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섬나라 ‘피지’서 벌어진 중공의 전랑외교…1명 입원

류지윤
2020년 10월 20일
업데이트: 2020년 10월 20일

태평양의 섬나라 피지에서 중국 대사관 직원들이 대만이 주최한 행사에 난입해 물의를 빚었다.

19일 뉴질랜드 매체 아시아 퍼시픽 리포트 등 외신은 지난 8일 피지에서 대만 사무대표처(외교 공관 격)가 개최한 대만 건국기념일 행사장에서 중국 외교관 2명이 대만 관계자 1명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대만 관계자와 참석자를 인용해 피지 주재 중국 대사관 외교관들이 초대받지 않고 행사장에 들어와 참석자들의 사진을 찍다가 주최 측으로부터 퇴장을 요구받자, 주최 측 관계자(대만 대표부 직원)을 폭행했다고 전했다.

또한, 공격을 받은 대만 측 관계자는 뇌진탕 등의 증세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매체에 따르면, 뒤늦게 현장에 출동한 피지 경찰은 중국 외교관들이 면책특권을 주장하자 손도 대지 못하다가 나중에야 이들을 경찰서로 데려가 수사했다.

대만은 이날 중국 대사관 직원들을 비판하고 피지 정부에도 대응을 촉구했다.

대만 외교부 어우장안(歐江安) 대변인은 “난동을 부린 중국 대사관 직원 관계자들이 나중에 경찰에 끌려갔지만, 오히려 우리 쪽에서 먼저 공격했다는 거짓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심각한 법률 위반 및 문명 규범 위반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피지 외교부에도 중국 대사관에 엄중하게 항의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추후 발생할 사태에 대비해 피지 경찰과 협력해 보안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만 언론들도 이 사건을 보도하며 중국 외교부가 피지에서 ‘전랑(戰狼·늑대전사)외교’를 벌이며 행패 부린다고 꼬집었다. 동명의 중국 영화제목에서 유래된 ‘전랑’은 거칠고 호전적인 외교를 나타내는 표현으로 쓰인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은 “대만이 먼저 중국 대사관 직원에게 말싸움을 걸었다”며 대만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내세우며 대만의 국제사회 활동을 강하게 견제하고 있다.

이날도 자오리젠 대변인은 대만이 주최한 행사장에 대만 국기가 걸린 점을 언급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피지는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국이다. 중국의 자본과 기술로 바누아레부 섬 고속도로 건설했다.

피지는 지난 2017년 5월 대만에 설치했던 피지 대표처(외교공관 격)를 전격 철수했다. “경비 문제”라는 해명이 전해졌지만 중국의 외교적 압력설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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