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변호인단 “탄핵은 민주당 정치극…헌법상 결함”

이은주
2021년 2월 9일
업데이트: 2021년 2월 9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심판을 하루 앞둔 가운데 트럼프 변호인단은 “이 사건은 헌법상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8일(현지시각) 상원에 제출한 78쪽 분량의 의견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의회에 보낸 14쪽짜리 서면을 보강한 것이다. 

이들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리는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상원이 탄핵심리를 진행할 때 입법기관이 아닌 판사와 배심원 역할을 하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더는 공직에 있지 않기 때문에 상원이 이를 심리할 사법권이 없다는 설명이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6일 의회 난입 사태 당시 즉각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의사당 보안 강화를 위해 행정부의 “부산한 행동(flurry of activity)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민주당의 탄핵 추진은 정치극을 위해 미국 국민들이 느끼는 공포와 혼란의 감정들을 먹이로 삼은 “민주당 지도부의 이기적인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원의장과 동맹들은 국가를 치유하거나 적어도 의사당을 침범한 범법자들을 기소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그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당시 혼란을 냉담하게 이용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에서 “지옥처럼 싸울 것(fight like hell)”이라는 발언이 폭력을 부추겼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들은 “트럼프는 1만 개가 넘는 단어 중 ‘싸움’이라는 단어를 단지 몇 번 사용했다”면서 폭력 조장이 아닌 은유적인 의미에서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공적담론에서 중요한 문제에 대해 나설 것을 촉구하는 비유적 용어로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폭력 행위를 조장하려는 것으로 해석되지 않았고 그렇게 해석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house impeachment
미 하원 서기 셰릴 존슨, 제이미 래스킨 하원의원(공화당) 등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상원에 전달하기 위해 미 워싱턴 국회의사당 통로를 걸어가고 있다. 2021.1.25 | Tasos Katopodis/Pool/via Reuters=연합

아울러 이날 연설을 ‘내란 선동’으로만 특징짓는 건 트럼프가 지지자들을 향해 “평화적으로”, “목소리를 내도록” 촉구한 것을 포함한 연설 나머지 부분을 모두 무시하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평화롭고 애국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민주당 소속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은 트럼프가 의사당 난입 사태에 책임이 있기 때문에 향후 공직 출마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탄핵이 성사되면 재선 출마는 불가능하다.

이날 민주당 하원은 “(헌법) 제정자들의 의도와 헌법전문, 의회 관행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 저지른 헌법상 범죄에 대해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며 재판 당위성을 설명했다.

또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구속되는 신성한 취임선서를 한다”며 “대통령이 마지막날에 책임 없이 권력을 남용하는 ‘1월의 예외’ 같은 건 헌법에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어겼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은 부결될 거란 전망이 크다.

탄핵 가결을 위해선 상원 100석의 3분의 2 이상인 67명이 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화당에서 최소 17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하지만, 지난달 탄핵 심판의 위헌 여부 표결에서 공화당 50명 중 45명이 탄핵은 위헌이라는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랜드 폴 상원의원(공화당)은 지난 7일 폭스뉴스에서 트럼프에 대한 탄핵 통과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상원 탄핵심판은 9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상원은 아직까지 재판 틀에 대해 공식적으로 합의하지 않았다. 재판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아닌 민주당 패트릭 리히 상원의장 대행이 맡아 진행한다.

* 이 기사는 잭 필립스 기자가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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