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에 실종된 딸, 39년만에 가족상봉

연합뉴스
2019년 11월 12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12일

“‘마지막’ 심정으로 올해 등록한 유전자 정보가 실마리”

39년 전 헤어진 부모와 딸이 경찰 등 관련기관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상봉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달 1일 서울역파출소에서 A(47)씨가 부친 B(76)씨 등 가족과 만났다고 11일 밝혔다.

충남 천안에 살던 B씨는 집을 나가는 버릇이 있던 어린 딸 A씨를 1980년 12월 24일에 잃어버렸다.

B씨는 실종 사건 직후부터 주변 고아원 등 시설을 샅샅이 뒤졌으나 찾지 못한 채 39년 가까이 세월이 흘렀다.

그러던 중 올해 6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경찰에 등록한 유전자 정보가 딸을 찾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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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 B씨의 유전자가 13년 전 A씨가 서울시여성보호센터에서 등록했던 유전자와 친자관계가 배제되지 않는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검사 결과가 경찰에 통보된 것이다.

공공 기록에 따르면 A씨는 8세 때 집을 떠나 실종된 후 여러 보호시설을 드나들며 생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A씨는 2017년 이미 서울시여성보호센터에서 자진 퇴소한 상황이어서, 당장 행방을 찾을 길이 막막했다.

A씨가 주민센터에서 장애인 수급을 받아 서울 중구 소재 한 고시원에서 올해 6∼8월에 거주했다는 것은 확인했지만, A씨에게 휴대폰과 장애인 카드가 없어 추적이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포기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노숙 생활을 하고 있을 가능성까지 감안해 지난달 31일 서울역 다시서기센터에 A씨의 사진을 보내 ‘A씨가 발견되면 통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40년만에 극적으로 상봉한 A씨(왼쪽에서 두번째)와 가족 | 연합뉴스

그러자 바로 그날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오후 8시께 서울역을 배회하던 A씨가 발견된 것이다.

2시간 뒤 A씨는 파출소의 도움으로 화상통화를 통해 40년 만에 부친의 얼굴을 볼 수 있었고, 자정께 아산에서 급히 올라온 가족과 마침내 상봉했다.

아버지 B씨는 “경찰에 근무하는 지인이 혹시 모르니 유전자를 등록해 보라고 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유전자를 등록했다”며 “딸을 보자마자 통곡했고, 딸도 우리를 보자마자 직감했는지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이어 “딸이 잘 적응하고 있다”며 “아이가 자신을 찾아서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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