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인파’ 경로에 눈길…대만 향하다 90도로 틀어 중국 직격

2021년 7월 27일
업데이트: 2021년 7월 28일

폭우에 폭풍 겹친 중국…온라인서 ‘미국의 기상조작무기’ 주장까지 등장

 

상륙 전부터 중국 연안도시에 폭우를 쏟아부으며 위력을 과시한 제6호 태풍 ‘인파’의 경로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각) 새벽 북서태평양 괌 서북쪽 해상에서 발생한 인파는 이후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대만으로 향했으나, 23일 90도로 꺾어 이틀 뒤 중국 저장성에 상륙했다.

당초 대만은 21일 저녁 8시 30분을 기해 대만 북부와 북동부, 남동부 해상에 태풍경보를 발령하고, 수도 타이베이를 비롯해 북부 도시에 호우 경보를 발령했다.

태풍 인파는 중심기압 950hPa, 최대 풍속 40m/s로 지난 2001년 대만에 큰 인명 피해를 안긴 태풍 ‘나리’와 비슷해 대만을 크게 긴장시켰다.

당시 대만은 나리의 상륙으로 타이베이 지하철이 물에 잠기며 사망자 94명, 실종자 10명의 인명 피해와 약 330억원의 직접적인 재산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인파는 24일 대만에 상륙하지 않고 북동해상을 지나며 멀어졌고, 대만 언론에 따르면 21일 북부 일부 지역에 하루 동안 300mm의 강우량으로 일부 도로가 끊기기는 했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

태풍은 내륙에 상륙하면 그때부터 급격하게 세력이 약화된다. 대만을 비켜나간 인파는 세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저장성에 상륙해 중국 동부연안도시들을 강타했다.

대만 기상청이 발표한 태풍 인파 경로. 23일 90도로 방향을 틀어 25일 중국 저장성에 상륙했다. | 대만 기상청

중국 연안도시들은 상륙 전부터 태풍의 영향으로 하루 200mm가 넘는 비가 내렸고, 25일 태풍이 상륙한 저장성 일대와 상하이는 지역에 따라 하루 최고 50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저장성 닝보시 위야오(余姚) 지역에는 22일부터 26일까지 총 951mm의 비가 내려 강이 범람했다. 이번 폭우는 저장성 상륙 태풍 관측 사상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다.

25일 상하이, 항저우 공항은 항공편이 모두 취소됐고, 상하이 당국은 지하철 등 대중교통 단축 운행에 들어갔다.

제6호 태풍 인파(Infa)는 마카오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불꽃놀이(烟花)를 뜻한다.

지난 20일 허난성 폭우와 상류 댐의 무통보 방류로 정저우시가 수몰되다시피 하며 큰 피해를 입은 중국에서는 ‘미국이 특수무기로 중국을 공격했다’는 유언비어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일부 네티즌들은 대만을 향하다가 저장성으로 직행한 인파의 경로를 보고 ‘미국의 기상조작무기’라는 음모론까지 펴고 있다.

시사평론가 리린이(李林一)는 “중국 온라인에서 떠도는 ‘미국의 기상조작무기 공격설’은 이번 재난상황이 온갖 풍파를 다 겪은 중국인들조차 이해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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