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 전 지휘관 “중국의 대만침공 막을 열쇠는 경제”

조슈아 필립
2022년 07월 7일 오후 2:59 업데이트: 2022년 07월 7일 오후 2:59

미국이 대만 침공과 관련해 중국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중국의 대만 침공을 저지할 핵심카드는 경제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군 퇴역장성인 제임스 롭 전 해군 제독은 “중국 경제는 미국이 부과할 제재와 세계 경제와의 단절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롭 전 제독은 에포크TV 시사프로그램 ‘크로스로드’에 출연해 “중국은 미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끊을 수 없다”며 “이는 자기 몸에 불을 붙이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은 대만과의 통일을 정치적 과업으로 내세웠지만, 궁극적 목표는 세계 지배다. 이를 위해서는 아직 경제적 성장이 더 필요하다. 미국 경제, 세계 경제와 긴밀한 관계는 중국의 성장에 필수적이다.

롭 전 제독은 “이러한 현실을 잘 이용하면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한 효과적인 대비책으로 삼을 수 있다”며 “중국은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지원함으로 인해 감당할 고통을 따져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미군을 대만 권역에 보내 훈련한다면 이는 중국에 대한 억지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이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파기하고 ‘전략적 명료성’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의 최근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지난 4일 영국 싱크탱크 ‘폴리시 익스체인지’가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전략적) 모호성은 독재정권에 더 많은 기회를 주고, 민주주의 국가들이 제때 대응하기 어렵게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롭 전 제독은 미 해군 엘리트 전투기 조종사 육성 프로그램이자 해당 프로그램 수료자를 뜻하기도 하는 ‘탑건’을 1991년 걸프전 때 투입, 실전 지휘한 경험이 있다.

그는 압도적 전력을 보여줘야 오히려 우리 측 피해가 적다며 중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지도부, 장기적 전략…효과적 대응 필요”

롭 전 제독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중국을 전 세계의 패권국가로 만들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했다는 점을 지목했다.

그는 중국 지도부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하나는 방어적 측면이다. 여기에는 국민 통제와 경제 성장이 포함된다. 특히 경제 성장은 공산당이 중국인들에게 강압적 통제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기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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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해방군이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식을 진행하고 있다. 2021.10.9 | Noel Celis/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다른 하나는 공격적 측면이다. 공산당은 남중국해, 파나마 운하, 쿠바 유전, 중남미·아프리카 등 미국과 직접적 충돌이 적은 지역부터 서서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롭 전 제독은 “조용하지만 효과적인 전술”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영향력은 미국 본토까지 뻗어 있다. 롭 전 제독은 “미국의 경제, 소셜미디어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며 “월마트와 코스트코에서는 값싼 중국산이 넘쳐나고, 미국인들은 그러한 제품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에 미국 곳곳에서 발생한 분유 부족 사태, 식자재 부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상품과 서비스를 중국에 과하게 의존하면 공급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중국은 은밀히 미국 회사를 사들이고 기술을 훔친다. 이렇게 유출된 기술은 이미 상당 규모에 이른다”며 “미국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고, 중국은 이런 점을 파고든다”는 말로 중국의 기술 절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촉구했다.

“중국, 전면전 위협으로 미국 떠보고 있다”

롭 전 제독은 “중국은 미국인들이 미중 간 전면전이 발생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고 있다”며 “이는 진짜로 전쟁하겠다는 위협이 아니라 일종의 선전 공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미국을 향한 직접적인 군사적 행동에 대해 ‘실행에 옮기지는 못할 것’이라고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다며 “뉴욕 세계무역센터 여객기 테러(9·11 테러)가 이러한 선입견을 뒤집은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의 차이점으로는 전면전 수행 준비를 들었다. 그는 “미국은 다른 나라와 전면전을 벌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정부기관 간 협력 체제가 부실하기 때문”이라며 “전면전을 수행하려면 모든 국력을 하나로 모으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산주의 중국에서는 이미 이런 체제가 가동 중이지만, 미국은 아직 통합적인 접근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전미훈련시뮬레이션협회 회장이기도 한 롭 전 제독은 “국방부 자체는 일을 잘한다”면서도 다른 정부기관과 전쟁을 대비해 합동 훈련을 하거나 함께 전쟁을 치를 준비는 돼 있지 않다고 했다.

외국의 자금과 기술로 성장한 공산주의 대국

미 의회가 2019년에 발간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무역 및 투자 분야 규제 철폐와 장려책에 힘입어 1990년대 초반부터 외국인의 직접투자가 급증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생산성 향상과 급속한 경제 성장의 원동력을 외국 자본의 유입으로 풀이했다.

롭 전 제독은 “중국은 미국의 기밀정보를 마음먹고 훔쳐 왔다”며 “미국 기업은 제품 하나 개발에 수년간 수십억 달러를 쓰지만, 중국은 이를 훔쳐다 쓰거나 대놓고 베낀다”며 국방 분야에서는 중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J)-20을 예로 들었다.

2018년 11월 6일 중국 남부 광둥성 주하이에서 열린 ‘에어쇼 차이나 2018’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젠(J)-20 스텔스 전투기가 공연을 하고 있다. | Wang Zhao/AFP/Getty Images=연합뉴스

중국 인민해방군은 구소련의 전투기를 복제해왔지만, 근래 들어 미국 전투기를 복제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많은 전문가는 J-20을 미국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의 모방품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군사전문가 스투 스워크는 J-20의 스텔스 기술이나 탑재된 재래식 전력 제원을 살펴보면, 하니웰 등 미국 방산업체에서 설계도와 기술을 훔쳐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롭 전 제독은 중국이 더는 부당한 특혜를 취할 수 없도록 해야 하며,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박탈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가 인정되면, WTO 협정 이행까지 선진국보다 더 긴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관세와 보조금 등에서도 혜택을 받는다. 다만, WTO 규정상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지위는 회원국 스스로 선택하게 돼 있다.

중국은 20년 전 WTO 가입을 계기로 폭발적 경제성장을 지속하며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지금도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는 특혜를 포기해야 한다는 국제사회 여론 속에서도 중국 상무부장(장관) 왕원타오는 지난 6월 WTO 성명에서 개발도상국 지위 유지 의사를 거듭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