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가정보국 맥과이어 국장 대행 “내부고발자, 원칙대로 행동”

Ivan Pentchoukov
2019년 10월 1일 업데이트: 2019년 10월 2일

“내부고발자 고발장에 행정특권을 지닌 대통령과 외국 정상 간 대화 담겨 있어 놀랐다.”

미국의 정보기관 수장격인 국가정보국(DNI) 최고책임자가 ‘우크라이나 의혹’ 내부 고발장을 의회에 보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정당한 절차 따른 처리”라고 항변했다.

조셉 맥과이어 국가정보국장 대행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워싱턴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내부고발자 고발장 처리과정에 대해 의원 질의에 답했다.

국가정보국은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의 모든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최고 정보기관이다. 지난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2004년 정보개혁법이 통과되면서 설립됐다. 맥과이어 국장 대행은 해군 부제독 출신으로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맥과이어 국장 대행이 고발장을 보고받은 뒤 7일 이내에 의회에 통지하도록 한 내부고발자 관련법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내부고발자 고발장은 정보기관 감찰관(ICIG)인 마이클 앳킨슨을 통해 맥과이어 국장 대행에게 보고됐다. 내부고발자 관련법에서는 국장이 고발장 내용을 7일 이내 의회에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맥과이어 국장 대행은 “해당 고발건이 의회 통지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며 “대통령의 행정특권을 고려하고 법무부의 검토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행정특권은 대통령이 기밀유지를 위해 정보 공개를 막을 수 있는 권한이다.

그는 또한 “고발장이 행정특권을 지닌 대통령과 외국 정상의 대화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백악관 법률고문과 상의해 ‘고소장에 행정특권 대상 정보가 포함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행정특권을 막을 권한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르면 법무부 법률자문실은 맥과이어 국장 대행의 요청에 따라 내부고발자 고발을 검토한 결과, 내용이 맥과이어 국장 대행의 직권 범위를 넘어서며 혐의가 관련법에서 규정한 ‘시급한 우려사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맥과이어 국장 대행은 “내부고발은 옳은 일”이라며 “감찰관과 내부고발자 모두 선의로 행동했으며 사건 처리에 원칙대로 행동했다고 믿는다”고 증언했다. 다만 “사안의 복잡성과 상황이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하원 정보위원회, 내부고발자 고발장 편집본 공개

이날 하원 정보위원회는 맥과이어 국장 대행 출석 직전, 우크라이나 의혹의 발단이 된 내부고발자의 고발장 사본을 공개했다.

A4 용지 9쪽 분량에 일부 내용이 검은색으로 편집된 고발장에는 “백악관이 은폐를 시도했다”, “미국 측 협상대표가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트럼프의 요청을 잘 따를 수 있도록 조언했다”는 의혹이 담겼다.

하루 전날인 25일에는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 내용은 그동안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다수 언론에서 보도한 것과 달랐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가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아들 헌터 바이든에 대한 수사 착수를 반복적으로 압박하면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대가성 지원을 약속했다”고 보도해왔지만, 녹취록에 압력 행사나 대가성 지원 약속은 담겨 있지 않았다.

지난 2년 가까이 러시아 스캔들에 매달렸던 정보위원장 애덤 쉬프 의원(민주당)은 “고발, 녹취록은 트럼프가 헌법을 수호하고 준수하지 못한 증거”라며 목청을 높였다.

공화당 측 위원 데빈 누네스 의원은 “내부고발자의 고발과 언론보도는 트럼프 흠집 내기를 위한 사기극”이라고 반발하며 “내부고발자가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감찰관이 판단”한 점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청문회 뉴스를 시청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 캘리포니아 의원(쉬프 위원장)이 이야기를 꾸며내고 있다”며 “쉬프는 통화 녹취록을 읽으면서 단어를 추가하고 대화를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탄핵 서두르는 민주당, 트럼프 “내년 대선 패배 예감한 정치공세”

우크라이나 의혹은 대통령 탄핵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내부고발을 근거로 탄핵소추를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

2018년 중간선거 하원 승리 이후 수개월간 탄핵을 주장해온 민주당은 백악관 녹취록과 고발장이 공개되기도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위를 이용해 상대후보를 견재했다”며 탄핵 절차에 돌입했다.

워싱턴 정치전문 매체인 더힐(The Hill)에 따르면, 민주당 하원의원 90% 이상이 탄핵 소추에 찬성했다. 공화당 하원의원 중 찬성자는 저스틴 아마쉬 의원 한 명뿐이다.

민주당은 탄핵 소추에 필요한 인원수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지만, 실제 탄핵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탄핵소추가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즉시 기각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 탄핵은 각 상임위 조사내용을 하원 사법위원회가 취합, 탄핵소추 결의안을 만들어 본회의에 상정하고 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상원으로 넘어간다. 상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대통령이 면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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