 출연해 이란과 미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대통령의 접근법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것은 매우 큰 것(제재)이다… 효과가 있기 때문에 긴장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는 이란으로 가는 돈을 모두 차단했다. 이란이 자포자기해서 이웃을 공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짐 매티스 전 국방장관은 ABC방송 ‘디스 위크(This Week)’ 인터뷰에서 현 이란 정권은 “혁명적 열정으로 중동에 불안정한 영향력을 미치는 군사훈련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했다.

지난 6월 이란은 미국의 감시용 드론이 자국내 영공을 침입했다며 드론을 격추시켰다. 미국은 이를 즉각 부인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대(對)이란 보복 미사일 공격을 승인했으나, 이란인 수십 명이 사망할 수 있다며 돌연 철회했었다.

이란의 반응

미국과 사우디는 최근 사우디 국영 아람코 석유시설의 공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이에 대한 조치로 미국이 사우디에 군사 파병을 결정하자 이란 혁명수비대는 전투 준비가 돼 있다고 21일 맞대응했다.

혁명수비대 최고사령관 호세인 살라미 장군은 “우리는 어떠한 시나리오도 대응할 수 있는 전투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 영토를 침범하는 어떠한 형태의 전쟁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살라미 장군은 지난 6월 이란이 격추한 미국 드론 잔해 및 이를 격추시킨 자국 방공시스템 전시 박람회장에서도 “우리는 국경을 침범하는 이들을 공격할 것이다. 이란은 군사력의 일부만 드러냈을 뿐이다”고 경고했었다.

이란 대통령 집무실 공식 홈페이지가 공개한 이 사진에서 혁명수비대가 2019년 9월 22일 일요일 이란 테헤란 외곽에서 고 아야톨라 호메이니 혁명수비대장의 사당 앞에서 이란-이라크 전쟁 발발 39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9. 9.22. | Iranian Presidency Office via AP =Yonhapnews(연합뉴스)

22일 이란 국영 타심뉴스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펼쳐진 군사 퍼레이드를 참관하는 자리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새 연합군을 향해 진정 지역의 안보를 위한다면, 위험한 무기 배치를 중단하고 떠나라고 경고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이란은 페르시아만, 특히 세계 원유 수출량의 1/5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감독하기 위해 지역 국가를 향해 “우정과 형제애의 손을 기꺼이 내밀고자 한다. 지난 과거의 실수들을 용서해줄 태세까지 돼 있다”고 이란과의 연대를 호소했다. 아울러 유엔총회에서 지역 평화 구상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은 현재 걸프만협력이사회(GCC) 6개국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카타르, UAE 및 오만 그리고 이라크와 이란이다. 이들 국가 중 카타르와 오만, 이라크, 쿠웨이트가 이란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 2015년 세계 강대국과의 핵합의 조건을 넘어 우라늄 농축을 시작했으며, 이는 미국이 핵협정에 탈퇴하는 결정적 이유가 됐다.

유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에 가있는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이나 사우디의 어떤 보복 공격도 ‘전면전’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리프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 (또한) 석유 시설 공격에 이란이 책임이 있다는 진술을 믿지 않는다”고 이란 개입을 부인하는 주장을 했다.

사우디는 2015년 3월부터 후티 반군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유엔이나 미국은 이란이 후티 반군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비난하지만 이란은 개입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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